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본걸 LG패션 회장(왼쪽)이 2013년 8월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LG패션 본사에서 태국 현지 최대 패션·유통 계열사 ICC인터내셔날의 분킷 초콰타나 회장과 헤지스에 대한 태국 내 독점 수출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지스 중심으로 패션사업 해외 영토 확대
LF가 자체 패션 브랜드 ‘헤지스’의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F는 2026년 9월 홍콩에 헤지스 첫 매장을 열고 2027년에는 태국과 인도, 프랑스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구본걸은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 ‘헤지스’를 앞세워 해외시장 확대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LF 내에서 헤지스 사업은 전문경영인인
김상균 LF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구본걸은 대표이사 재임 시절 헤지스의 중국 진출을 직접 이끄는 등 일찍부터 해외사업 확대에 힘을 실어왔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패션기업 빠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해외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백화점과 주요 쇼핑몰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혔으며 2026년 2월에는 중국 상하이 신천지에 해외 첫 플래그십 매장 ‘스페이스H 상하이’를 열었다.
신천지는 글로벌 브랜드가 밀집한 상하이의 대표 상권이다. 헤지스는 중국에서 ‘랄프로렌’과 비슷한 준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6년 9월 기준 헤지스는 중국에서 약 6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 중국에서 올린 브랜드 매출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장남’ 구성모씨, LF 금융사업 코람코 팀장으로 배치
구본걸은 2026년 8월 장남 구성모씨를 그룹의 금융사업에 배치했다.
구성모씨는 LF의 금융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 산하 코람코자산운용에서 리서치앤전략실(R&S) 팀장을 맡고 있다. 해당 조직은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시장과 산업 동향을 분석해 투자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LF가 2019년 인수한 부동산금융회사다. 금융사업은 LF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패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세전이익을 내며 그룹 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구성모씨는 1993년생으로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2018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3년 가량 근무한 뒤 글로벌 금융자문사 라자드코리아에서 기업분석과 인수합병, 투자검토 업무 등을 경험했다.
2023년 9월에는 LF 신규사업팀 매니저로 입사했으나 1년 만에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유학 중이던 2025년에는 4개월 동안 코람코자산운용에서 선임 매니저로 일했으며 2026년 5월 졸업한 뒤 같은 회사에 팀장으로 복귀했다.
구성모씨가 그룹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금융사업에서 경영 경험을 쌓기 시작하면서 LF의 승계 준비도 경영수업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구성모씨는 지분 측면에서도 승계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LF의 2대 주주인 LF디앤엘 지분 91.58%를 보유하고 있으며 LF디앤엘은 2026년 4월 기준 LF 지분 14.13%를 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LF디앤엘을 구성모씨의 경영권 승계에서 핵심 역할을 할 회사로 점찍고 있다.
다만 코람코자산신탁은 구성모씨의 합류를 승계와 직접 연결하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학력과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고려해 관련 업무를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F 2026년 상반기 매출 증가, 식품 흑자전환·금융 수익성은 뒷걸음
LF는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9273억 원, 영업이익 885억 원을 거뒀다. 2025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69억 원으로 24% 늘었다. 매출보다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됐다.
사업부문별 매출(내부거래 조정 전)을 보면 패션사업 6913억 원, 식품사업 1823억 원, 금융사업 8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패션과 금융 매출은 각각 2%, 4% 증가했지만 식품 매출은 1% 감소했다.
세전이익은 패션사업 662억 원, 식품사업 65억 원, 금융사업 239억 원을 냈다.
패션사업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금융부문은 10% 감소했다. 식품사업은 2025년 상반기 10억 원의 세전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수익성이 주춤하고 있다.
LF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2025년 2분기보다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가량 감소했다.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LF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8824억 원, 영업이익은 1681억 원, 순이익은 1175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3.8%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3.3%, 29.7% 증가했다.
△‘LF푸드’ 수익성 안정화 과제
LF그룹의 식품사업은 세전손익이 2025년 상반기 10억원 적자 구조에서 2026년 상반기 65억 원의 흑자를 내며 새 국면을 맞았다.
