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대법원 '황창규·구현모 불법후원 손해배상 책임' 판결, 김영섭·박윤영은 비켜갈까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3-04 11:18:03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대법원 '황창규·구현모 불법후원 손해배상 책임' 판결, 김영섭·<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47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은 비켜갈까
▲ KT 김영섭 사장(오른쪽)과 박윤영 차기 사장 후보. 대법원이 구현모 전 대표와 황창규 전 회장 등 전직 경영진이 불법행위로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이들은 이를 비켜갈 수 있을 지가 주목되고 있다. < KT >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 등 KT 전직 경영진이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감행한 행위가 주주에 대한 명백한 손해 행위라는 점을 대법원이 분명히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앞으로 KT 대표와 이사회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낙하산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법원이 최근 KT 소액주주 35명이 전직 경영진을 상대로 낸 76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의 배상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깨고 수원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낸 것과 관련해, KT새노동조합과 약탈경제반대행동이 3일 공동으로 내놓은 논평 내용이다.

전직 경영진 대상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로 참여한 소액주주들 가운데 상당수가 KT새노조 조합원이거나 약탈경제반대행동 활동가들이다. 이들이 이번 성과(대법원 결정)를 앞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할 지를 밝힌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대법원은 '비자금 조성은 KT와의 위임 계약에 따른 임무 해태이며, 이사로 선임된 시점부터 비자금 조성이 종료될 때까지 감시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판시하고, KT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부과받은 630만 달러(약 90억 원)에 달하는 과태료·추징금 손해에 대해서도 경영진의 책임을 다시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반복돼온 KT 경영진의 부정부패가 주주들에게 실질적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사법부가 명시적으로 인정한 선례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상품권 깡을 통한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에 대한 공시를 제대로 안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고, 결국 630만 달러 규모의 과태료·과징금을 물었다.

KT 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또 "이번 판결이 더욱 의미 깊은 이유는, 과거 검찰이 이 사건을 사실상 봐주기로 처리해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황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의 정점에 있었음에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구 전 대표는 직접 불법 정치자금을 국회의원들에게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한없이 미루는 사이 버젓이 KT 대표이사 직에 취임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경영진이 KT에 내려앉고, 이들이 온갖 불법을 저질러도 검찰의 솜방망이 처리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박근혜 게이트 연루, 미르재단 출연, 쪼개기 후원 등 KT 역대 경영진의 불법 의혹 목록은 끝이 없다. 그럼에도 이 모든 사건에서 검찰은 KT 경영진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잣대를 들이댔다"며 "내부에서 경영진의 부정부패를 감시해야 할 이사회도 허수아비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1월15일 KT 소액주주 35명이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 등 KT 전직 경영진과 임원 1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주주대표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 판단 가운데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관련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원심 판결이 잘못됐으니 다시 심리하라고 한 것이다. 부외자금이란 장부에 기록되지 않고 거래되는 자금, 즉 비자금을 뜻한다.

KT에서 상품권 깡을 통해 부외자금이 마련돼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될 당시 KT 최고경영자는 황 전 회장이었다. 2014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KT 최고경영자였다. 구 전 대표는 2014년 2월부터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황 전 회장을 보좌하다 2016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2017년 12월에는 경영기획부문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황 전 회장 뒤를 이어 KT 대표이사(사장)에 올랐다.

KT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위법 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봤다며, 2019년 5월 황 전 회장과 구 대표와 더불어 임원 13명을 상대로 76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이들은 KT에 전직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달라고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소송을 냈다.

이들은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 등이 KT 대외협력 부서인 CR부문 임직원들의 비자금 조성 및 불법 정치자금 기부(쪼개기 후원), 박근혜 정부 당시 재단법인 미르에 출연한 혐의, 무궁화위성 3호의 해외 헐값 매각, KT 아현국사 등급 변경에 따른 화재 뒷처리 지연 등으로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대법원 '황창규·구현모 불법후원 손해배상 책임' 판결, 김영섭·<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47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은 비켜갈까
▲ 구현모 KT 전 사장(사진)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상품권 깡을 통한 비자금 조성으로 회사에 끼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연합뉴스)  
2021년 6월 1심은 "언론 보도와 검찰의 사건처리 결과 통지만으로는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의 법령 위반 또는 임무 해태 행위를 했는지 특정할 수 없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일체 인정하지 않았다.

쪼개기 후원 사건에 대한 형사 재판이 모두 종료된 후인 2024년 10월 내려진 2심은 구 전 대표가 벌금형의 유죄 판결이 일부 확정된 점을 고려해 KT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일부 있다고 봤지만, '정치자금으로 제공된 2억3천여만 원이 전부 회사로 반환됐다'는 점에 주목해 소액주주들의 패소 판결을 유지했다.

2심은 또 황 전 회장에 대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임직원들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조장하거나 방치해 감시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구 전 대표의 비자금 사건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 사이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을 마련하는(상품권 깡) 방식으로 약 11억5천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임직원과 지인 명의로 100만~300만 원씩 쪼개 KT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 측에 전달한 것이다.

