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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역대급' 개입에도 환율 1500원대 요지부동, 총재 후보자 신현송 앞에 놓인 '고환율' 난제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6-04-03 1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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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역대급' 개입에도 환율 1500원대 요지부동, 총재 후보자 신현송 앞에 놓인 '고환율' 난제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고환율 방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취임 초반부터 고환율 방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역대급 규모로 달러를 풀며 외환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한 뒤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외환보유고까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신 후보자에게 고스란히 넘어가는 모습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36억6천만 달러(약 638조7521억 원)로 집계됐다. 2월보다 39억7천만 달러(5조9847억 원) 줄면서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폭도 2025년 4월(-49억9천만 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한은 '역대급' 개입에도 환율 1500원대 요지부동, 총재 후보자 신현송 앞에 놓인 '고환율' 난제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월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환보유액 순위도 올해 2월 말 기준 세계 12위로 2계단 내려앉았다. 한은이 2000년 말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뒤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외환보유액 가운데 예치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예치금은 국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과 달리 환율 방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다. 한은의 실질적 개입 여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한은의 외화 예치금은 2026년 들어 1분기 만에 108억2천만 달러(약 16조3133억 원) 감소했다. 1월 원/달러 환율 1500원대 방어를 위해 예치금 85억5천만 달러를 투입했고 2월에는 8억3천만 달러, 3월에도 다시 14억4천만 달러를 풀었다.

3월 말 기준 예치금 잔액은 210억5천만 달러(약 31조7202억 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만 예치금 잔액의 3분의1을 푼 셈이다.

한은은 이미 지난해 4분기에도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대 진입을 막기 위해 224억6천만 달러(약 33조8112억 원)를 순매도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막대한 양의 외환보유고를 풀고 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3월19일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가 2009년 금융위기이후 17년 만에 1500원을 넘어선 뒤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3월31일에는 환율이 1530원선 위로 올라선 채 주간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여기에 이란전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고환율 고착화에 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중동지역 전체로 확산하면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고유가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고유가로 달러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달러 선호 심리도 원화 약세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당국은 고환율이 외환시장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신 후보자도 3월31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서 “환율이 높을 때 흔히 달러 유동성이라든가 자본유출을 우려하는 데 현재 환율은 높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많이 들어오면서 달러 자금은 상당히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어느 정도 위험을 수용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큰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 '역대급' 개입에도 환율 1500원대 요지부동, 총재 후보자 신현송 앞에 놓인 '고환율' 난제
▲ 2026년 3월 말 기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은 4236억6천만 달러(약 638조7521억 원)로 집계됐다. 2월보다 39억7천만 달러(5조9847억 원) 줄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이에 신 후보자의 취임 초반 최대 과제도 고환율 고착화에 관한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다가오는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외화자산 관리와 환율 방어 대책을 두고 집중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신 후보자가 외환정책부분의 전문가로 평가되는 만큼 시장의 기대치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출을 막기 위한 외환거시 정책 수립을 주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금융기구에서 글로벌 자본흐름과 관련된 자문업무를 맡아온 전문가로 ‘환율 및 자본관리 분석연구’ 관련 논문을 쓰기도 했다.

LS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당시 844원이었던 환율 저점이 코로나19 시기 1155원, 비상계엄 선포 당시 1306원까지 높아졌다"며 "위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의 저점 레벨 자체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LS증권은 "이는 한국의 기초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 체력 저하 측면에서 더욱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신 후보자는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된 뒤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도 고조됐다"며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여러 난관들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금통위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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