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윤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이사 임기 초반부터 자금조달 등의 과제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차바이오텍 사옥 전경. |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윤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기 시작부터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기존 계획보다 유상증자 규모가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할 당시보다 약 1천억 원이 줄어든 수준에서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 원을 조달해 연구개발 투자 및 자회사인 차헬스케어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6차례 수정 끝에 규모를 1800억 원까지 축소했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차바이오텍의 잇따른 유상증자에 따라 주식 희석 우려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1차 발행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정해졌다.
실제 차바이오텍은 2024년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표 이전에도 같은 해 5월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을 통해 748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발행규모도 차바이오텍 총 주식 수 대비 4.55%였고 이번 유상증자로 신주가 발행주식 대비 34%나 더해졌다.
차바이오텍은 한 달 동안 평균 주가에 23%를 할인한 결과 1차 발행가는 주당 7540원으로 결정됐고, 총 자금조달 규모는 15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가는 2024년 8월만 하더라도 장중 1만7077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썼지만 2024년 12월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1만2천 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정부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차바이오텍도 수혜를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주가가 내려앉은 것이다.
유상증자가 확정된 이후인 9일에는 주가가 926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물론 이날 미국 관세 문제로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유상증자를 앞둔 차바이오텍으로서는 부담이 커졌다.
현재 결정된 1차 발행가를 기준으로 유상증자 자금조달 규모는 처음 목표 대비 1천억 원이나 적은 수준이다. 1800억 원으로 축소할 당시와 비교해도 300억 원 축소됐다.
물론 아직까지 최종 발행가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차바이오텍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종 발행가는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에서 더 낮은 쪽으로 결정되는 만큼 1차 발행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 부회장으로서는 자금조달을 위한 다른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성이 크다.
최 부회장은 2024년 3월3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애초 차바이오그룹이 최 부회장을 차바이오텍 대표이사로 영입한 것도 이 때문으로 여겨진다.
최 부회장은 약 40년 동안 금융 투자업계에서만 일한 인물로 바이오회사에서 금융전문가가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그는 JP모건을 시작으로 대우증권 도쿄와 런던 현지법인에서 일하다 크레디스위스, 바클레이즈, RBS 한국 대표이사와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이사 등으로 활동해왔다. 이후 메리츠화재 기업부문 사장과 메리츠증권 고문까지 역임했다.
최 부회장뿐 아니라 차바이오텍은 한기원 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글로벌부문 사장으로 박번 전 삼성선물 대표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사실상 금융권 인물 3인방을 차바이오텍 요직에 포진시킨 셈인데 이는 수익성 개선이나 자금조달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