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트럼프 1기 이후 미국 수입시장 수출 경합 구조 변화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의 전체 수입은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19.2% 증가하며 누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2일 무역협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하지만 이 시기 한국은 미국의 수입 증가율이 –5.0%를 나타냈다. 중국의 수입 증가율도 –0.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미국 수입 시장 내 점유율 순위는 2024년 7위에서 3계단 하락한 10위를 나타냈다.
반면 한국과 중국 이외에 미국 수입 시장의 주요 10개국 중 멕시코, 캐나다, 아일랜드, 스위스, 독일, 베트남, 일본, 대만, 인도 등은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점유율 하락은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의 품목 관세가 부과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억3천만 달러 줄었다. 기계류(-5억7천만 달러), 화학공업(-4억2천만 달러), 반도체(-3억8천만 달러) 등도 각각 감소했다.
한국의 미국 수입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드는 동안 멕시코는 자동차 및 부품 분야에서, 대만과 베트남 등은 기계류 및 전기·전자에서 점유율을 늘리며 경쟁국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국가별로 다르게 부과된 상호관세가 유예기간이 지나 현실화되면 경합 품목을 중심으로 국가 간 경쟁 구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25%)보다 관세율이 높은 국가인 중국(5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6%)의 경우 한국과 기계류 및 전기·전자 분야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한국보다 관세율이 낮거나 유사한 캐나다 및 멕시코(25%), 독일(20%), 일본(24%)과는 자동차 및 부품, 기계류 분야에서 한국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 측은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미국 수입시장 내 경쟁 심화로 우리 대미 수출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