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2025-04-16 1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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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T가 1분기 주주 배당을 통 크게 높였다.
통신 전후방 산업의 생명줄 구실을 하는 설비투자(CAPEX)를 대폭 줄이고 요금인하 요구에는 손사래를 쳐 영업이익을 늘린 뒤 '배당잔치'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영섭 KT 사장의 임기가 올해로 끝나 하반기에 후임 사장 선임이 예정돼 있고, 김 사장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 서울 광화문 KT 사옥.<연합뉴스>
KT는 2025년 1분기 배당금을 주당 600 원으로 확정했다고 15일 저녁 밝혔다.
KT는 "이번 1분기 총 배당금 규모는 1470억 원이고, 시가배당율은 1.2%"라며 "지난해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배당 기준일은 3월31일이고, 지급 예정일은 4월30일이다.
KT는 또 기업가치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오는 8월까지 약 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주환원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KT 장민 재무실장(전무)은 "회사의 성과를 주주와 함께 공유하는 것은 기업가치 향상의 중요한 출발점이다"라며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꾸준히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KT는 통신서비스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가입자들과 나누는 요금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투자재원 마련이 절실하다"는 등의 이유로 회피해왔다. 전후방 산업 육성과 생태계 확장 물줄기 구실을 하는 설비투자 역시 2019년 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4.6% 줄였다. 구조조정 및 경영효율화 명분으로 인력 구조조정도 상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81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71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를 통한 전후방 산업 지원 책임, 요금인하를 통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노력, 고용 책임 등은 회피하면서 영업이익을 극대화해 배당잔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통신서비스 사업은 주파수 등 국가 유한 자원을 독과점해 배타적으로 이용하고, 국민 호주머니를 대상으로 매출과 이익을 내는 특징이 있다"며 "고용, 생태계 육성,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등 사회책임성 경영은 등한시하면서 성과급 잔치와 배당 잔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종의 도덕적 해이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KT 한 직원은 "내부에선 김영섭 사장의 연임과 관련지어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김재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