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HMM 매각보다 부산 이전 우선" 공식화, 최원혁 HMM '강경 반대' 노조 설득 '발등에 불'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2-26 16: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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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이 HMM 매각 전에 본사 부산 이전을 먼저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HMM 육상 노동조합이 본사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MM의 최대주주(지분율 35.42%) 한국산업은행 박상진 회장이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HMM 본사 부산 이전’을 먼저 시행한 뒤,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을 해양 산업의 중심 도시로 육성하겠다며 해양수산부와 HMM의 부산 이전을 강력하게 주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HMM 부산 이전은 6·3 지방선거에서 부산 지역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여당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까지 더하면 총 71%에 달하는 정부 지분을 감안하면 HMM 경영진은 본사 이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체 직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보유한 HMM 육상직원 노동조합이 부산 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이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사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오는 3월 열릴 HMM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HMM 수장인 최원혁 대표이사 사장으로선 육상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26일 HMM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HMM의 단체협약 상 본사 이전과 관련한 노사 보충교섭이 진행 중이다.
육상노조 측은 보충교섭 타결없이 회사가 이사회를 열어 정관 변경을 시도하면, 이를 단협 위반이자 부당 노동행위라는 내용의 공문을 대주주 측에 전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사측이 합리적 방안을 제시한다면 협의할 의향은 있다”면서도 “기업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경영진이 호응하는 것에 단호히 대응하고. 3월부터 야외집회를 지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HMM의 전체 직원 약 1900명 가운데 영업·기획·재무·IT·선박금융 등의 분야에서 1천여 명이 육상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약 90%가 서울 본사와 수도권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본사 이전에 대해 "직원들의 생활 터전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큰 희생이 뒤따르는 사안이며, 정부 측의 일방적 강행 의지가 상장회사 경영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지난해 5월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은 다양한 경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본사 이전을 반대하는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 HMM >
최원혁 대표는 올해 세계 컨테이너 해운 업계의 공급 과잉과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수에즈 운하 운항 재개에 따른 벌크선 사업 확대, 해외 컨테이너 거점 터미널 투자 등 경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노조 설득’이라는 부담까지 떠앉게 됐다.
해양수도 육성을 위해 해양산업 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북극항로 개척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융, 조선, 제조업 등 전후방 산업과 접점이 중요한 해운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서울에 본사를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여기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이 오는 3월9일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본사 이전 반대’를 다루자는 HMM 노조의 교섭 요구가 나올 수 있고, 협상 결렬시 노조의 전면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란봉투법은 기업투자·합병·양도·매각 등 조직 변동을 목적으로하는 경영 상 결정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근로조건의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유발한다면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지난 24일 최종 확정한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안’에서 쟁의대상이 되는 ‘배치전환’과 관련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배치전환이 아니라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만 단체교섭 대상이 된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HMM 본사 이전이 일상적 배치전환이 아니라는 점을 문제삼을 것으로 보이며, 근로조건의 큰 변동이 발생한다는 점을 적극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