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관세' TSMC에 타격 최소화 전망, "미국 투자 경쟁사에 우위"

▲ 미국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시행해도 대만 TSMC가 받을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시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 수요 강세와 미국 내 대규모 투자가 배경으로 꼽힌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대만 TSMC가 받을 타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SMC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가 다른 제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는 오히려 경쟁 우위가 부각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보고서를 내고 “미국 반도체 관세 시나리오가 현실화돼도 TSMC 수익성에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인베스팅닷컴이 14일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른 시일에 미국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에 최고 10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인텔 등 미국 고객사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거두는 만큼 관세 부과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만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TSMC와 같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기업은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모두 1650억 달러(약 228조 원)를 들이는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를 감안해 TSMC에 반도체 관세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이 부족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파운드리 경쟁사의 미국 내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능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거나 미약한 만큼 TSMC가 더욱 돋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TSMC가 결국 반도체 관세 대상에 포함된다고 가정해도 순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0.8~4%포인트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관세 타격을 만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보고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TSMC 목표주가를 1400대만달러로 제시했다.

전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장중 한때 1200대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