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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업 재정비도 바쁜 최태원 나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극, 아버지 최종현 보인다

안수진 기자 jinsua@businesspost.co.kr 2025-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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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업 재정비도 바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173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나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극, 아버지 최종현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그룹 사업구조를 재정비하며 위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재계의 맏형으로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한국경제의 나침반’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관세정책과 중국의 공급과잉,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 등의 외부적 요인에 따라 자동차와 배터리와 반도체 등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 회장이 새로운 성장 해법을 찾고 있다.

◆ 글로벌 복합 위기,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 점점 커진다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의 성장기에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정 단계를 수직 계열화하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미국과 유럽 등 시장 확대를 위해 꾸준히 생산설비 투자도 이어왔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국 중국 갈등, 전기차 수요 감소(캐즘) 등 복합 위기가 겹치면서 주력 사업의 성장세가 꺾였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AI용 고대역반도체(HBM) 수요가 증가하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부문이 선전하고 있지만 SK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캐즘과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상대적 수요 급감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불안정성은 더욱 커졌다.
   
배터리 계열사 SK온은 현대차 미국 수출이 증가하며 올해 2분기 매출 2조1077억 원으로 1분기보다 31% 늘었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포드와 합작한 미국 켄터키 공장의 초기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하반기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3066억 원, 영업손실 417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810.9% 감소했다.

최태원의 ‘리밸런싱’, 주력사업 회생 위한 구조조정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최태원 회장은 사업 전반의 체질개선에 나섰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해부터 주력사업을 살리고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이른바 ‘리밸런싱’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차원에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SKE&S를, SK온은 올해 SK엔무브를 합병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반도체 계열사 SK머티리얼즈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SK머티리얼즈 밑에 있던 반도체 소재업체 4곳을 자회사로 올렸다. 

이와 함께 친환경 관련 사업 자회사 3곳을 매각한 데 이어 해상풍력발전업체 SK오션플랜트의 지분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SK는 올해 6월 말 기준 연결대상 회사 수가 634개로 상장사 1개를 포함 29개가 늘었고 비상장사 44개가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649개보다 15개가 감소했다.

주요 종속회사 수는 193개로 지난해 말보다 7개 감소했다. 구분 기준은 자산총액이 지배회사의 10% 이상이거나 750억 원 이상인 회사다. 

최태원 ‘경제형벌’과 ‘메가샌드박스’, 재계 맏형으로서 한국 경제 돌파구 제시

최 회장은 단순히 그룹 경영자을 넘어 재계 맏형으로서 한국 경제의 길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 경제 전반을 걱정하며 화두를 던지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인플레이션, 인공지능, 정치적 불확실성 등 4가지 폭풍 속에 휘말렸다”며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 시민들이 리스크 불확실성에 따른 용량초과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대안으로는 ‘형벌의 경제화’를 제시했다. 기업의 경영판단을 형벌처벌 대상이 아닌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해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투명성, 사회적 책임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실험환경을 조성해 신사업을 육성하자는 ‘메가 샌드박스’ 도입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국가 미래 육성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와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분야의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목소리를 내왔다.

올해 5월 최종현학술원 주최의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는 “단순히 상품 수출만으로 계속 먹고 살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서로 시너지를 얻는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지금 같은 트렌드 파도를 잘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8월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한미협력 관계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최 회장은 2020년부터 미국 반도체와 에너지, 바이오 등에 뚝심 있는 투자를 해왔다. 2022년에는 투자금에 28조8천억 원가량을 더해 투자금액 규모가 37조9천억 원 수준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5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 생산기지를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올해 9월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가로 만든다면 대한민국을 성장으로 이끄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모든 기업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게 아닌 만큼 투자처를 고르는 선구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10월28일부터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CEO 서밋’을 앞두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서밋이 “한국 경제 저력을 보여줄 대형 쇼케이스”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기업들을 연결하는 협력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나라 걱정하는 기업인’ 최태원에게서 아버지 최종현 모습 보인다

최 회장의 행보에는 선경그룹(현 SK그룹)를 이끌었던 아버지 최종현 명예회장의 철학이 묻어 있다. 

재계의 맏형으로서 SK그룹뿐 아니라 국내 기업 생태계 전반의 행보를 이끌고 있는 최 회장과 위기 때마다 '시장과 국가의 미래'를 함께 고민한 아버지의 그림자가 겹쳐진다.

최종현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6년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서 경제현안을 두고 재계에 화두를 던져왔다.

최 명예회장은 기업 활동은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며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 경제활동 주체들이 불필요한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융시장 개방과 기업인의 정치자금 지원 합법화, 임금 안정화 등에 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업종 전문화 정책 및 각종 산업 규제·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국가 개입에 비판의 시각을 던졌다. 

최 명예회장은 한 매체(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민시대(당시 1993년)에 걸맞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함으로써 경제침체와 부정부패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도 기업도 자유경제 시장원리에 맞는 경제철학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0·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 경제는 성년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자립능력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에서도 선진적 행보를 보였다. 최 명예회장은 1962년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선경그룹에 합류한 뒤 석유·섬유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무분별한 벌목으로 우리나라 임야가 망가지고 있다는 걱정에서 기업형 조림 사업을 시작했다. 사재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한 뒤 조림 사업 수익금을 장학사업에 기부했다.

기업이 커지면서 경영철학과 목표, 방법론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경영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명예회장은 최 명예회장 추모글에서 “최 명예회장은 1994년 선경이 제2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면 재계 화합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했다”며 “그 뒤 의연하게 화제를 돌려 중장기적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고 국가 장래를 걱정했다”고 회고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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