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사장은 그동안 SPC그룹의 외식사업을 맡아 키워오는데 주력했다. 그가 한국에 도입해 대대적으로 주목을 받은 대표적 브랜드는 바로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다.
허 사장이 한국에 쉐이크쉑을 선보인 시기는 2016년 7월이다. 하지만 그는 이보다 5년 전인 2011년부터 쉐이크쉑의 한국 도입을 추진했을 정도로 외식 사업에 열의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허 사장이 5년을 준비한 쉐이크쉑은 도입 초창기부터 '오픈런' 돌풍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17년 2월에는 쉐이크쉑 창업자 대니 마이어 유니온스퀘어호스피탈리티그룹 회장이 직접 쉐이크쉑 청담점을 방문하기도 했다.
쉐이크쉑 이후 고급 수제버거 브랜드가 늘어난 것이 쉐이크쉑의 성공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2022년에는 14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충격을 준 고든램지버거가 문을 열었다. 비에이치씨(BHC)의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슈퍼두퍼를,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를 한국에 들여온 것도 쉐이크쉑 후광 효과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 허희수 SPC그룹 사장(사진)이 미국의 유명 멕시코 요리 프랜차이즈 '치폴레멕시칸그릴'을 한국에 들여온다. <연합뉴스>
다만 허 사장이 모든 사업을 성공시킨 것은 아니다. 허 사장이 성공시켜 온 브랜드들은 최근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쉐이크쉑은 2023년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지금은 상미당홀딩스로 회사 이름을 바꾼 파리크라상이 쉐이크쉑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2023년 12월 쉐이크쉑 사업부가 독립하며 신설 법인인 빅바이트컴퍼니가 사업을 전담하게 됐다.
하지만 독립 이후 빅바이트컴퍼니의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빅바이트컴퍼니는 독립 직후인 2023년 영업이익 3200만 원, 순이익 4300만 원을 거뒀으나 2024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빅바이트컴퍼니는 2024년 19억4천만 원, 2025년 44억2천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2024년 14억7천만 원, 2025년 34억6천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치폴레의 한국 진출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에 들여오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에 불신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오는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치폴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은 싸고 양은 많은데 맛까지 보장된다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가격을 올리고 양을 줄일까봐 걱정된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타코는 물론 파스타, 피자, 라멘, 규동(일본식 소고기 덮밥) 모두 해외에서는 값싸고 양 많은 서민 음식"이라며 "한국에만 오면 몇 배로 가격이 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치폴레의 한국 진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물론 치폴레의 한국 진출에 부정적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치폴레뿐 아니라 대표적 멕시칸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타코벨이 한국에서 사업 확대를 시도하는 것을 놓고 점차 한국의 멕시칸 외식 시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도 나온다.
타코벨은 1991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에 진출했지만 모두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케이에프씨코리아(KFC)가 타코벨 운영사인 염브랜즈(Yum! Brands)와 협업해 한국에서 타코벨을 운영하고 있다.
치폴레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첫 게시물에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가 좋아요를 누른 것 역시 이와 같은 시장 상황에 반전을 기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SPC그룹 관계자는 "SPC그룹이 쉐이크쉑을 들여오며 고급 수제버거 시장을 개척했던 것처럼 소비자들이 치폴레를 통해 멕시코 음식에 익숙해진다면 시장과 소비자층이 동시에 넓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씩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