다만 LF푸드의 실적 증가에는 2025년 11월 구르메에프앤비코리아를 흡수합병한 효과가 반영됐다. 기존 자회사 실적으로 잡히던 구르메에프앤비코리아의 매출과 이익이 2026년부터 LF푸드 별도실적에 포함됐다.
자회사를 포함한 LF푸드의 연결 매출은 2023년 1564억 원에서 2024년 1665억 원, 2025년 1778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7억 원에서 7억 원으로 급감한 뒤 31억 원으로 반등했다.
LF푸드는 최근 안정적 수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연결 영업이익률은 2023년 3.6%, 2024년 0.4%, 2025년 1.7%를 기록했다.
구본걸은 2025년 2월
오규식 LF 부회장을 LF푸드 회장으로 앉혔다.
구본걸은 LF를 패션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2007년 LF푸드를 설립했다.
LF푸드는 식품사업의 제조와 유통 기능을 재편해 수직계열화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LF푸드는 2025년 8월 소스와 시즈닝을 생산하는 엠지푸드솔루션을 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가정간편식 제조에 필요한 소스 생산 역량을 내부에 확보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자회사 구르메에프앤비코리아를 흡수합병했다. 구르메에프앤비코리아는 유럽산 치즈와 버터 등 고급 식자재를 국내에 수입·유통하는 회사다.
LF푸드는 앞서 2020년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와 냉동식품업체 네이쳐푸드를 흡수합병하고 2023년에는 면류 제조업체 한스코리아를 인수했다.
LF는 잇따른 인수와 합병을 통해 식자재 수입·유통부터 면류와 소스 생산, 가정간편식 판매까지 이어지는 사업구조를 갖췄다. 여러 계열사에 나뉘어 있던 기능을 LF푸드 중심으로 묶어 생산과 유통 과정의 효율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람코 중심으로 부동산금융사업 강화
LF가 코람코자산신탁 지분율을 높여 부동산금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F는 2026년 상반기 약 250억 원을 들여 코람코자산신탁 주식 15만435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2026년 6월30일 기준 LF의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율은 기존 67.08%에서 78.56%로 상승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LF가 2019년 인수한 부동산금융회사다.
금융사업은 패션과 식품보다 매출 규모가 작지만 그룹 이익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부동산 경기와 자산 매각 실적에 따라 이익 변동이 크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LF의 금융사업은 2026년 상반기 매출 842억 원, 세전이익 239억 원을 냈다. 매출은 2025년 상반기보다 4% 늘었지만 세전이익은 10% 감소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앞서 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40억 원을 낸 바 있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 582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같은 해 LF 연결 영업이익 1261억 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자사주 매입 통한 주주환원 지속, 소각 여부는 미정
LF는 2024년부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LF는 2024년 3월부터 2026년까지 해마다 150억 원 범위에서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년 동안의 매입 규모는 최대 450억 원이다.
LF는 2024년 자사주 101만361주를, 2025년 78만4025주를 사들였다.
2026년 들어선 2월 50억 원을 들여 22만7338주를 취득했다. LF는 2026년 말까지 나머지 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취득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LF는 2026년 6월30일 기준 자사주 280만1724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발행주식의 9.58%에 이른다.
2023년 말 2.67%였던 자사주 보유비율이 3년 사이 크게 높아졌다.
현금배당도 유지했다. LF는 2025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700원을 지급했다. 배당총액은 187억 원 규모다.
다만 자사주 처리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LF는 자사주 소각 여부나 보유·처분계획을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일정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주당 가치가 높아진다. 반면 소각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주당 가치 상승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향후 처리방안이 주주환원 정책의 과제로 남아 있다.
△LF네트웍스 자회사 실적 부진, 계열분리 이후 독자경영 과제
구본걸은 동생 구본순·구본진씨가 이끄는 LF네트웍스와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F네트웍스는 2026년 들어 주요 자회사들의 사업을 잇달아 축소했다. 의류사업을 하는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 리조트사업을 하는 LF리조트 등 3곳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파스텔세상은 2026년 2월 통합 온라인몰 ‘파스텔몰’의 운영을 중단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고객센터 운영과 환불·반품 접수까지 마무리하며 온라인사업을 완전히 종료했다.