구 전 대표는 관련 혐의로 기소돼 벌금 700만 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구 전 대표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구 전 대표의 비자금 조성은 KT와의 위임계약에 따른 임무 해태”라며 “이사로 선임된 시점부터 비자금 조성이 종료된 날까지 이사의 감시 의무를 저버렸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황 전 회장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도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은 "부외자금(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CR부문 임원들은 대표이사(황 전 회장)나 구 전 대표(당시는 이사)를 비롯한 KT 다른 임직원들로부터 어떠한 제지나 견제도 받지 않았다"며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 등은 상품권 현금화를 통한 부외자금 조성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의 확인·점검 등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 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시스템이 구축됐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등을 알지 못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판결했다.

황 전 회장은 문제의 부외자금이 조성되기 시작한 2014년 5월14일부터, 구 전 대표는 이사로 선임된 2016년 3월25일부터 부외자금 조성이 종료된 2017년 10월31일까지 이사로서의 감시의무를 게을리 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대법원 '황창규·구현모 불법후원 손해배상 책임' 판결, 김영섭·<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47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은 비켜갈까
▲ 황창규 KT 전 회장. 대법원 결정으로 재임 시 불법행위로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연합뉴스>

이번 대법원 결정의 피고는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다. 하지만 김영섭 사장을 비롯한 현직 경영진과 박윤영 차기 사장을 포함한 차기 경영진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 사장과 현직 경영진 역시 재임 중 불법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게 드러나면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처럼 손해배상 청구를 요구받을 수 있다. 요즘 도덕적 해이와 불법 행위 논란을 빚고 있는 KT 사외이사들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구 전 대표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이사로써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를 외면했다'는 점을 짚었다. 혹시라도 김영섭 사장 재임 기간 중 불법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경영진 당사자들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손해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최고경영자와 측근 고위 임원들의 불법행위와 잘못된 의사결정 등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직원 소액주주들이 새노조 등을 중심으로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후임 경영진이 수용하지 않으며 실제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이번에는 직원 소액주주들이 직접 나섰고,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게 됐다. 손해배상 규모와 상관없이,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길은 앞으로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더욱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KT 안팎에서 "박윤영 차기 사장을 비롯한 차기 경영진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KT 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논평 가운데 '우리의 요구'를 통해 이번 대법원 결정 취지를 앞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할 지를 분명히 했다.

"첫째,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의 손해배상 책임을 철저히 심리해, 주주와 회사에 끼친 피해를 빠짐없이 배상하도록 판단하라."

"둘째, 검찰은 과거 KT 경영진을 상대로 행해온 봐주기 수사 관행을 철저히 반성하고, 기소되지 않은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 여부를 재검토하라."

"셋째, KT 이사회와 현 경영진은 이번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여, 낙하산 인사와 경영진 비리를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즉각 마련하라."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구성원과 주주, 국민 모두가 떠안게 된다. 우리는 KT가 더 이상 특정 권력의 하청 기관이 아닌, 투명하고 책임 있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끝까지 감시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앞으로도 최고경영자나 이사들의 불법행위로 주주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때마다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벼르는 대목이 주목된다.

한편 KT가 상품권 깡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해 임원 이름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사실이 불거져 논란이 일 당시, 재계와 업계에선 '아직도 저런 방식을 쓰다니, 참 바보스럽다'는 조롱이 많았다.

당시 4대 그룹 임원은 기자를 만나 "주요 그룹 핵심 임원 연봉이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백억원에 육박하는데, 그게 모두 급여가 아니다. 한 30% 정도는 회사 이름으로 하지 못하는 후원 등을 대신 해달라며 건넨 비용으로 봐야 한다. 이 메시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인 마이 포켓 하면 바로 짤린다. 이들의 연봉 속에는 늘어난 소득세를 보상하는 금액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다른 4대 그룹 임원은 "주요 그룹 핵심 임원 배우자들이 정치 후원금 상위 명단에 오른 이유가 뭐겠냐. 회사 이름으로 하지 못하는 후원 자금을 성과급 등으로 넘겨받아 대신 해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 누구 이름으로 후원금이 들어온 것은 어느 기업이 후원한 것이라는 걸 해당 정치인 쪽도 안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최신기사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박찬대 단수 공천, 정청래 "지선 승리 견인차"
[오늘의 주목주] '코스피지수 급락' 한화오션 19%대 하락, 코스닥 현대무벡스도 21..
중동 전쟁에 한국은행 금리 동결 장기화 전망, 외신 "한국 물가에 큰 영향"
LG그룹 상속분쟁 1심 패소 세 모녀,항소장 제출
[채널Who] 석유 길이 막혔다, 트럼프 왜 동맹의 희생 무릅쓰고 '이란 전쟁' 택했나
KAI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에 또 고개든 민영화론, 전문가 "적극 민영화해야"vs"..
공정위, '부당 발주량 축소' 하도급업체 신고에 삼성전자 조사 착수
중동 리스크에 '코스피 3대장' 삼전·하닉·현차 급락, 개미의 '반등 베팅' 이번에도 ..
비트코인 1억59만 원대 횡보, 장기보유자 매도 압력 완화 흐름 보여
정부 '100조 시장안정' 카드 속도전, 환율·유가 동반 상승 속 유동성 조절 딜레마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