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2026-08-24 16: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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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상호금융권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 완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신 이탈과 높은 연체율이 이어지는 데다 주요 시중은행과 경쟁까지 불가피해 실제 대출 확대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어서다.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상호금융권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역농협, 신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8월부터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전액 제외하고 별도로 관리한다.
중도금·잔금·이주비 등 집단대출도 8월 이후 실행분부터 금융당국이 정한 한도와 별도로 취급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호금융권을 포함한 제2금융권을 소집해 ‘8.13 부동산 금융종합대책’에 따른 가계대출 관리 후속 조치로 이같은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신용대출 상품을 말한다.
아울러 사잇돌대출과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등 정책상품 공급 확대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로 가계대출 총량에 여유가 없는 상호금융권의 영업 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금융권은 올해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강화로 가계대출 영업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신협중앙회, 수협중앙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사실상 0% 수준으로 설정됐다. 농협 역시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 안팎에서 관리해야 한다.
낮은 총량 목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상호금융권의 대출 여력은 빠르게 소진됐다.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10조6천억 원 늘어 제2금융권 전체 증가분 14조2천억 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의 실행이 총량 부담을 키웠다. 상호금융권은 총량 관리를 위해 집단대출 신규 취급을 제한했지만 앞서 승인된 대출이 순차적으로 실행되면서 올해 상반기 농협과 새마을금고, 신협의 집단대출 잔액은 약 3조100억 원 증가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 총량 목표 상향만으로 상호금융권이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영업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였지만 상호금융권은 이미 개별 목표치를 넘어선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호금융권에서 전체 총량 확대보다 집단대출 별도 관리의 체감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다만 집단대출 규제 완화가 곧바로 상호금융권의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은행권 역시 집단대출에 대한 총량 부담을 덜게 되면서 관련 영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금리와 자금조달 경쟁력이 높은 은행권으로 수요가 몰릴 경우 상호금융권이 확보할 수 있는 집단대출 물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집단대출이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취급 여력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상호금융권에만 적용되는 조치가 아닌 만큼 은행권과 경쟁 등을 고려하면 실제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호금융권 내부적으로도 대출 영업을 적극 확대하기에는 부담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대출 확대를 뒷받침할 수신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금융권 수신잔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03조41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에만 약 28조 원이 빠져나가면서 199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신잔액이 감소할 가능성도 커졌다.
상호금융 예탁금 금리가 연 3%대 초·중반에 머물면서 저축은행과 증권사 상품 등과 수신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재원인 수신이 줄어들면 규제가 완화하더라도 실제 대출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건전성 부담도 상호금융권이 적극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역농협의 6월 말 연체율은 5.22%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협 연체율도 6.8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산림조합과 신협 역시 각각 6.73%, 6.1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상호금융권은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취급 여력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규제 완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높은 연체율이 이어지는 만큼 상호금융권으로서는 부실채권 정리와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건전성은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높은 중금리대출 확대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손재성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호금융권은 대출금리가 높은 만큼 규제 완화로 대출 여력이 늘어나더라도 실제 영업 확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자금이 절실한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무리하게 공급을 늘리면 오히려 연체율 상승과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대출 역시 금리 측면에서 은행권보다 경쟁력이 떨어져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