트라이본즈도 2024년 의류 브랜드 ‘밥캣어패럴’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2025년 말 자체 신발 브랜드 ‘포멜카멜레’ 사업을 정리했다.
두 회사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파스텔세상은 2023년 26억 원, 2024년 6억 원, 2025년 95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트라이본즈의 순손실도 같은 기간 24억 원, 24억 원, 91억 원으로 확대됐다. LF리조트도 최근 3년 동안 매년 3억 원 안팎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누적해왔다.
LF네트웍스는 2022년 LF디앤엘을 인적분할하면서 구본걸과 계열분리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보유하고 있던 LF 지분 전량을 LF디앤엘에 넘겼으며 2022년 7월부터 LF의 특수관계인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LF네트웍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17.5%를 보유한 구본걸이지만 실질적 경영은 구본순·구본진씨가 맡고 있다. 구본진씨는 LF네트웍스와 트라이본즈, 파스텔세상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구본걸은 동생들의 계열분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LF네트웍스가 안정적인 독자 경영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요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LF 관계자는 “LF네트웍스는 2022년 계열분리를 진행해 현재 지분 관계가 정리된 별도 회사”라고 밝혔다.
△LF디앤엘 앞세워 장남 승계 기반 확대
구본걸은 장남 구성모씨가 최대주주인 LF디앤엘을 통해 승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LF디앤엘은 2026년 4월 LF 주식 8만20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에 따라 LF 지분율은 13.85%에서 14.13%로 높아졌다. 구본걸이 보유한 지분 19.11%에 이어 LF의 2대 주주다.
구성모씨는 LF디앤엘 지분 91.58%를 보유하고 있다. 구성모씨가 직접 보유한 LF 지분도 2026년 4월3일 기준 2.06%에 이른다.
LF디앤엘은 2022년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당시 LF네트웍스가 보유하던 LF 지분 6.18%를 넘겨받았으며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꾸준히 높였다.
구본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비앤라이프’도 LF 지분을 늘리고 있다. 비앤라이프의 LF 지분율은 2025년 4분기 1.84%에서 2026년 1분기 2.65%로 상승했다.
구본걸이 직접 보유한 지분과 비앤라이프 보유 지분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구성모씨에게 넘어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구성모씨는 LF디앤엘과 개인 지분을 통해 LF에 대한 직·간접 지분 기반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LF는 승계와 관련해 그외 확인된 내용은 없다.
회사는 관련 주식 취득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 ▲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이 2010년 11월19일 베이징 레전데일호텔에서 라푸마 그룹 필립 조파드 회장과 합작법인 라푸마 차이나를 설립하는 협약을 체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LF 대표이사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구본걸은 2021년 3월 LF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06년 11월 처음 대표이사에 오른 지 14년4개월 만이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이사회 의장을 맡아 LF의 장기 성장전략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LF는 기존 대표이사인
오규식 부회장과 함께
김상균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해 2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김상균 부사장은 2021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규식 부회장은 그룹의 전반적 경영전략과 자회사 관리를,
김상균 사장은 패션과 전자상거래사업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의 임기는 각각 2027년 3월과 2028년 3월까지다.
LF는 2021년 7월 최고경영자 후보를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 의장인 구본걸과 의장이 지명한 사내이사 및 미등기임원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다. LF의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 또는 관련 업계에서 임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외부 인사 가운데 후보를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 ‘아떼’ 출시 뷰티사업 진출
구본걸은 2019년 자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출시하며 뷰티사업에 진출했다.
LF는 앞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불리1803’의 국내 사업권과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그린랜드’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며 화장품 유통사업을 전개했다. 2018년에는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맨 스킨케어 룰429’를 출시했다.
이어 2019년 10월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선보였다. 아떼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로 립밤과 선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LF는 아떼 출시를 통해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뷰티사업을 확대했다. 패션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생활문화 영역으로 넓히려는 구본걸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반영됐다.
