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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오픈AI 상대 패소로 상장 길만 터줘, 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이중 견제' 실패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5-19 15: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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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오픈AI 상대 패소로 상장 길만 터줘, 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이중 견제' 실패
▲ 왼쪽 손으로 입을 가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가 4월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연방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챗GPT 개발 및 운영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에서 패소해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위한 견제가 사실상 무산됐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 기업 xAI와 합병한 스페이스X의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오픈AI 또한 이번 승소로 상장 절차에 탄력을 받게 됐다. 거대 기술기업의 잇단 증시 진입에 투자자로서는 계산이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 일론 머스크, 오픈AI와 소송에서 사실상 완패

18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오클랜드지원의 배심원단 9명은 머스크에게 만장일치로 패소 평결을 내렸다. 

법원은 머스크 측이 법으로 정해진 소송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머스크가 이번 오픈AI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주장한 ‘공익신탁 의무 위반’과 ‘부당이득’은 원고가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각각 3년과 2년이라는 소송 제기 시한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를 넘겼다는 것이다.   

앞서 일론 머스크는 2024년 8월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 및 지배구조 개편을 겨냥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그레그 브로크먼 사장 등을 상대로 소송전을 시작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 법인에서 거둔 이익을 비영리 모회사에 반환하고 브로크먼과 올트먼의 사임을 요구했다.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머스크는 비영리로 운영한다는 약속에 따라 오픈AI에 2015~2016년 모두 3800만 달러(약 572억 원)를 출연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에서 사임했다.

그 뒤 머스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그렉 브록 사장 등이 비영리 운영 약속을 어기고 영리 기업으로 전환해 자신이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는데 패소한 것이다. 

일단 일론 머스크는 판결 이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판사와 배심원단은 사건의 본질이 아닌 기술적 절차상 문제만 판결을 내렸다”며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썼다.  

기업소송 전문가인 앤드류 스톨트만 변호사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소송시효 때문에 패소하다니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에게는 엄청난 굴욕이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오픈AI 상대 패소로 상장 길만 터줘, 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이중 견제' 실패
▲ 일론 머스크와 오픈AI 주요 사건 일지. <그래픽 챗GPT로 제작>

◆ 오픈AI 상장 기대감 커져, 샘 올트먼 오랜 상장 목표 실현 가능성 높아져

이번 판결은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법률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오픈AI의 지배구조와 비영리 조직 문제를 상장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아 왔는데 이번 재판 결과로 관련 리스크가 상당 부분 정리됐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올해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자체 플랫폼 사업 등에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오픈AI에게 드리웠던 상장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도 오픈AI 상장 가능성에 대체로 긍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다 챗GPT를 중심으로 한 AI 서비스 영향력이 이미 글로벌 플랫폼 가운데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은 ”오픈AI는 기업공개를 통해 1조 달러(약 1505조 원)의 기업 가치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라봤다. 
일론 머스크 오픈AI 상대 패소로 상장 길만 터줘, 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이중 견제' 실패
▲ 물병을 손에 든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법원 건물 복도에서 창문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자금 조달 경쟁에선 스페이스X 우세 전망, 오픈AI는 투자 재원 확보가 과제

미국 증권가에서는 머스크의 소송 제기가 미국 증시 최대 규모 상장 후보로 꼽히는 오픈AI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도 짙다고 바라본다. 

올해 상장 후보군 가운데 ‘최대어’로 역시 평가받는 스페이스X 역시 오는 6월12일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해 두 회사가 차세대 성장주를 향한 투자금 확보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블록버스터급 대어로 평가받는 스페이스X가 올해 기업공개 시장의 ‘산소(자금)’를 모두 빨아들일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이 그늘에 가려지고 말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 보도를 보면 오픈AI는 이르면 올해 4분기에 상장을 추진해 일정상 먼저 상장하는 스페이스X가 앞서 투자금을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를 향한 일론 머스크의 ‘견제구’가 막히면서 투자자로서는 스페이스X와 오픈AI라는 투자 선택지를 두고 고민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애초 일론 머스크는 오픈AI를 인공지능 시장에서 견제하기 위해 소송을 걸었다는 관측이 있었다. 

머스크가 2023년 7월에 설립한 인공지능 기업 xAI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그록을 개발해 운영한다. xAI는 올해 2월 스페이스X에 합병됐다.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빨아들인 투자금이 xAI에도 흘러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모델 경쟁력이 커질 여지가 있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록은 챗GPT와 달리 이용자 성장 속도가 최근 들어 둔화하고 있었다.

분석업체 앱매직은 그록의 지난 4월 다운로드 수가 지난 1월보다 1170만 건 이상 밑도는 830만 건에 그쳤다고 집계했다. 

유럽매체 도이체벨레는 오픈AI의 입장문을 인용해 “xAI와 그록을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는 사소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결국 소송으로 오픈AI 상장 흥행 가능성만 높여준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통한 우주 사업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현지시각으로 오는 20일 오후 6시30분에 우주발사체 스타십 V3의 12번째 시험 비행을 진행한다. 

스페이스X는 이미 발사 서비스와 위성 인터넷 사업 등 실질적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한 우주항공 산업은 인공지능 못지않은 고성장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재무 자문사 블루셔츠그룹의 마크 로버츠 파트너는 투자전문지 배런스를 통해 “스페이스X는 대형 펀드 매니저 사이에서 필수 투자 종목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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