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사진)가 다이소와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온라인몰 등으로 판매 접점을 넓히며 포화한 내수시장에서 새 성장 공식을 짜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가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판매 접점을 넓히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다이소와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온라인몰 등 소위 '성장하는' 유통 경로를 공략하고 있다. 포화한 내수 시장에서도 소비자 접점이 늘어나는 경로를 따라가면 추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기존 주력 유통망 안에서 점유율을 넓히는 방식만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국내 성장공식 자체를 다시 짜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웰푸드가 그 가운데 유의미하게 보고 있는 유통 채널은 다이소로 대표되는 생활잡화점과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대표되는 창고형 매장이다.
실제 생활잡화점과 창고형 할인점 등의 판매 비중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등의 통계를 보면 전체 과자 시장 가운데 생활잡화점·창고형 할인점 등 새 채널의 판매 비중은 2022년 21%에서 2025년 26%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반면 마트·편의점 등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판매 비중은 2022년 79%에서 2025년 74%까지 줄어드는 추세다.
빙과 시장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전체 빙과 시장 가운데 아이스크림 할인점, 창고형 할인점, 체인슈퍼 등의 판매 비중도 2022년 16%에서 2025년 34%로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 기존 오프라인 채널은 2022년 84%에서 2025년 66%까지 낮아졌다.
롯데웰푸드는 중량 및 구성, 패키징 조정 및 변경 등을 통해 전용 상품을 관련 채널에 선보이고 있다.
회사는 특히 다이소를 둔화된 내수 시장에서도 성장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 공략 채널로 보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빼빼로 등이 다이소에 입점해있는데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롯데웰푸드의 설명이다.
최근 1~2년 동안 소비자들의 소액 구매 패턴이 늘어나면서 생필품·과자·문구류 등을 다이소에서 사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점차 간편식·식품·냉장 간식까지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기존 근거리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편의점과 '경계 허물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다이소 채널 자체가 커지고 있다"며 "고객들이 간식류는 물론 화장품과 생필품 등도 함께 사기 때문에 앞으로도 채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다이소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 측면에서는 다이소 균일가 정책에 알맞은 제품 위주로 입점하고 시기별로 채널 전용 제품 운영도 진행해 대응하고 있다.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과 같은 창고형 할인점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창고형 벌크' 등 패키징을 다양화해 창고형 할인점 채널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빼빼로 벌크형 제품. <코스트코 온라인몰>
빼빼로, 아몬드 빼빼로, 초코필드 빼빼로, 크런키 빼빼로, 화이트쿠키 빼빼로, 초코쿠키 빼빼로 등 6가지 종류의 빼빼로 총 15개를 제공하는 코스트코의 '벌크형' 빼빼로가 대표적이다.
롯데웰푸드가 또 다른 신성장 유통 채널로 보고 있는 곳은 온라인이다.
온라인 채널은 소비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고 빠른 주문과 배송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롯데웰푸드는 이커머스 유통 채널 및 자사몰인 스위트몰, 푸드몰 등에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온라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체인형 슈퍼 등도 눈여겨 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롯데웰푸드가 국내 시장의 성장 둔화를 단순히 수요 부진의 문제로만 보기보다 소비자 접점의 이동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소비시장 자체의 확장보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를 만날 것인지를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것인데 성장이 정체된 시장에서도 채널의 이동과 소비방식의 변화를 따라가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이런 측면은 서 대표의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서 대표는 롯데웰푸드 수장을 맡은 뒤 수익성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는 2월6일 발표한 기업설명(IR) 자료에서 중장기 전략 방향에서 '구조적 마진 정상화'를 2026년 실행 전략에서 '수익 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회사의 수익성에 켜졌던 빨간 불은 최근 원재료인 카카오 가격이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카카오 선물 가격은 2월24일(현지시각) 톤당 3078.00달러로 거래를 마친 뒤 3천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과거 수입 단가인 2천~3천 달러 수준에 가까워질 정도로 카카오 가격이 진정된 셈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중장기 목표도 수익성 개선"이라며 "경영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