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2027년 정기 인사에서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와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를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룹에서 전문경영인 부회장 체제가 가동되는 것은 7년 만이다.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와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7년 만에 전문경영인의 부회장 체제를 부활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 |
각자의 영역에서 성과를 쌓아온 두 사람의 공로를 인정하고 고위급 직급을 부여해 주도적 경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일 현대백화점그룹의 상황을 종합하면 정 회장은 검증된 인사에게 경영을 믿고 맡기겠다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호진 대표와 박홍진 대표는 2027년 1월1일부터 7년 동안 비어 있던 부회장 자리를 채우게 된다.
직전 전문경영인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던 것은 2017년이다. 당시 정기 인사에서 이동호 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이 부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그룹은 2020년 정기 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으며 이 전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을 교체했다. 이후 전문경영인 부회장을 두지 않았다.
사장으로 계속 기용할 수도 있었던 장호진·박홍진 대표를 나란히 최고위급 직급으로 격상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에 대한 신임을 분명히 한 인사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두 사람이 핵심 조직에서 경력을 쌓아온 만큼 그룹의 경영 방향을 이해하고 실행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장호진·박홍진 부회장은 모두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를 거쳐 계열사 경영을 맡았다.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사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셈이다.
장 부회장은 그룹의 사업 방향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1962년생으로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기획조정본부에서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한섬)과 한화L&C(현대L&C), 지누스 인수 등에 관여하며 그룹의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화점·홈쇼핑 중심의 유통기업에서 패션과 리빙 분야 등을 아울러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그룹의 전략을 실행해 온 셈이다.
2023년부터는 정 회장과 함께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관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주사에서도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신규 투자 등 그룹의 성장전략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왼쪽)은 1962년생으로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2015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에 오른 뒤 10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
박 부회장은 그룹의 식품사업을 오랫동안 책임져온 인물이다.
1964년생으로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와 영업본부 등을 거쳤다. 2015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에 오른 뒤 이곳에서만 10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그룹의 지배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도 줄곧 식품사업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오너일가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3년 지주회사 체제를 개편하면서 기존 현대그린푸드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현대그린푸드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도 박 부회장은 신설 현대그린푸드의 대표이사를 계속 맡았다. 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핵심 사업의 경영을 믿고 맡긴 것이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박 부회장을 최고위급 직급으로 격상하며 그동안 쌓아온 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으로서는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현대그린푸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기존 단체급식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간편식 등 신성장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두 사람을 부회장으로 올린 것은 과거 성과에 대한 보상을 넘어 앞으로의 경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룹 역시 이번 인사를 두고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경영진의 위상을 높여 경영 안정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통상 전문경영인은 오너가 제시한 그룹의 큰 방향을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 옮기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두 사람의 경영 경험과 판단을 더 중시하는 동시에 그 결과에 대해서도 더 큰 책임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로, 박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로 각각 실무 자리를 유지한 채 승진했다. 기존에 맡아온 경영 영역에서 두 사람의 위상을 높인 만큼 앞으로의 경영 성과에 대해서도 더 큰 책임을 부여한 셈이다.
이러한 인사는 검증된 경영진에게 충분한 시간과 신임을 부여해 온 정 회장의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기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를 자주 교체하기보다 경영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최근 5년의 인사를 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필요한 계열사에 한정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방식을 유지해 왔다.
2026년 정기 인사에서는 지주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15곳 가운데 현대리바트와 현대에버다임 두 곳의 대표만 교체했으며 2027년 정기 인사에서도 한섬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대표를 유임하며 안정 기조를 이어갔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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