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5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이른바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9%를 들고 있는 킬링턴유한회사의 최대주주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이끄는 인물인데 사실상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을 놓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오랜 기간 교류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향한 견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결과 김남규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향후 이사회 내 권력 균형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연합(4자연합)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초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한미사이언스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는데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이사회 구성원들의 임기가 남아 있고 정관상 정원도 이미 채워진 상황에서 다른 인사의 사임을 통해 이사회에 새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이례적인 지점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사내이사)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사내이사) △심병화 부사장(사내이사) △김성훈 전무(사내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경영고문(사외이사) △김영훈 법무법인 린 변호사(사외이사) △신용삼 카톨릭대학교 성모병원 교수(사외이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 비상무이사) △배보경 씨드네이쳐 익스피리언스 원장(기타 비상무이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이사회 구성원의 임기가 최소 1년 반 이상 남았던 터라 어느 누구 한 사람이 사임하지 않는다면 김남규 대표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날 임기를 2년이나 남긴 김성훈 전무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김남규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게 됐다.
김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합류는 여러 측면에서 이례적이다.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연합은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등 이른바 ‘4자 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킬링턴 유한회사는 라데팡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김 대표 역시 사실상 연합의 핵심 주체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라데팡스는 2021년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상속세 대응 과정에서 자문을 맡으며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OCI그룹과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도 설계에 관여했고 통합 무산 이후에는 신 회장을 설득해 4자 연합을 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 ▲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표방하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구조를 고려하면 김 대표의 이사회 합류는 향후 경영 현안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와 멀지 않다.
특히 그동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을 고려하면 분쟁이 재점화될 경우 모녀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히다.
현재 지분 구조를 보면 신 회장은 최근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약 29.83%를 확보한 상태다.
반면 송영숙 회장(3.38%)과 임주현 부회장(7.57%), 임종훈 사장(5.09%), 재단(6.09%) 등 오너일가 연합 지분은 약 22.13% 수준으로 약 8%포인트 차이가 난다.
여기에 킬링턴 유한회사 지분 9.81%가 어느 쪽에 힘을 싣느냐에 따라 향후 경영권 구도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이사회 진입이 단순한 인적 보강을 넘어 지배구조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라데팡스 측은 신 회장이 의결권 공동 행사 등을 약정한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며 약 6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모녀 측과 라데팡스가 공동 대응에 나선 구도가 형성돼 있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김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과 관련해 “김남규 후보자가 회사의 경영 안정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전문성과 독립성 갖췄다고 판단해 안건을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