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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동계올림픽 개최 비용 높인다, 인공 눈에 의존 커져 '악순환'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2-05 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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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동계올림픽 개최 비용 높인다, 인공 눈에 의존 커져 '악순환'
▲ 지난달 16일(현지시각) 한 조설기가 이탈리아 스텔비오 스키 리조트 현장에서 인공 눈을 뿌리고 있다. 스텔비오 스키 리조트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 온난화 현상이 겨울 스포츠 이벤트 개최 부담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지역의 경우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인공 눈을 대대적으로 사용하기로 하면서 상당한 비용 부담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 밀라노주 당국이 6일부터 개최되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원활한 진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성탄절 연휴 기간 동안 이탈리아 북부 일대에서 온난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 들어 경기 개최에 적할한 정도로 기온이 낮아졌지만, 충분한 눈이 오지 않아 수백만 달러를 들여 인공 눈 생성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야만 했다.

줄리 더퍼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동계 스포츠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며 "핵심은 동계 올림픽을 어떻게 책임감있게 발전시켜나갈 것이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 부족으로 동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지역은 밀라노 뿐만이 아니다.

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파크시티도 최근 기후변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로키산맥 일대가 최근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면서 주요 스키 리조트들이 위치한 지역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열린 동계 올림픽 기록을 돌아봐도 인공 눈 없이 개최가 가능했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018년 한국 평창 동계 올림픽은 현장에서 사용된 눈의 약 80%가 인공 눈이었다. 2022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은 이보다 더 심각해 사실상 현장에서 사용된 모든 눈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동계 올림픽 개최 비용도 계속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가 동계올림픽 개최 비용 높인다, 인공 눈에 의존 커져 '악순환'
▲ 4일(현지시각) 한 독일 선수가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최지 현장에 조성된 올림픽 링 모양의 눈 구조물을 짚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세기에 개최된 동계 올림픽들은 대체로 2억 달러 내로 개최가 가능했지만 가장 최근에 개최된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 중국 당국은 약 87억 달러(약 13조 원)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당시 개최 비용은 약 14조 원이었다. 이 가운데 인공 눈 생산을 위한 조설 운영비는 약 80억 원으로 조설에 필요한 수자원 공급 인프라 조성에 사용된 비용은 597억 원이었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5천만 달러로 20세기 평균 동계 올림픽 개최 비용의 약 20%에 달한다.

인공 눈에 수자원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사회적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AGI에이전시에 따르면 겨울 시즌 동안 인공 눈 면적 1헥타르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필요한 물은 약 100만 리터다. 1헥타르면 스키 슬로프 하나의 약 절반 면적이다.

100만 리터면 인구 150만의 소도시가 매년 소비하는 물과 비슷한 양으로 사실상 스키 슬로프 하나를 인공 눈으로 유지하려면 30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을 투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최근 경기 개최지 선정 규정을 개정해 개최 과정에서 자원 낭비와 온실가스 배출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해당 규정은 2030년부터 적용되며 이때부터 동계 올림픽은 사실상 북유럽, 미국, 일본 등을 제외하면 개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버트 슈타이거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 더 중요해졌다"며 "기후적으로 안정적인 지역과 기후는 불안정해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기서 인프라란 필요할 때 인공 눈을 원활히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을 말한다.

다니엘 스콧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 90% 이상 확률로 필요할 때 인공 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12월부터 2월까지 매일 영하권 기온을 유지해야 하며 생산된 눈이 밤에 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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