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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인터넷 매수세가 보여준 서학개미 투기 성향, 월가서 또다른 '오징어게임' 빈축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5-07-17 16: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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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학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의 단타 투기 성향이 강해지면서 의외의 종목이 순매수 상위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단기 및 투기성 위주의 성향을 보이는데, 이제 미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써클인터넷 매수세가 보여준 서학개미 투기 성향, 월가서 또다른 '오징어게임' 빈축
▲ 서학개미들의 단타 열기가 강해지면서 써클인터넷이 느닷없이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라섰다. <연합뉴스>

1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국내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에 써클인터넷(티커명 CRCL)이 등극했다.

물론 써클인터넷이 6월5일에 상장했으므로 단순한 신규 상장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렸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올해 미국증시에서는 현재까지 186개 종목이 신규상장했으며 상장 당월에 국내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은 써클인터넷 외에는 없었다.

써클인터넷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열기는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써클인터넷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라는 사실이 유력해 보인다.

이미 국내증시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테마와 연관되는 종목들은 단기 투기성 자금이 빠르게 들어왔는데 서학개미들이 미국증시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만 월가 증권사들의 의견을 보면 대체적으로 써클인터넷을 장래가 유망하지 않은 단순한 밈주식으로 보고 있다.

써클인터넷의 수익구조는 간단하다. 써클인터넷은 USDC라는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변동성이 크지 않은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자금 중 일부만을 환매대응용으로 할당해 놓은 뒤 나머지 자금은 모두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

실제로 2024년 써클인터넷의 매출 16억8천만 달러 가운데 16억6천만 달러가 미국 국채 이자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사실상 써클인터넷의 수익원은 채권이자 뿐인 것이다.

미즈호그룹은 이달 8일 보고서에서 써클인터넷 목표주가를 85달러,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써클인터넷 주가는 23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단타 투기적 성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6월 한 달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3개를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기도 했다. 

각각 테슬라 2배 레버리지(2위), 반도체주 3배 인버스 레버리지(4위),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7위)이다. 국내에서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3배 이상 고배율 레버리지, 비트코인 관련 상품 등은 거래가 금지돼 있다.

즉 서학개미들은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고위험 파생상품들을 미국증시에서 대거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월 보고서에서 “2024년 6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보유 종목별 투자 잔액 중 국내 비허용 고위험 종목 투자비중은 12% 수준으로 해당 비중이 1% 미만 수준이던 2020년과 비교할 때 매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접근방식을 보다 안정적 구조로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써클인터넷 매수세가 보여준 서학개미 투기 성향, 월가서 또다른 '오징어게임' 빈축
▲ 오징어게임2의 한 장면. 참가자들은 일거에 큰 돈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 목숨마저 내놓는다. <넷플릭스>

그런데 이젠 월가에서마저 서학개미들의 투기적 성향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웬 레이몬트 아카디안자산운용 선임부사장이 올해 3월 낸 보고서를 보면 최근 미국증시 전반적으로 밈코인과 고위험 파생상품들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오웬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한국인투자자들이 미국증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현지투자자들마저 서학개미들의 투자 패턴에 물들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행동을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인 ‘오징어게임’에 빗댔다.

오징어게임에서는 죽음의 위협마저 무릅쓰고 일확천금에 매몰된 인간군상이 등장하는데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오웬 부사장은 “현재 한국인투자자들이 미국증시에 유입되면서 양자컴퓨터, 파생상품 등 밈주식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며 “오징어게임에서 (일확천금에 매몰된) 참가자들의 말로는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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