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상환과 투자로 보유 현금이 크게 줄어든 상환인데 납부 재원을 확보하려면 상반기에 낮춘 차입금이 다시 조 단위로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과징금 2341억 원 납부를 앞두고 현금 확보와 차입부담 관리라는 과제를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
2일 대상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7월 전분·전분당 가격담합으로 부과받은 과징금의 납부기한이 29일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과징금은 2341억 원으로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인 1919억 원보다 약 422억 원 많다. 한 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대상은 과징금 예상액을 이미 2025년 결산 때 영업외비용인 기타비용으로 반영하고 충당부채로 계상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가운데 2341억 원을 미지급금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이미 비용으로 반영한 과징금을 납부하는 것 자체가 올해 순이익을 추가로 줄이지는 않는다.
다만 회계상 비용 처리를 마쳤다고 납부할 현금까지 확보된 것은 아니다. 실제 현금 지출까지 끝내야 과징금을 둘러싼 재무적 리스크가 해소된다고 볼 수 있다.
대상의 과징금 납부 방안이 주목되는 이유는 납부 주체인 대상 본사의 현금이 상반기에 급감했기 때문이다.
6월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6억 원으로 지난해 말 4653억 원보다 약 90.8% 줄었다. 단기금융상품 293억 원을 더해도 719억 원이다.
상반기 말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모두 동원해도 과징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셈이다.
현금 감소에는 차입금 상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별도기준 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308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8516억 원으로 약 1792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자회사 지분 취득에 548억 원, 유형자산 취득에 675억 원을 투입하며 투자에도 현금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임 사장으로서는 상반기에 낮춘 차입금 규모가 과징금 납부를 계기로 다시 커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납부 재원을 차입으로 채우면 차입금 감축 효과의 상당 부분이 되돌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719억 원을 모두 과징금 납부에 활용한다고 가정해도 부족분은 약 1622억 원이다.
이 금액을 전부 빌리고 기존 차입금에 다른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차입금은 약 1조138억 원으로 늘어난다. 반년 동안 줄인 차입금 1792억 원의 대부분이 다시 쌓이는 셈이다.
| ▲ 대상의 6월 말 별도기준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719억 원으로 납부를 앞둔 과징금 2341억 원의 약 31%에 그친다. 사진은 서울 종로 대상 본사. <대상> |
임 사장은 과징금 재원 마련과 함께 기존 차입금의 상환과 차환 일정에도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약 687억 원, 유동성장기차입금 약 195억 원, 유동성사채 약 1799억 원, 장기사채 약 5836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의 약 68.5%는 만기가 1년 넘게 남아 있지만 6월 말 기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도 약 2680억 원이다. 과징금 납부와 기존 채무의 만기 대응이 맞물리면 필요한 자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본업에서 현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도 임 사장의 재무관리 부담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143억 원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투자활동에서 약 1559억 원, 재무활동에서 약 2346억 원이 순유출됐다.
영업에서 들어온 현금보다 투자와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나간 현금이 컸던 것이다.
다만 올해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상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을 4조4434억 원, 영업이익을 1919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약 1.0%, 영업이익은 약 13.4% 증가하는 수준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산 라이신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광범위해지면서 우리나라 업체의 단기 수혜 유지 중”이라고 분석했다.
임 사장에게는 실적 개선을 실제 현금 유입으로 연결하면서 눈앞에 다가온 과징금 납부에 대응하는 일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차입 규모를 얼마나 제한하느냐에 따라 상반기 차입금 감축 성과를 지킬 수 있을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상 관계자는 “당사는 법률 및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대응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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