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 리튬 채굴 업체 SQM의 트럭이 2023년 5월3일 칠레 안토파가스타주 아타카마 소금 사막에 위치한 리튬 노천 광산에서 염수를 운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대형 정유사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 제조업에 필수 소재인 리튬 채굴을 선점하려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석유를 시추할 때 필요한 기술을 리튬 생산에 활용할 수 있어 정유사 진출이 활발하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17일(현지시각)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정유사 쉐브론의 미국 자회사 쉐브론USA는 이날 텍사스와 아칸소에 걸쳐 있는 리튬 매장지 12만5천 에이커(약 505㎢)의 부지를 임차했다.
쉐브론은 리튬 채굴과 생산을 노리고 이 부지를 확보했다.
제프 구스타브슨 쉐브론 사장은 “미국 내 주요 광물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발표했다.
마이닝닷컴은 쉐브론이 엑손모빌과 옥시덴탈페트롤리엄에 이어 리튬 선점 경쟁에 합류한 정유사라고 짚었다.
앞서 엑손모빌은 2023년 초 미국 아칸소주 남부에 있는 12만 에이커(약 485.6㎢) 규모의 리튬 매장지를 탐사업체인 갈바닉에너지로부터 매입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6월26일 한국 배터리 기업인 SK온에게 리튬을 공급하겠다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옥시덴탈페트롤리엄과 노르웨이 정유사 에퀴노르도 각각 미국에 리튬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정유사가 리튬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지하 탐사, 시추, 화학 처리 등 기존 석유 생산과 유사한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수(소금 호수)에서 직접 리튬을 추출하는 DLE(직접 리튬 추출) 기술이 전통적인 증발 방식을 대체해 정유 업계가 유리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DLE 방식은 특히 석유 생산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석유를 캐던 유정에서 리튬을 채굴하려는 시도도 소개했다. 일부 유정에서는 리튬 농도가 높은 염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엑손모빌의 캐나다 자회사 임페리얼오일은 현지 폐 유정에서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 E3리튬에 미화 47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일부 확보했다.
마이닝닷컴은 이른바 ‘석유 공룡’ 기업이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 미국 내 리튬 공급망 구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