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화학·에너지

김동관 3형제의 한화에너지 어떻게 한화그룹 지배하게 됐나, 출발은 자본금 30억 SI회사

안수진 기자 jinsua@businesspost.co.kr 2025-11-14 07: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03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3형제의 한화에너지 어떻게 한화그룹 지배하게 됐나, 출발은 자본금 30억 SI회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4월 한화 보유지분 22.65%의 절반가량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아들 3형제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의 한화 지분은 4.91%에서 9.76%로 늘어났다. 이로써 승계가 마무리됐다는 시각도 나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의 승계가 ‘아버지의 증여 이전’에 이미 완성됐다고 본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한화 보유지분을 9.7%에서 22.16%까지 늘리면서 지주사격인 한화 위에서 한화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를 완성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들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화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한화에너지는 자본금 30억 원으로 출발한 SI회사에서 어떻게 한화그룹의 꼭대기에 올라설 수 있었을까.

김동관 지배력 확보의 동력, 배당·RSU·보수의 3중 통로

김동관 부회장은 배당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수 등 세 가지 축을 통해 한화그룹 지배력을 확보해왔다.

그는 지난해까지 한화와 한화에너지로부터 누적 304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직접 보유한 한화 지분을 통해 배당을 받는 동시에 한화에너지 지분을 통해서도 한화로부터 배당되는 금액의 절반가량을 확보한 셈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29억8천만 원, 2021년 63억8천만 원, 2022년 63억8천만 원, 2023년 69억4천만 원, 2024년 108억2천만 원 수준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22.16%까지 늘리면서 김 부회장의 배당금은 지난해 108억 원 규모로 2020년보다 3.6배 증가했고, 실질적 지배력은 4.4%에서 20.8%로 5배 가까이 확대됐다.

핵심계열사인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으로부터 211만 주 이상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도 부여받았다.

이는 한화 전체 발행주식(약 7500만 주)의 1.3% 수준으로, 11월9일 종가기준 단순 시가로 환산하면 2700억 원대에 달한다.

RSU는 부여 10년 후 절반은 보통주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그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현금으로 정산되는 구조다. 

김 부회장은 보수만으로도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화 117억6200만 원, 한화솔루션 135억1500만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0억4400만 원 등 모두 343억 원 이상을 수령했다.

2020년~2021년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재직했을 때 공시되지 않은 보수를 감안하면 실제 총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주식지급거래 약정이 총수일가의 지분 확대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RSU를 포함한 주식지급거래 약정 공시를 의무화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RSU 제도를 두고 “임직원의 성과를 보상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한화의 경우 10년 이상 재직한 일부 인원만 대상이 돼 실질적으로 총수 일가를 포함한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며 “보상기준이 영업이익이나 구체적 성과지표가 아닌 단순 재직기간이라는 점에서 RSU의 제도적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 SI회사에서 출발한 김동관 회사, 에너지 자산 흡수하며 ‘한화에너지’로

한화에너지는 2001년 한화 전산사업 부문을 떼어내 자본금 30억으로 세운 SI회사 한화S&C가 모체다. 당시 한화가 66.67%, 김승연 회장이 33.33%를 공동 출자했다.

이 회사의 매출 절반 이상은 계열사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2002년~2009년 사이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22.8%,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52%를 웃돌았다.

2005년 한화S&C의 지분은 3형제에게 다시 넘어갔다. 김승연 회장은 지분 전부(33.33%)를 차남 김동원 사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절반씩 주당 5천 원에 넘겼다. 

한화는 다시 들고 있던 지분 전부(66.67%)를 김동관 부회장에게 주당 5100원에 인수했다. 

이 시기 한화S&C는 자본잠식(영업손실 37억 원) 상태였지만, 3형제에게 지배력이 넘어난 뒤 1년 만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33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S&C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세 번에 걸쳐 유상증자하며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5%, 김동선 부사장 25%의 지분을 완성했다.

내부거래로 성장한 한화S&C는 안정적 수익원인 ‘에너지’ 계열사를 품으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해갔다. 

2006년에는 한화국토개발과 한화폴리드러머가 들고 있던 한컴을, 2008년에는 군장열병합발전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군장열병합발전은 다시 한화석유화학으로부터 물적분할한 여수열병합발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한화S&C는 2012년 군장열병합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을 합병시켰고 이 회사의 이름이 ‘한화에너지’로 변경됐다.

한화에너지는 2014년 삼성토탈을 비롯한 삼성그룹 4개 계열사 지분을 매입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OO)으로 당시 이 작업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 밑에 한화종합화학이, 그 밑에는 한화토탈이 자리하게 됐다. 

한화S&C는 2017년 다시 투자회사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사업회사 한화S&C(신설법인)로 물적분할했다. 

분할 이후 에이치솔루션은 보유하던 한화S&C 지분 100% 가운데 45%를 사모펀드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했다. 2018년 한화S&C는 한화시스템에 흡수합병됐다.

이로써 김동관 부회장 3형제는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지배력을 확보했다.

분할 전 한화S&C는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국내 매출의 절반 이상이 계열사 내부거래에서 발생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에이치솔루션은 2021년 지분 100% 자회사 한화에너지에게 거꾸로 흡수합병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그 결과 김동관 부회장 3형제는 한화에너지에서 50:25:25의 지분비율을 유지하면서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지배력을 유지하게 됐다.

이 시점부터 한화에너지는 에너지와 신재생 발전, 지분투자 등의 사업을 확대했다. 

또 한화 주식도 꾸준히 매입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7월 한화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주당 3만 원에 5.2%를 매입해 지분을 9.7%에서 14.9%로 끌어올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고려아연이 들고 있던 한화 지분 7.25%를 주당 2만7950원에 인수하며 보통주 기준 22.16%를 확보했다. 

이로써 한화에너지는 3형제가 지분을 나눠 보유한 개인회사이면서도 한화(지분 22.16%)를 통해 한화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하는 완성됐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기업의 편법승계를 막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화되고 있지만 이를 피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적은 지분으로 핵심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주주나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최신기사

비트코인 1억5192만 원대 하락, 미국 12월 금리인하 불확실성에 관망세
한화 '반도체 소재' 중심 사업 재편 마무리, 성과 내기 중책 맡은 류두형은 '김동관 ..
김동관 3형제의 한화에너지 어떻게 한화그룹 지배하게 됐나, 출발은 자본금 30억 SI회사
한화그룹 계열사 이사회 왜 오너만 위한다는 의심 받을까, 이사회 구조 손질할 대목 너무..
골프존 '주주가치' 내걸고 자사주 계속 매입했는데, 주주 소각 요구에 김영찬 일단 '침..
골프존 코로나19 뒤 성장 주춤, 최덕형·박강수·장성원 역할 분담으로 신사업과 글로벌 ..
골프존 오너 2세 김원일 경영과 거리두기, 김영찬 정말 소유와 경영 분리 체제로 가나
[채널Who] 스크린골프 붐 만든 골프존 성장 모멘텀 약해졌다, 김영찬 신사업 '시티골..
비서실장 강훈식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출국, 중동 찾아 방산·AI 협력 논의
LG화학 미국 기업과 전기차용 양극재 공급계약 체결, 3조8천억 규모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