아떼는 이후 스킨케어와 바디케어, 뷰티 디바이스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24년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영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2026년 상반기 아떼의 해외 매출은 2025년 상반기보다 2.3배 증가했다.
다만 LF 전체에서 뷰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제도개선을 통한 책임경영 실현
LG패션은 2014년 상호를 LF로 변경하며 정체성을 다진 이후부터 투명경영을 위한 제도개선에 노력해 왔다.
2015년 동종업계 최초로 성과보상위원회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성과보상위원회는 주주총회에 상정될 이사 보수 한도와 주요 임원의 성과급 규모 등을 자체적으로 심의하고 직접 결정하는 등 책임경영의 토대를 쌓았다.
2021년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며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LF 내 여성임원 비율도 빠르게 확대했다.
2016년 전체 미등기 임원 가운데 5명에 불과했던 여성 임원 수는 2022년 말 기준 11명까지 늘어났다.
이에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9%에서 31%로 12%포인트 늘어났다. 국내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 5.2%(2021년 여성가족부 통계 기준)와 비교하면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경영 의사결정의 최고기구인 이사회 구성원에는 여성이사가 단 한 명도 없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ESG경영 강화와 자본시장법 개정 등의 여파로 이사회에 여성 등기이사를 채우고 있는 것과도 동떨어진 행보다.
LF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선제적으로 설치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며 “법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외이사 추가 선임과 여성 이사 관련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011년 3월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LG패션 본사에서 도나 카펜터 버튼 대표와 양사간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패션 > |
△인수합병 통한 사업 다각화, 생활문화기업 향해 발걸음
LF는 패션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식음료와 리빙, 화장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2010년대 들어 패션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패션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 생활문화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했다. 국내 패션시장 성장률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대에 머물렀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까지 떨어졌다.
구본걸은 앞서 라이프스타일 전문채널 동아TV와 패션 전문 온라인기업 트라이씨클 등을 인수했으며 2017년부터 인수합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F는 2017년 3월 제1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텔업과 관광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오락·문화·운동 관련 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후 외식과 화장품, 호텔 등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혔다.
2017년에만 6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으며 이 가운데 3건은 식품 관련 기업이었다.
LF는 주류업체 인덜지 지분 53%를 62억 원에 인수하고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 지분 100%를 300억 원대에 사들였다. 인덜지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등을 국내에 독점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다.
유럽 식자재 유통업체 구르메F&B코리아 지분 71.69%도 360억 원에 인수했다. 구르메F&B코리아는 치즈와 유제품, 캐비어, 푸아그라 등의 식품을 수입·판매하는 회사다.
LF는 2007년 LF푸드를 완전자회사로 설립하며 식품사업을 시작했다. 모노링크와 구르메F&B코리아 등의 인수는 식품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화장품사업도 추진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불리1803’ 매장을 운영하고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그린랜드’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LF의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판매했다.
2018년 9월에는 첫 자체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맨 스킨케어 룰429’를 출시했다. 2019년 10월에는 여성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선보였다.
2019년 3월에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부동산금융으로 확대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에르로르코리아를 인수했다.
2022년에는 110억 원을 출자해 벤처캐피털 LF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벤처투자업계에서 13년 이상 경력을 쌓은 조동건 전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대표를 맡았다.
△패션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
LF는 LG그룹에서 독립한 뒤 패션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다만 회사 매출은 2010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성장세가 주춤했다. 매출은 2013년 1조4860억 원, 2014년 1조4601억 원, 2015년 1조5710억 원 등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악성 재고가 늘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 이에 LF는 2012년부터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하고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썼다.
2016년에는 여성복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일꼬르소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했다.
부진했던 스포츠의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상반기 질스튜어트스포츠를 선보였다. 반면 2019년에는 오랫동안 효자 브랜드 역할을 했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국내 매장을 철수했다.
대신 닥스와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 주력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던스트와 챔피온, 더블플래그 등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브랜드에도 힘을 실었다.
