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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자사주 소각' 피할 정관 변경 논란, 소액주주 "주주환원 엇박자" 반발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6-02-26 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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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웅이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상법개정안 통과 직후 정관 변경에 나서면서 주주환원 기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합병이나 신기술 개발 등을 위해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정관을 마련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자사주 소각을 유도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입법 취지와 동떨어진 행보로 여겨진다.
 
대웅 '자사주 소각' 피할 정관 변경 논란, 소액주주 "주주환원 엇박자" 반발
▲ 대웅(사진)이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보유 및 처분과 관련한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대웅 본사 모습.

26일 대웅은 주주총회소집공고를 통해 3월26일 열리는 66기 정기주주총회에 자사주 보유·처분과 관련한 정관 변경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마련될 정관은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M&A), 사업구조 개편, 시설투자, 신기술 도입 및 개발, 재무구조 개선, 임직원 보상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자기주식을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고 있다.

이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개정안 3차 법안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자기주식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보유·처분할 경우에는 보유·처분계획을 수립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부여 등 법이 명시한 사유라면은 별도 정관 규정 없이도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포괄적 경영상 목적을 근거로 자사주를 활용하기 위해 일정 기간 자사주를 보유하려면 관련 내용을 정관에 사전에 명시해야 하고 이를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대웅의 이번 정관 변경은 바로 이 ‘포괄적 경영상 목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사전 정비 성격이 짙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보다는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는 선택으로 읽힌다.

사실상 대웅 주주들로서는 선택권을 부여받은 셈이다.

소액주주들 입장에서 봤을 때 회사가 자사주를 필요 이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정관 변경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회사의 미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보유해야 할 이유가 높다고 판단하면 회사의 의견에 손을 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대웅의 경우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대웅이 2025년 9월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보유한 자사주 비율은 29.7%다. 이후 소폭 변동돼 현재는 28%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시가총액으로 약 6천억 원 규모다. 대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2배를 웃돈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게 된다면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가치 상승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규모인데 이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려는 대웅의 행태를 놓고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침해하는 움직임이라고 보는 시선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대웅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주가 많은 곳들은 (3차 상법개정안 통과 이후 주가가) 모두 상승 중인데 대웅은 뭐냐", "주주들의 돈으로 자사주를 취득했으면 주주들에게 돌려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승계작업용, 경영권 방어용으로 사용하다니" 등의 의견을 내면서 대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려는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대웅 '자사주 소각' 피할 정관 변경 논란, 소액주주 "주주환원 엇박자" 반발
▲ 국회가 25일 본회의를 열고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3차 상법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대웅은 이미 자사주를 소각하기 보다는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자사주 58만1420주(약 1%)를 광동제약 주식과 교환했고 올해 1월에도 자사주 56만4754주를 헬스케어 기업인 유투바이오에 현물 출자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협력을 강화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상법개정안과 관련해 2027년 정기 주주총회를 전후해 정관 정비가 이뤄질 가능성을 점쳐왔다. 

법무법인 세종은 25일 뉴스레터에서 “포괄적 경영상 목적을 근거로 자사주를 계속 보유하려는 회사는 2027년 정기주총에서 정관 개정과 자사주 보유·처분계획 승인을 일괄 상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비교하면 대웅의 정관 변경 추진은 법안 통과 직후 이뤄진 선제적 조치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상 상법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라 내다보고 자사주를 들고 있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상법의 빈틈을 적극 공략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대웅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 나서는 데에는 일종의 자신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오너일가인 윤재승 전 대웅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대웅 주식은 모두 38.06%다. 반면 같은 기간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은 22.18%에 그친다.

정관 신설이나 변경 안건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안건으로 오너일가가 단독으로 통과시키기는 까다롭지만 소액주주들이 이를 저지하기도 쉽지 않다. 특별결의 안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동시에 충족돼야 통과할 수 있다.

이날 대웅 주가는 장중 5%대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관 변경 이슈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일부 후퇴했다는 인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웅 관계자는 “자사주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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