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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롯데마트 야심작 '부산 물류센터' 가보니, 장보기 상품 자동으로 담는 '로봇 400대' 장관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6-08-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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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롯데마트 야심작 '부산 물류센터' 가보니, 장보기 상품 자동으로 담는 '로봇 400대' 장관
▲ 롯데마트가 7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온라인 장보기 전용 고객풀필먼트센터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공개했다. 사진은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외관. <롯데마트>
[부산=비즈니스포스트] 사람이 상품을 찾아다니던 물류센터의 풍경이 뒤집혔다.

롯데마트가 7일 공개한 부산광역시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의 온라인 장보기 전용 고객풀필먼트센터(CFC)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장면은 바로 바둑판처럼 펼쳐진 레일 위를 피킹 로봇 '봇'이 초속 4m의 속도로 오가는 모습이었다.

주문이 들어오자 상품이 담긴 보관 상자가 로봇을 타고 작업자가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사람이 상품을 찾아 창고를 돌아다니는 대신 인공지능(AI)이 상품의 위치와 로봇의 이동경로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구현되고 있었다.

사람의 손은 로봇이 다루기 어려운 무거운 상품이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상품을 골라낼 때 비로소 등장했다. 영하 25도의 냉동창고에서도 상품을 옮기는 일은 사람 대신 로봇의 몫이었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의 핵심은 단순히 사람의 일을 로봇으로 바꾸는 데 있지 않았다.

상품 입고와 보관부터 재고 관리, 피킹, 포장, 출하, 배송 경로까지 온라인 장보기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품절과 오배송, 배송 지연을 줄이겠다는 것이 롯데마트의 구상이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영국 유통기술기업 오카도의 자동화 설비와 운영체계를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처음 도입한 곳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물류센터 구축에 약 2천억 원을 투자했다.

센터 연면적은 4만㎡(약 1만2천 평)로 축구장 약 6개를 합친 규모다. 최대 3만5천 개 상품을 취급하며 냉장·냉동 상품만 1만여 개에 이른다.
[현장] 롯데마트 야심작 '부산 물류센터' 가보니, 장보기 상품 자동으로 담는 '로봇 400대' 장관
▲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띈 모습은 피킹 로봇 '봇'과 격자형 레일 설비 '하이브' 모습이다. 바둑판처럼 펼쳐진 레일 위를 피킹 로봇 '봇'이 초속 4m의 속도로 오간다. <롯데마트>
센터 내부에는 상품을 보관하는 바둑판 형태의 거대한 격자형 레일 설비 '하이브'가 설치돼 있다. 별도의 중간층을 설치한 기존 물류센터와 달리 상품 보관 공간을 층별로 분리해 면적당 적재량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상품이 입고되면 작업자가 검수한 뒤 전용 보관 상자인 '하이브 토트'에 담는다. 토트는 하이브로 옮겨져 최소 8단에서 최대 21단 높이로 쌓인다. 

어떤 토트를 상단에 놓을지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가 결정한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은 상품의 보관 위치와 출고 순서를 관리한다.

시스템은 계절과 날씨, 주문 이력 등을 분석해 주문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하이브 위쪽으로 옮긴다. 주문이 들어왔을 때 로봇이 토트를 꺼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이브 위에서는 400대의 봇이 중앙제어시스템과 초당 10차례 통신하며 움직인다. 주문 상품이 담긴 바스켓을 최단 경로로 찾아 로봇 팔이나 피킹 작업대까지 옮긴다. 봇이 들 수 있는 최대 하중은 30kg다.

현재 상온 구역 200대, 냉장 구역 150대, 냉동 구역 50대 등 모두 400대가 가동되고 있다. 센터가 수용할 수 있는 봇은 최대 1천 대다.

현장에서 지켜본 봇들은 여러 대가 동시에 움직이면서도 서로 부딪치거나 동선이 얽히지 않았다.

봇이 토트를 가져오면 '온 그리드 로보틱 픽'(OGRP)이라고 불리는 피킹 로봇 팔이 상품을 집어 포장한다. 내장 센서와 카메라가 상품의 모양과 놓인 위치를 읽어 찌그러짐이나 파손 가능성을 낮춘다.

모든 일을 로봇이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로봇 팔이 집기 어려운 상품은 작업자가 직접 골라 배송 상자에 담는다.

상품은 냉장과 냉동, 상온으로 구분돼 입고부터 배송까지 적정 온도로 관리된다. 롯데마트는 냉장·냉동 상품에 외부 기온이 30도를 넘더라도 6시간 이상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송 포장재를 적용했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자동화가 가장 깊숙이 들어간 곳은 냉동구역이다.

냉동 구역에서는 오카도 파트너사 가운데 처음으로 냉동상품 보관과 이동을 자동화한 '오토 프리저'가 운영된다.

오토 프리저에서는 영하 25도 환경에서 작업자가 들어가지 않고 로봇이 냉동상품을 이동한다. 냉장 구역에서도 봇이 상품 바스켓을 옮기고 로봇 팔이 필요한 상품을 골라낸다.

상품은 입고부터 배송까지 정해진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을 거친다. 배송 차량에도 냉장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냉장·냉동 상품에는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6시간 이상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포장재를 사용한다.

롯데마트는 센터의 재고정보와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제타'를 실시간으로 연결했다. 상품 입고량과 피킹 현황을 주문 화면에 반영해 결제 이후 품절되거나 다른 상품으로 임의 대체되는 일을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장] 롯데마트 야심작 '부산 물류센터' 가보니, 장보기 상품 자동으로 담는 '로봇 400대' 장관
▲ 롯데마트는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고객의 집까지 상품을 배송할 때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제작한 1톤 전기차(사진)를 활용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배송에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제작한 1톤 전기차가 투입된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는 높이로 만들었으며 AI 배차 알고리즘이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해 배송 경로를 다시 짠다.

고객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2~3시간 단위로 배송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 부산과 창원, 김해에서는 센터가 직접 배송하며 하루 최대 13차례 배송을 운영한다.

2027년에는 상품을 옮겨 싣는 배송거점 '스포크'를 대구와 울산 등에 설치해 제타 배송권역을 영남권 400만 세대로 넓힌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센터 운영과 배송을 통해 부산 지역에 약 2천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재 대응에도 상당한 공간을 할애했다.

센터에는 일반 물류센터보다 방수량이 4배 이상 많은 조기진압형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소방용수 1천 톤을 확보했고 하이브 위 로봇은 화재가 감지되면 빈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옥외 주차장에는 연간 약 240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도 들어섰다. 롯데마트는 센터 전력 사용량의 약 15%를 태양광으로 충당한다.
[현장] 롯데마트 야심작 '부산 물류센터' 가보니, 장보기 상품 자동으로 담는 '로봇 400대' 장관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 사장이 7일 부산 강서구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개장 기념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로봇의 움직임만 놓고 보면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와 차이는 분명했다.

다만 로봇 설비만으로 2천억 원 투자의 성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성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의 손익분기점 도달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앞으로 롯데마트에게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5~6년 차에 손익분기점(BEP)을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배송 처리량도 단계적으로 늘려 3만3천 건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송 가능 지역 400만 세대 가운데 실제 제타 이용 고객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투자 회수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 설비는 주문이 몰릴수록 효율이 높아지지만 주문 밀도가 낮으면 대규모 설비가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은 7일 부산 강서구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열린 개장 행사에서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와 영국 오카도의 인공지능 로봇 물류 기술이 결합한 차세대 온라인 물류센터"라며 "부산과 영남권 400만 세대 고객에게 산지의 신선함을 정시 배송하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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