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주 산업 주기의 전반적인 반등이 가시화되면서 소재·부품·장비주에도 주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나마이크론에 더해 최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티씨케이와 유니셈에 주목하고 있다.
▲ 반도체주 업종 전반에 온기가 돌면서 하나마이크론 등 소부장주도 주목을 받고 있다.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전날까지 기준으로 11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마감했다.
이 지수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는 물론 중소형주까지 망라한 대표지수로서 국내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을 잘 보여준다.
시계열을 지난달 말까지로 넓히면 이 지수는 8월22일부터 전날까지 하루(9월1일)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총 17거래일) 주가가 상승마감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로 D램, 낸드플래시 등 전통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글로벌 업계에서 내놓자 국내 반도체주가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최근 씨티증권은 데이터센터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공급 대비 우위에 있음을 언급하며 내년에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마이크론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기존 150달러에서 175달러로 높여 잡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3대 기업으로 거론된다.
외국인투자자도 국내 반도체주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각각 1위와 2위로 금세 복귀했다.
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상황인 만큼 반도체 소부장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국내 반도체 소부장 섹터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온 초기 구간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매수 수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외국인 수급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높은 시가총액 기업 위주의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았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대형주에서 부각된 매수세가 점차 코스닥 중소형 스타일로 번져나가는 구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소부장주는 하나마이크론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하나마이크론은 특히 전통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의 실적 동조율이 높은 종목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를 상대로 발주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산업군의 주요 종목으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김동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법인 실적 개선에 기반해 하나마이크론의 영업이익은 올해 말까지 매 분기 계단식 성장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따른 밸류에이션 동조화 감안 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승여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 유니셈은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반도체 장비기업이다. |
유니셈은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주로 스크러버(유해가스 정화장치)와 칠러(온도조절 장치) 등을 생산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최근 테슬라로부터 대규모 반도체 공급물량을 확보하면서 공장 가동을 위한 장비 발주가 개시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및 파운드리 투자 가시화가 유니셈의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실적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티씨케이는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실리콘 카바이드(SiC)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낸드용 SiC 포커스링 매출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티씨케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주요 고객사인 램리서치가 TSMC의 파운드리 공정에 장비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티씨케이의 매출 구조에 파운드리가 더해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