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전선 시장 맞수인 대한전선과 LS전선이 베트남 초고압케이블 시장에서 일전을 벌인다.
대한전선은 2005년, LS전선은 1996년 각각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우고 현지 케이블 시장을 공략해왔다. 현재까지는 LS전선의 손자회사 LS비나가 대한전선의 자회사 대한전선비나(TCV)에 실적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 ▲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이 베트남 초고압케이블 공장 증설을 추진하며 '맞수' LS전선과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송 부회장이 2023년 5월17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대한전선> |
베트남 경제 성장과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 확대 계획으로 전력 케이블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은 베트남 초고압케이블 공장 증설로 승부수를 던지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10일 대한전선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전선비나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총 투자금 750억 원을 들여 베트남 동나이성에 400kV급 초고압케이블(EHV) 생산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초고압케이블 공장 완공 시 대한전선비나의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약 50% 늘어난다. 회사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생산능력은 연 매출 기준으로 2834억 원이다.
대한전선에 따르면 동나이 신공장은 회사의 첫 해외 초고압케이블 생산기지로, 완공 시 베트남 내에서 400kV급 초고압케이블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송 부회장은 이 공장을 발판삼아 하노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진행될 220kV급 송전망 프로젝트에서 케이블 수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한전선비나의 현지 초고압케이블 공급 이력을 빠르게 확보, 향후 대규모 송전망 구축 프로젝트에서 수주량을 더 늘리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트남은 최근 경제성장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에너지 정책 ‘PDP8’ 등으로 송배전망 확충과 전력 인프라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어 전선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기준 69기가와트(GW)인 총 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150GW 이상으로 확대하고, 해당 기간 총 1만6285km 길이의 220kV급 송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PDP8에 따라 2030년까지 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2050년에는 이를 139GW 규모로 확대한다는 비전을 앞서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전력 수입 프로젝트’, 베트남 ‘중부-북부 송전망 프로젝트’ 등 전력망 확충 사업을 추진한다.
| ▲ 베트남 동나이성에 위치한 대한전선비나 케이블 공장. <대한전선> |
대한전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400kV급 초고압 케이블 생산 역량을 강화해 동남아를 비롯한 유럽·미주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대한전선비나를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공장과 함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선비나는 2025년 매출 1487억 원, 순이익 23억 원으로 2024년보다 매출은 5.9% 늘고 순이익은 36.8% 줄었다. 연말 수주잔고는 681억 원이다.
대한전선비나가 초고압케이블 공장을 신설하면서, 한국 전선시장의 맞수인 대한전선과 LS전선의 대결구도가 베트남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베트남 초고압케이블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LS전선의 손자회사 LS비나가 실적과 케이블 생산능력에서 우위에 있다.
LS비나는 2025년 매출 9890억 원, 영업이익 554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56.5% 증가했다. 또 회사의 전력케이블 생산능력은 2025년 말 길이 기준 146만3339Km에 이른다.
또 LS에코에너지(LS비나의 모회사)는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 ‘PTSC’과 베트남 서남부 지역에 해저케이블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MARC그룹에 따르면 베트남 전선 시장 규모는 2024년 9억3250만 달러에서 2033년 14억7328만 달러로, 연평균 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민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은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전력 개발계획(PDP8)과 인프라 투자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현지 유통 구조에 적합한 협력관계 구축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차별화 전략으로 수출 기회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