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5-11-05 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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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X하우시스가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건자재(건축자재) 부문에서 지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은 매출 비중은 낮지만 수익성 방어에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소재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
5일 증권업계와 LX하우시스 안팎에 따르면 주력 건축자재 부문 영업이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진서 사장은 건축자재 부문에서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해외 등에서 돌파구를 찾아왔다. 하지만 비중이 가장 큰 B2B(기업간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외형이 꾸준히 축소하고 있어 이익 규모 자체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LX하우시스는 3분기 건축자재 부문에서 매출 5408억 원, 영업이익 5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900억 원(15.1%)가량 줄고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LX하우시스 건축자재 부문 매출은 지난해 2분기 6775억 원을 고점으로 완연한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부문에서 지난해를 포함해 평균적으로 분기마다 6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분기별 매출이 55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국내 주택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착공·분양 물량이 줄어들었던 탓에 B2B 부문의 외형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X하우시스 건축자재 부문 매출 가운데 60%가량이 B2B 사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은 입주 마감재 성격이 강한 건축자재 부문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초 기준금리 하향에 따라 주택시장 회복세에 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펴면서 재건축·재개발 지연이 예상되는 등 민간 주택시장 공급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건축자재 수익성 측면에서 소폭 개선된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LX하우시스 건축자재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을 봤고 직전 2분기에는 8억 원에 머물렀다.
LX하우시스에 따르면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와 함께 비용 효율화 노력에 따른 효과가 최근 저조했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다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단 1.0%에 그친다. 최근 2~3년 사이를 보면 2023년 2·3분기에 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진한 수준으로 읽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 건축자재 부문 매출은 올해 2조1500억 원에서 내년 2조500억 원으로 소폭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1%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가 시장 안정화에 중점을 두지만 전반적 주택 공급정책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점에서 건축자재 업계에 긍정적 변화를 예상하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앞으로의 착공 증가에 따른 효과는 시멘트, 레미콘 업종에서 먼저 기대되고 건축자재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LX하우시스의 실적 개선을 바라보기는 어려울 상황으로 해석된다.
노 사장은 최근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태고 있는 자동차소재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LX하우시스는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에서 외형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다.
LX하우시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은 3분기 매출 2718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올렸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46.1% 증가한 것이다.
추이를 보면 분기마다 꾸준히 2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면서 영업이익률을 1년 전 4.5%에서 올해 3분기 6.2%로 1.7%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2분기(6.2%) 이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LX하우시스 매출은 건축자재 부문이 70% 가까이,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이 30%가량을 채우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75% 이상을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이 책임지고 있다.
LX하우시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은 올해 들어 하향 안정화한 원재료 가격 효과와 함께 북미 자동차 원단 수출이 늘어난 데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 LX하우시스 자동차 시트용 원단 이미지. < LX하우시스 홈페이지 갈무리 >
특히 북미로 수출하는 자동차 원단의 수익성이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한미 양국이 국내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합의하면서 이에 따른 수혜도 전망되고 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마진(수익성)이 좋은 북미 원단 수출 증가 등에 영향으로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이 LX하우시스의 전체 수익성을 이끄는 모습”이라며 “미국 관세 협상에 따라 북미 자동차 소재 수출물량이 점진적으로 우상향해 매출 성장, 영업이익 개선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LX하우시스는 최근 노 사장 체제의 첫 인사에서 주요 사업부 가운데 자동차소재사업부에 힘을 싣는 변화를 주기도 했다.
LX하우시스의 임원인사 배경과 겹쳐보면 노 사장이 자동차소재사업부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발표된 임원인사에 따르면 올해 LX하우시스는 대표이사급을 제외하고는 지난해와 비슷한 5명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주요 사업부에서는 유일하게 자동차소재사업부장인 최현진 이사가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LX하우시스는 산업용필름, 바닥재, 벽지사업 부문에서 상무 또는 이사 승진자를 뒀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임원인사를 놓고 ‘철저한 성과주의와 책임경영 강화’ 기조 아래 사업전략 수립 및 조직변화를 주도할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소재사업부를 향한 평가와 기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위기 대응 경영과 함께 원가 개선 등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더욱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