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만 TSMC의 3나노 파운드리에 고객사 수요가 몰리면서 내년 공급 부족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부 고객사가 물량 확보를 앞당기려 100%에 이르는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가 급증하며 내년부터 대만 TSMC 첨단 파운드리 품절 사태가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TSMC가 자연히 반도체 공급 단가 논의에 강력한 협상력을 갖추면서 가격을 대폭 높여 수익성을 예상보다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대만 공상시보가 인용해 보도한 증권사 JP모간 보고서를 보면 TSMC는 내년 3나노 파운드리 공급 부족을 예상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구형 공정을 활용하던 반도체 생산라인을 3나노 첨단 미세공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JP모간은 내년 말 TSMC 3나노 생산능력이 반도체 원판(웨이퍼) 기준 월 14만~14만5천 장 정도로 16만 장에 이르는 수요에 대응하기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3나노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약 2년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과 미디어텍, 아마존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두 TSMC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로 진입하며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JP모간은 “TSMC의 수요 대응 노력에도 3나노 품절 사태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고객사들이 상당한 웃돈을 얹어 제시하며 물량 확보 경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단가 인상에 절대적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내년 상반기 순이익률은 60% 초반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JP모간은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으로 TSMC의 생산능력이 포화상태를 넘어선 만큼 가상화폐 채굴 업체와 같은 중소 고객사들은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공상시보는 “TSMC는 고객사들에 끊임없이 생산 확대 요청을 받고 있다”며 “다만 단기간에 이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일부 고객사는 반도체 물량을 빠르게 받기 위해 기본 파운드리 단가에 최대 100%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두 배의 가격을 낸다는 의미다.
JP모간은 TSMC가 내년 파운드리 단가를 6~10% 인상할 계획을 세운 상황에서 이러한 프리미엄 효과까지 더해져 시장 기대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