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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주병기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점주 공동협상' 투트랙, 자율상생 한계 넘을까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8-05 16: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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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법정 상한제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입점 소상공인의 공동협상을 담합 규제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에 가격 규제와 점주 협상력 강화라는 두 방향에서 접근해 자율적 상생에 기대온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240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주병기</a>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점주 공동협상' 투트랙, 자율상생 한계 넘을까
▲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법정 상한제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입점 소상공인의 공동협상을 담합 규제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수수료 부담이 광고비나 배달비 등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을 장치와 배달앱 기업의 협의 응답 의무, 복수 점주단체의 협의 기준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공정거래위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두고 그동안의 자율상생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수수료 상한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앞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인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놓고 "상한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지 않는 한 법률상 충분히 가능하다"며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앱 수수료를 낮게 가져갈 수 있게 하겠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주 위원장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사실상 2개 업체가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 "배달앱 시장은 일반적인 오프라인 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과점화가 진행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배달앱 수수료율이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것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인 것은 맞다며 입점업체 밀도와 배달앱의 영업이익률 등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배달앱 기업과 입점업체 사이 자율적 협의는 수수료 갈등을 해소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앞서 2024년 7월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출범했다. 입점업체 측은 기본 중개수수료를 최대 5%로 낮추고 연 매출 1억 원 미만 영세업체에는 2%를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공익위원들도 평균 수수료율을 6.8% 이하로 낮추고 매출 하위 20%에는 2%를 적용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후 거래액 구간에 따라 2.0~7.8%의 차등수수료를 적용하는 자체 상생요금제를 내놨지만 입점업체단체와의 갈등은 이어졌다.

현재 국회에는 배달앱 수수료를 규율하는 여러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일부 법안은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을 합산하거나 여기에 배달비까지 포함한 총액이 주문금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법안은 영세·소규모 음식점에 공정위가 고시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중개수수료를 규율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업계 현황에 대한 구체적 분석 없이 일률적으로 15%의 상한을 설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음식점의 배달앱 거래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와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제도의 입법 사례 등을 고려해 영세·소규모 음식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

주 위원장도 영세 소상공인의 수수료를 낮게 가져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의 발언을 두고 일률적 상한보다 영세업체에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차등 규제에 나설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수수료 상한제 논의와 별도로 배달앱 입점업체 등 소상공인이 수수료와 정산주기 등 거래조건을 공동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들이 가격이나 거래조건을 공동으로 정하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담합으로 규율한다. 이에 따라 개별적으로는 협상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대형 플랫폼에 공동 대응하는 데도 법 위반 우려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공정위는 올해 2월 전담팀을 출범시킨 데 이어 6월30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방안'을 통해 단체협상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예외 방안을 구체화했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은 협상 참가자와 상대방, 공동행위 내용을 공정위에 통지하면 5년 동안 담합 규정 적용에서 제외된다. 중기업이 참여하는 경우에는 참여 사업자의 매출 합계가 협상 상대방보다 작고 각 사업자의 거래의존도가 30%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추가된다. 공정위가 신고를 수리하면 3년 동안 담합 규정 적용에서 제외된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참여 사업자들은 함께 요구할 가격이나 거래조건을 정하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동 협상창구를 만들고 대표자를 정할 수 있다. 

구성림 공정위 시장감시정책과장은 지난달 KTV 인터뷰에서 "배달앱 입점 소상공인들이 수수료 인하와 정산주기 단축을 요구하기 위해 공동으로 배달앱과 협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240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주병기</a>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점주 공동협상' 투트랙, 자율상생 한계 넘을까
▲ 국내 배달앱 시장은 상위 2개 업체가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수수료 상한제와 공동협상을 하나의 패키지로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두 제도는 서로 다른 경로로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

상한제는 플랫폼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의 최고 수준을 제한하는 직접 규제다. 공동협상은 점주들이 수수료와 광고비, 정산주기 등 구체적 거래조건을 함께 협의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다만 점주들의 공동행위를 담합 규제에서 제외하는 것만으로 배달앱 기업의 협상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 계류된 이강일 민주당 의원안은 입점업체 단체가 배달비 산정과 부담 구조에 관한 단체협의를 요청하면 배달앱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했다. 점주단체의 협의 요청권뿐 아니라 플랫폼이 협의에 응할 의무까지 규정한 것이다.

다만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여러 입점업체단체가 동시에 협의를 요구하면 협상 효율이 떨어지고 배달플랫폼 사업자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복수의 점주단체가 협의를 요청할 때 어느 단체와 우선 협의할지, 공정거래법상 담합 면제와 별도로 플랫폼의 협의 응답 의무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입법 과정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상한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중개수수료를 제한하면 배달앱이 광고비나 배달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부담을 옮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동행동이 소비자 가격 상승이나 서비스 공급 차질로 이어지는 것을 통제할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공정위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로 하는 공동행위는 허용하지 않고 소비자 이익이 현저하게 침해되면 해당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사후 통제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 위원장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법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자율상생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수수료 인하 논의는 직접 규제와 점주 공동협상이라는 두 축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요컨대 향후 입법 과정에서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적용할 우대수수료 기준과 배달앱의 협의 응답 의무를 구체화하는 한편 복수 점주단체의 협의 기준, 비용 전가와 소비자 피해를 막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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