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OLED사업 'BOE 미국 퇴출'에 반사이익 기대, 남은 변수는

▲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의 미국 올레드(OELD) 시장 퇴출 가능성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의 미국 올레드(OELD) 시장 퇴출 가능성에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접고 중소형 OLED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BOE의 시장 진입 제한으로 인해 점유율 확대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이 나오지 않은 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의 합의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진행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디스플레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7월11일(현지시각) 예비판결에서 BOE와 7개 자회사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침해했음을 인정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TC는 BOE가 OLED 패널을 미국으로 수입, 판매하는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14년8개월 동안 침해 기술을 포함한 BOE의 OLED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최종 판결은 11월에 나온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C의 예비결정은 최종결정에 그대로 인용되는 경우가 많아 디스플레이 업종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ITC 판결과 제재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LTPO 패널 출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패널사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LCD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OLED 매출 비중을 높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많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상반기 광저우 LCD 공장을 약 2조2466억 원에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LCD TV 패널에서는 완전히 손을 뗐다.

반면 올해 6월17일 파주 OLED 신기술 설비에 1조26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바일 OLED 고객사인 애플 공급망 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 OLED사업 'BOE 미국 퇴출'에 반사이익 기대, 남은 변수는

▲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분쟁에서 합의를 진행한다면 LG디스플레이가 얻을 반사이익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BOE의 저가 공세로 애플 내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UBI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아이폰 소형 OLED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56%, BOE가 22.7%, LG디스플레이가 21.3%를 차지했다.

하지만 BOE의 미국 시장 진입이 막힌다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 내 시장점유율 상승과 함께 판매단가 인하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소송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승소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아이폰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며, 높은 점유율과 가격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기업가치 재평가는 단기적인 이슈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반사이익을 논하기에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ITC의 최종결정이 바뀔 수 있고, 최종결정 이후 60일 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2013년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최종 판결이 나왔으나,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판결이 취소된 사례가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분쟁에서 패널 출하량 당 일정 보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OLED 고객사인 애플 입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합의하는 편이 복수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핵심 수요처이자 공급망 구조를 좌우하는 고객사로,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고객사의 의중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합의 조건에 고객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조항을 포함한다면, 소송 결과로 인해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얻게 될 반사이익은 최소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