2018년에는 서울 명동에 헤지스 플래그십 매장 ‘스페이스H’를 열었다. 스페이스H는 헤지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전용 제품을 판매하고 책과 커피, 작가 초청 행사 등을 함께 선보였다.
2019년에는 헤지스 출시 20주년을 맞아 브랜드의 아시아사업 확대와 재정비를 위해 김훈 디자이너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김훈 디자이너는 미국 뉴욕주립 패션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어반아웃피터스와 폴로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카를라거펠트 등의 브랜드 디자인에 참여했다. 헤지스에서는 남성복과 여성복, 골프, 액세서리, 아동복 등 5개 라인의 정체성을 통일하는 작업을 맡았다.
해외시장에도 꾸준히 진출했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빠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대도시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혀 2021년까지 약 470개 매장을 확보했다.
2013년에는 대만 먼신가먼트그룹과 계약을 맺고 현지 매장을 열었다. 2015년에는 중국 지아만과 헤지스키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7년에는 베트남에서 남성복과 여성복, 골프 라인을 선보였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에서 팝업 매장도 운영했다.
2021년에는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에 입점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도 헤지스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 ▲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 부사장(오른쪽)이 2005년 8월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본사에서 가을에 선보일 ‘마스터피스 제로’ 패턴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가진 후 정명훈 지휘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패션 > |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고 회사 이름 변경
LG패션은 2014년 4월 회사 이름을 LF로 변경했다. LF는 ‘Life in Future’의 약자다.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지 7년 만에 회사 이름에서도 LG를 뗐다. LG패션은 그때까지 매년 매출의 0.14%를 LG그룹에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했다.
회사 이름에서 ‘패션’을 뺀 데에는 패션기업을 넘어 고객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구본걸은 2006년 11월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LG상사 패션사업부문을 독립시키는 작업을 이끌었다.
LG패션은 2006년 11월 LG상사에서 분할돼 독립법인으로 출범했으며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마쳤다.
구본걸은 독립법인 출범에 맞춰 밀라노와 파리에 지사를 세우며 해외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2007년에는 헤지스를 중국에 진출시키며 해외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LG패션의 글로벌 성장 기반 마련
구본걸은 2004년 LG상사 패션·어패럴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으며 패션사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라푸마와 여성복 브랜드 모그를 새로 선보이고 헤지스를 육성하며 남성복에 치우쳐 있던 사업영역을 여성복과 아웃도어로 확대했다.
당시 LG패션은 중장년층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었다. 구본걸은 여성과 젊은층을 겨냥한 브랜드를 확대하며 고객 기반을 넓혔다.
새로 선보이거나 육성한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LG패션의 사업 경쟁력도 강화됐다. 구본걸이 패션사업을 맡은 2004년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2006년까지는 LG패션의 사업구조가 크게 변화한 시기로 꼽힌다.
△LF가 걸어온 길
LF는 1974년 출범한 반도상사(옛 락희산업)의 패션사업부(반도패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반도패션은 일본 도쿄스타일과 기술제휴를 맺은 뒤 1975년부터 신사복과 액세서리, 캐주얼 패션을 내놨다.
1980년대에는 조다쉬, 닥스 등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운영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타운젠트와 티피코시 등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반도상사는 회사 이름을 1984년 럭키금성상사로 바꿨다가 1995년 LG상사로 다시 바꿨다.
이에 따라 반도패션은 1995년 LG반도패션, 1996년 LG패션으로 바뀌었다.
LG상사 패션부문은 2006년 지분교환 등을 통해 LG상사에서 인적분할됐다.
201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돼 LF로 이름을 변경했다.
LF의 지분구조를 보면 2025년 3월31일 기준 구본걸 등 특수관계인이 56.54%를 쥐고 있다. 최대 주주는 구본걸(19.11%)이다. 주요 주주로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8.55%), 구본진 전 LF 부회장(5.84%) 등이 있다. 2대 주주는 계열사 고려디앤엘(12.92%)이다.
모두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후손이다.
자회사로는 LF푸드, LF패션(유통회사), LF코프, 라푸마코리아, 코람코자산신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