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도 본격적인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러 후보의 난립으로 변수가 많은 국민의힘 쪽과 달리 민주당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경선’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민주당은 ‘흥행몰이’ 대신 내란정국의 수습을 위한 ‘안정감’과 ‘정책’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특별당규 준비위원회가 9일 연 1차 회의에서 이춘석 위원장(가운데), 맹성규 부위원장(오른쪽), 황명선 위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민주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경선 규칙과 선거관리위원 인선을 마친 뒤 대선 후보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특별당규 준비위원회는 9일 1차 회의를 갖고 특별당규위원장에 4선 이춘석 의원을 선임했다. 또 경선을 관리할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는 4선 박범계 의원을 임명했다.
지금까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이재명 전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 세 명뿐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전재수 의원은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경선 후보만 10명을 훌쩍 넘는 국민의힘에 견줘 출마자 수가 훨씬 적다.
민주당은 경선 규칙을 둘러싼 잡음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일부 비명(비
이재명)계 대선 후보들이 조국혁신당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특별히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경선 규칙을 어떻게 바꾸더라도 압도적 대세를 형성한 이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규칙에 관해 “이번에는 별 다툼이 없을 것 같다”며 “1·2등 후보 지지율이 엇비슷해서 룰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점에서는 압도적 지지율의 대선 후보가 있는 만큼 경선에 큰 힘을 들여야 할 필요가 적다. 당내 경선 분위기가 과열되면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후보들도 서로를 향해 ‘네거티브’ 전략을 펼쳐 대선 본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와 경선에서 경쟁할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전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네거티브를 하지 앟고 '정책'으로만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을 두고 "지난 3년간 당대표로서 특히 12.3 계엄의 밤부터 내란종식을 위해 애 많이 쓰셨다"며 "함께 힘을 모아 더 큰 국민의 승리를 위해 나아가자"고 적었다.
실제 민주당은 2022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경쟁 상대였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강한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된 바 있다.
이미 두 번의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당내 경쟁자들은 물론 지지자들까지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열돼 대립하는 양상을 경험한 이 전 대표로서는 대선 본선을 위해 ‘포용적’ 자세로 경쟁자들을 품으면서 세력 결집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9일 YTN 뉴스PLUS에서 “권력의 추가
이재명 전 대표에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포용 인사를 통해 여러 세력들을 규합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윤덕 페이스북> |
이에 민주당은 당내 경선 흥행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보다는 12·3 비상계엄 이후 불안정한 정국 상황에서 펼쳐지는 대선임을 감안해 수권정당으로서 준비돼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국의 불안정성과 경제위기가 합쳐져 국가 미래에 관한 전망이 어두운 만큼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이 강점으로 다가갈 수 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희(민주당)는 지금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이 흥행보다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는 미래 비전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또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