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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리인하 사이클 끝났나, 이창용 고환율 고착화 전망에 좁아진 보폭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5-11-27 14: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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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환율로 물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동결한 뒤 진행한 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사이클 끝났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고환율 고착화 전망에 좁아진 보폭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재는 “과거 외채가 많았을 때와 달리 외환시장 불안 등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147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을 향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1500원대에 근접한 수치 자체보다 다른 통화와 비교해 원화가 더 절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 총재는 올해 초부터 비상계엄 사태 여파,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널뛰는 환율에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힘겨운 줄타기를 해왔다.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경제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과 환율, 집값 상승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 역할 사이에서 매번 살얼음을 걸어왔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 폭이 더 좁아졌다고 평가한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대규모 대미투자 달러 수요,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 등을 고려하면 높은 환율 수준이 고착화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연금까지 끌어들여 고환율 대응에 나섰지만 몇 가지 단기적 방편으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의 문을 언제 다시 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고환율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상황은 금리정책 결정에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2025년과 202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1%로 상향조정했다. 고환율, 내수 회복세 등에 따라 예상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은행의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동의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1명 줄어 동결과 인하가 3대3으로 맞섰다.

이 총재는 “금리동결 의견을 낸 금통위원 3명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물가 우려가 증대된 만큼 당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봤다”며 “당분간 기준금리 추가 동결 가능성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왔는데 이번 간담회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표현을 쓰면서 매파적 태도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시선도 많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사이클 끝났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고환율 고착화 전망에 좁아진 보폭
▲ 26일 오후 3시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내린 1465.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정규거래 마감 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026년 추가 금리인하가 있더라도 한 두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금통위 뒤 보고서를 통해 “11월 금통위는 인하 시기와 폭을 고민하겠다던 이전과 달리 인하 여부를 저울질한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문구로 가이던스를 수정했다”며 “금리동결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고 분석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 결과를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동결 시나리오가 현실적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물가안정을 확인하지 않고는 추가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2025년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7월, 8월과 10월에 이어 4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동결 결정의 이유에 관해 “금융안정 측면에서 외환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지속하고 있어 물가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시장도 높은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10.15 부동산대책 뒤 주택거래가 늘어나 가계부채 증가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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