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CC건설이 광역시를 중심으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규모를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공공사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뒀던 KCC건설은 도시정비사업을 앞세운 민간공사 수주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KCC건설이 연말 2건의 광역시 재개발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
2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은 대전과 부산에서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CC건설은 최근 부산 문현6구역 재개발사업에 유일하게 관심을 나타내며 수주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문현6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남구 문현동 238-233번지 일대 지하 3층~지상 30층, 1582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문현6구역 재개발사업은 6월 중순 마감한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됐지만 2차 입찰에서는 현장설명회에 중견건설사 5곳이 참여한 뒤 KCC건설이 20일 마감일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문현6구역 재개발조합은 입찰 제안을 한 KCC건설을 놓고 올해 안에 대의원회의, 시공사 선정 총회 등을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KCC건설은 대전에서는 1천 세대 규모의 산성동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산성동1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전 중구 산성동 109-1번지 일대 지하 3층~지상 33층, 968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산성동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8월까지 진행됐던 두 번의 입찰의 현장설명회에 KCC건설이 홀로 참석하며 시공권 확보에 가까워졌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11월 초에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KCC건설은 지방광역시 중심의 우량 물량으로 사업성과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에 높은 평가를 받는 도시정비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 4월 2955억 원 규모의 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괴정8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했다.
이어 8월에는 경기 성남시에서 하대원동 111-7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893억 원)으로 1천억 원 미만이지만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10·15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도시정비사업이 예전처럼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지방광역시에 시선을 둔 KCC건설의 전략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수도권 규제지역에 조합원 주택 공급 수 및 지위양도 제한, 실거주 의무 2년 등 도시정비사업 추진에 동력을 저해할 만한 문턱이 생겨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수요 증가에 따른 사업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대형건설사들이 지방광역시에 관심을 키워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점은 위협 요인이지만 일반적으로 중견사들이 바라보는 3천억~4천억 원 이하의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은 대형사의 주력 수주대상이 아닌 점이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KCC건설이 도시정비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은 민간 부문의 수주를 다시 확대하고 수익성 개선세에 속도를 붙이려는 이유로 읽힌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전무했던 KCC건설은 올해 1조 원이 넘는 신규수주를 바라보고 있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이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문현6구역 재개발사업의 공사비는 5천억 원 안팎, 산성동1구역 재개발사업의 공사비는 3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괴정8구역 재개발사업과 하대원동 111-7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2건에서 모두 3848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기록한 KCC건설은 부산과 대전에서 시공권을 추가하면 모두 1조2천억 원에 가까운 성과를 올리게 된다.
▲ KCC건설이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2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은 '양정 포레힐즈 스위첸'. < KCC건설 > |
KCC건설은 최근 수년 동안 건설업계 침체와 맞물려 안정성이 높은 공공공사 일감을 대폭 늘려왔다. 반면 민간 부문 수주잔고가 꾸준히 감소해 왔는데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서지 않았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KCC건설 공공공사 수주잔고는 2021년 말 825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조2707억 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민간공사 수주잔고는 2조9040억 원에서 1조9652억 원으로 1조 원가량 축소됐다.
다만 최근 건설업계 점차 온기가 도는 상황에서 KCC건설은 영업이익 개선 구간에 접어든 만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나은 민간공사에서 다시 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KCC건설은 2022년 별도기준 영업손실 11억 원을 바닥으로 영업이익을 2023년 181억 원에서 지난해 646억 원으로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3% 뛴 영업이익 460억 원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CC건설의 사업 부문별 누적공사원가를 보면 건축(주택)은 87.3%, 토목은 94.6%로 나타났다. 토목 부문 사업이 대부분 공공공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민간 부문에서 우수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KCC건설 관계자는 “여전히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어 건설사로서 양질의 일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토목·건축사업 일감에 더해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