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2024년 3월15일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왼쪽 네 번째), 김장호 구미시장(오른쪽 두 번째) 등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상북도> |
[비즈니스포스트]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부인 김선정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사이에 김세민씨(1989년생), 김세현씨(1998년생) 등 두 아들을 뒀다.
이 가운데 김세민씨는 지주회사인 이수에서 사업총괄기획실장(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세민 사장은 스위스 에이글롱칼리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 퀸메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이수에 입사해, 2020년 전무, 2025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세현씨는 아직 이수그룹에 입사하지 않았다.
김세민 사장이 최근 승진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 지분 승계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김세민·김세현 형제는 그룹 최상단에 있는 이수엑사켐과 지주회사 이수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두 회사의 지분은 아직
김상범 회장이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상장 계열사인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이수앱지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보더라도 형제의 개인 지분율은 모두 0.1% 미만이다. 보유한 지분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김상범 회장이 본인의 지분을 어떻게 두 아들에게 물려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김 회장이 아직 60대 중반으로 한창 일할 나이이고 두 아들이 비교적 젊은 만큼 승계 작업은 시간을 갖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김상범은 아들에게 어떻게 지배력 물려줄까
가장 단순하고 유력한 방법은 그룹 최상단의 이수엑사켐 지분을 두 아들에게 단계적으로 증여하는 방법이다.
두 아들의 지분율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 지주회사인 이수와의 합병을 시도해 그룹 지배력을 이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경우 증여세 마련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두 아들의 승계 밑천 확보를 위해 성장성이 높은 계열사에서 주요 보직을 맡게 하고 높은 배당과 연봉을 지급할 가능성이 크다.
대상 계열사로는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이수페타시스, 제약업체인 이수앱지스, 정밀화학 및 전고체전지 소재 업체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이 꼽힌다.
특히 2023년 이수화학의 인적분할을 통해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설립한 것을 두고 김세민 사장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김 회장이 두 아들 소유의 개인회사를 설립한 후 기업가치를 올린 다음 이수엑사켐이나 이수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향후 개정 상법 등 강화될 법령에 저촉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