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밸류업'에 진심인 인물로 꼽힌다. <그래픽 씨저널> |
[비즈니스포스트] J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기업의 ‘밸류업’, ‘주주환원’ 등의 키워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회사로 꼽힌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 45% 달성을 주요 목표로 하는 밸류업 계획을 내놨다.
LS증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2025년 예상 주주환원율은 46.5%다. 2026년 목표치인 45%를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 다른 지방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의 2025년 예상 주주환원율은 39%, iM금융지주는 34% 정도다.
하지만 이런 ‘수치’들을 제외하고
김기홍 회장의 JB금융지주 밸류업 계획과 관련해 주목받는 또 다른 항목이 있다. 바로 JB금융지주의 이사회 거버넌스다.
◆ 거버넌스 선진성이 밸류업의 주요 조건, JB금융 이사회의 모습은
기업가치 제고 논의의 중심은 이사회다. 최근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제도의 변화가 시장의 기대치를 끌어올리면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기업 밸류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주환원율 등이 ‘숫자’로 드러나는 밸류업이라면,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그 숫자의 신뢰를 뒷받침하는 장치인 셈이다.
JB금융지주는 이 지점에서 상당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진적 이사회에 요구되는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 등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독립성 보장되는 JB금융지주 이사회, 위원회 구성도 합격점
JB금융 이사회는 총 11명으로, 이 가운데 사외이사가 9명, 비상임이사가 1명이다. 이사회에 미치는 경영진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독립적 견제와 자문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 의장 역시 성제환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의장과 CEO를 분리해 권한의 집중을 피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였다.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도 독립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외이사 또는 비상임이사만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대부분의 위원회가 구성돼있다.
이사회 내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 회장이 소속되어있는 이사회 내 위원회는 ESG위원회와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뿐이다.
◆ ‘규모’와 ‘다양성’에서 지역금융 최상위, 외부에서 국내금융회사 이사회 평가 1위도
11명이라는 이사회 규모 역시 지역 기반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BNK금융지주의 이사회는 8명(사외이사 7명), iM금융지주 이사회는 9명(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있다.
물론 이사회의 인원 수가 많다는 것이 선진적 거버넌스로 바로 연결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JB금융지주는 이 인원 수를 바탕으로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담보하고 있다.
먼저 사외이사 9명 가운데 2명을 여성으로 선임하면서 성별다양성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사외이사들의 전문 영역 역시 경제, IT, 금융, 법률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재 JB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성제환 사외이사다.
성 이사는 코넬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경력을 통해 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게임산업개발원 초대 원장, 한국IT직업전문학교 석좌교수 등을 지내며 IT 전문가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
JB금융지주 이사회의 선진성은 외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이사회 탐사 플랫폼 ‘더보드’의 ‘2025 이사회 평가’에서 JB금융지주는 220점 만점에 187점을 받아 평가 대상 53개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100점 환산 기준으로 80점을 넘긴 곳도 JB금융지주가 유일했다.
◆ 마지막 남은 하나의 퍼즐, ESG전문가 부족은 과제
다만 여전히 JB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바로 ESG전문가, 특히 환경과 사회, 소비자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환경·사회·소비자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금융권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실제로 시중 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이사회에는 대부분 ESG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합류해 있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인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인 김조설 동북아시아학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J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가운데 김용환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경영·금융·경제·소비자 분야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경영학 박사, 한국수출입은행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김 사외이사의 경력을 살펴보면 소비자 보호 측면의 이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긴 하지만 금감원의 역할은 소비자 보호 이외에도 다양한만큼 소비자 측면에 집중해 이력을 쌓아온 전문 인력의 시각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
김 회장이 줄곧 ESG경영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왔다는 것을 살피면 ESG전문가의 부족은 조금 더 크게 다가온다.
김 회장은 2024년 연차보고서에서 “JB금융그룹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며 이 여정의 중심에는 ESG경영이 자리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를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금융의 존재 이유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23년 연차보고서에서도 “최근 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과업은 중요한 전략과제가 됐다”라며 “JB금융그룹은 ‘더 나은 미래로, 함께 가는 JB금융’이라는 ESG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그룹의 전 구성원들이 혼연일체로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