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의 규제를 강화하고 감축목표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플랜1.5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이날 진행됐던 정부의 '한국형 녹색대전환 전략 국민보고회'와 관련해 논평을 냈다.
이날 정부는 보고회에서 온실가스 다배출 업계의 탈탄소 전환 등 K-GX 전략 이행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약 1천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플랜1.5는 "K-GX 전략은 지원 일변도의 정책"이라며 "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위해서는 기업에 실질적 감축유인을 제공하는 규제 강화가 지원과 함께 동시에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관리하는 배출권거래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플랜1.5는 "다배출 기업이 감축수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유도하려면 오염자 부담 원칙에 기반한 배출권 가격 정상화와 유상할당 전환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배출권 가격 상하한에 기초한 시장안정화예비분(비상용 배출권) 제도를 연내에 도입할 예정인데 배출권 가격 상한은 1.5도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는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설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5도 목표는 2015년에 세계 각국이 체결한 파리협정에서 설정된 목표를 말한다. 당시 각국 정부는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합의했다.
배출권은 정부가 설정한 온실가스 배출 한도 내에서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도록 부여한 권리를 말한다.
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이 감축 설비와 기술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돼 기후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플랜1.5는 탄소배출권 가격을 충분히 높게 해야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관련 설비 투자에 힘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배출권 가격 안정을 위한 비상용 배출권을 너무 많이 배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배출권거래제의 배출권 가격이 1.5도 목표 달성 경로에 부합하려면 1톤당 150달러(약 20만 원)가 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배출권거래제 4기 할당계획을 보면 2030년 기준 국내 배출권 가격은 4~5만 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플랜1.5는 "배출권 가격은 온도 목표와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상향돼야 한다"며 "정부는 K-GX 전략 실행을 위해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기후대응기금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배출권 가격이 낮게 형성된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에 배출권을 무상으로 주는 무상할당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플랜1.5에 따르면 현재 실질 유상할당 비율은 11% 수준에 불과하다.
플랜1.5는 "유상할당 재원을 다배출 기업에 대한 감축 지원에 투입할 경우에는 감축 성과가 직접 연동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며 "업종∙기업∙제품별 탄소 집약도를 공개하고 이를 지표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현재 잡고 있는 산업 부문의 감축목표도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발표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보면 산업 부문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24.3~31.0%로 설정됐다.
다른 핵심 부문인 전력(68.8~75.3%), 수송(60.2~62.8%)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플랜1.5는 "산업 부문 감축목표는 정부가 스스로 강조한 감축 수단조차 누락하거나 과소 반영된 결과"라며 "정부가 핵심 감축수단으로 강조한 수소환원제철, 전기 나프타분해설비 등의 감축잠재량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소환원제철, 전기 나프타분해설비(NCC) 등은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재원을 동원해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만큼 감축목표에 반영하고 진척도를 평가하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랜1.5는 "K-GX 전략을 통해 투입되는 대규모 재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규제 강화와 목표 상향이 전제돼야 한다"며 "정부가 2027년 상반기에 수립 예정인 2차 탄소중립 기본계획은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2035 NDC 상한선(2018년 대비 61% 감축)의 달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현재 과소 설정된 산업 부문의 감축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제도적, 기술적 실행 가능성이 낮은 부문(국제 감축사업, 탄소포집)의 감축목표를 하향 조정함으로써 2035 NDC의 달성 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을 K-GX 이후의 핵심 정책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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