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상법개정 등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밸류업 리딩금융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은 주주환원으로 업계를 선도하겠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 확대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차별화한 밸류업 행보로 국내 은행주 가운데 처음으로 주가 10만 원 시대를 여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상법개정 등 정책 수혜 기대감 속에서 4대 금융지주 최초로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15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앞서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일부개정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번 의결로 이사의 충실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도록 한 조항은 법률 공포 뒤 즉시 시행된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는 주주 이익을 한층 강하게 보호하는 데 취지가 있는 만큼 법률 시행으로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친화적 후속 개정안들이 추진되면서 시장에서도 밸류업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긍정적 요소다.
주주환원 확대의 효과가 주가에 즉각 반영되면서 밸류업 이행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밸류업의 흔들림 없는 이행은 양 회장이 2025년 최우선 경영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KB금융은 이미 2025년 총주주환원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주주환원율은 기업의 순이익 대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실제 환원한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쉽게 말해 벌어들인 것에서 얼마만큼을 주주에게 돌려줬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이 20%였고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된 2024년 주주환원율도 39.8%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4대 금융지주는 아직 주주환원율이 50%를 넘는 곳이 없다. 증권가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등은 올해 예상 주주환원율이 44~46% 수준이고 우리금융은 더 낮다.
물론 국내 금융업계 전체로 보면 메리츠금융지주가 50% 웃도는 주주환원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KB금융과 배당총액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규모에서는 차이가 크다.
이에 KB금융이 올해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면 밸류업과 관련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면서 리딩금융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 13.5% 초과 자본 전액을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자사주 매입 규모를 7천억~8천억 원으로 보면 2025년 총주주환원율은 54%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주주환원율 54%는 국내 은행주 사상 최대 수준인 데다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50%를 넘어선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KB금융은 국내 대표 은행주로 은행업권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11일과 12일 경남 사천 KB손해보험 인재니움 연수원에서 진행된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경영진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 KB금융 >
KB금융의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이 50% 후반대에 이를 수 있다는 공격적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KB금융은 하반기 7천억 원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올해 예상 총주주환원율은 51.5%로 곧바로 50%를 돌파하게 된다”며 “1조원의 매입·소각을 가정하면 총주주환원율이 57% 수준에 육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싱가포르, 일본 등 글로벌 은행들의 주주환원율을 빠르게 따라잡는 모습은 다시 시장의 밸류업 열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 회장이 올해도 주주환원 확대로 기업가치 제고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KB금융 주가는 지난해 적극적 밸류업 행보에 힘입어 국내 금융주 최초로 10만 원대를 넘어선 뒤 올해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KB금융 주가는 11만9600만 원에 장을 마쳤다. 상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인 8일에는 종가 기준 주가가 12만2천 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4.27% 뛰었다. 2024년에는 1년 동안 주가가 53.23% 올랐는데 올해는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KB금융은 이날 기준 시가총액도 45조 원을 넘어서면서 코스피 시총 순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밸류업 ‘대장주’로 금융주 전성시대를 이끄는 리딩금융의 면모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회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KB금융은 재무적 실적뿐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리딩금융그룹으로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밸류업 1등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10월에는 실적발표에 앞서 밸류업 공시를 직접 발표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을 실행하겠다고 자신있게 선언했다.
양 회장은 “KB금융은 수익성과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을 바탕으로 한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 유지하겠다”며 “본질적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환원을 연계해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목표 자본 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의 환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KB금융은 예정된 밸류업 프레임워크의 흔들림 없는 이행을 통해 KB금융의 주주 환원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과 정책을 시장에 실질적으로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