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10-24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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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웰푸드가 최근 국내에서 펼치고 있는 이색 마케팅이 화제를 모으면서 일부 제품에서는 실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1월11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는 국내외에서 여느 때보다 다양하고 규모가 큰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롯데웰푸드 수익성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3분기 영업이익은 국내외 가격인상 효과에 힘입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가 올해 크게 후퇴한 수익성을 지난해 수준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최근 집중적으로 펼친 마케팅 효과가 연말 가시적 실적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가 연말까지 마케팅 효과를 본격화하며 올해 회사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롯데웰푸드가 새롭게 펼치는 제품 마케팅 행사가 잇따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올해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대규모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1월11일까지 서울 지하철 2호선 291편성 열차 두 칸을 빼빼로 글로벌 앰배서더 ‘스트레이 키즈’ 이미지로 꾸미고 열차 내부 QR코드를 통해 이벤트에 응모하면 별도 현장 행사에 참여해 경품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과 성수역, 강남역 등 55개 지하철역에서 빼빼로데이 옥외광고 캠페인을 연다.
앞서 칸쵸 출시 40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이름 찾기’ 행사는 이미 상당한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롯데웰푸드는 9월 칸쵸에 최근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신생아 이름 500개를 새긴 제품을 내놓고 본인 또는 가족, 연인 등의 이름을 찾아 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관련 영상 등이 빠르게 확산하고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칸쵸는 행사 시작 2주 만에 기존 판매량의 3배 수준인 100만 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칸쵸 공장 주 생산일을 기존 2일에서 6일로 확대해 가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돼지’라는 공통점에 착안,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주관 ‘한돈페스타’ 현장에 ‘돼지바 상회’ 팝업 스토어를 열고 참여형 이베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식품업계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한 보수적 시장으로 여겨진다. 롯데웰푸드의 새로운 마케팅 행보를 놓고 업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관심과 기대도 그 배경에 깔려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롯데웰푸드는 수년 전까지만해도 성장성 낮은 제과 계열사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룹이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과 신사업 차질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안정적 수익성을 나타내는 계열사로서 롯데웰푸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웰푸드가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룹 위기 속 입지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통합 전략회의’를 열고 “매출 1조 원을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고, 그룹 경영진은 2035년을 목표로 하는 첫 메가 브랜드 주력 제품으로 ‘빼빼로’를 낙점했다.
다만 올해 들어 롯데웰푸드 실적은 크게 후퇴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0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9.6%나 줄었다. 카카오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최대 초콜릿 사업자로 카카오빈을 수입해 초콜릿을 만드는 국내 유일한 공장을 경남 양산에서 운영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롯데웰푸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한 735억 수준까지 회복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 3분기 영업이익은 국내외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대비 국내 5.3%, 해외 2% 감소한 수준으로 회복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국내 빼빼로 등 26종 가격을 평균 9.5% 올렸고, 올해 7월까지 인도, 러시아, 카자흐스탄 판매 제품 가격도 잇따라 인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부터는 롯데웰푸드 카카오 투입 단가가 매분기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롯데웰푸드 '스트레이키즈가 숨긴 빼빼로를 찾아줘!' 이벤트를 위해 랩핑된 서울 지하철 2호선 열차. <롯데웰푸드>
이창엽 대표가 올해 회사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4분기 제품 가격 인상 효과와 더불어 빼빼로데이와 제품 관련 집중적 마케팅 효과가 가시적 실적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과자로 꼽히는 빼빼로의 국내 판매량을 보면 빼빼로데이가 포함된 9~11월이 연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 롯데웰푸드는 국내외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여느 때보다 더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10월부터 스트레이 키즈와 함께한 빼빼로데이 글로벌 광고 송출을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최근 2년 동안 중단했던 국내 빼빼로데이 광고도 다시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들에게도 빼빼로데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을 정했다.
빼빼로데이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는 대상 국가도 2022년 6개국에서 올해 20개국으로 확대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도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대형 옥외 광고를 진행한다.
지난해 빼빼로 수출액은 약 700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처음 시작한 2020년과 비교해 2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를 포함한 빼빼로 글로벌 매출은 약 2천억 원이었다.
이 대표는 한국P&G, 허쉬 한국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 더에이본컴퍼니 최고경영자 등을 지낸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2022년 12월 말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웰푸드의 사령탑에 올랐고, 지난해 11월 말 인사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