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디올뉴 넥쏘’의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전기차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정부도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제도를 계속해 내놓고 있다.
4일 완성차 제조사들이 현재 어떤 무공해차를 주력 모델로 하고 있는지, 환경부가 시행 중인 지원책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EV트렌드코리아 2025’ 행사를 찾았다.
전기차 전문 전시회 EV트렌드코리아 2025는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자동차환경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완성차부터 배터리, 충전 인프라, 부품 및 서비스까지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서 95개 기업이 참여했다.
451개 부스 가운데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전시장이었다.
현대차는 7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풀체인지)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와 첫 전기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을 전시했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그룹 연구원뿐만 아니라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관련 기업 직원들도 현대차 전시장을 대거 찾았다는 점이다.
배터리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국내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현대차그룹에서 내놓는 전기차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디 올 뉴 넥쏘를 자세히 보고 싶어 들렀다”고 말했다.
디 올 뉴 넥쏘는 이 달 소비자 인도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확한 날짜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6월 안에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첫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5’와 첫 전기 세단인 ‘EV4’를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 기아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의 후면(왼쪽)과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는 지난 4월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개발한 사무실용 콘셉트카다. LG전자의 스타일러, 스마트미러, 커피머신 등 인공지능(AI) 가전이 탑재돼 프리랜서와 원격 근무자를 위한 이동식 업무 공간을 제공한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차량은 패션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업무 공간을 콘셉트로 꾸며졌다”며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내부 공간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PV5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는 내부에서 업무를 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를 둘러보는 방문객들 입에서는 “예쁘다”, “신기하다”는 등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기아는 6월10일부터 PV5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8월 양산에 들어간다.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는 내년 하반기쯤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가 이번 행사에 전시한 전기차 EV4는 환경부 장관상인 ‘대한민국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됐다.
환경부 측은 EV4가 주행거리 500㎞ 이상을 확보했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넓은 실내공간,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 합리적 가격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환경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승용 전기차는 모두 6만1368대가 보급됐다. 지난해 승용 전기차 보급 대수가 12만2675대인 것과 비교하면 올해 보급 추세가 더 빨라진 것이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2011년 전기차 500대 정도를 목표로 예산 64억 원을 준비해 시작한 것이 전기차 보급 사업인데, 올해 4월말 기준으로 총 72만9천 대 정도가 보급됐다”며 “2030년까지 42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는 달성이 어려워졌지만, 앞으로도 전기차 전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길고, 빠른 충전 속도를 확보한 전기차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방향으로 기술혁신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무공해차 전환 융자, 무공해차 충전인프라 펀드, 무공해차 안심 보험 등 무공해차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금융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류필무 과장은 “수소차 시장은 넥쏘 단일 차종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번에 완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탄소 중립과 초미세먼지 개선 등을 위해 전기차 보급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윤인선·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