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6-02-27 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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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하는 고부가제품(스페셜티) 중심의 사업체질 개선 전략에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에 따라 정부가 강력한 지원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새 먹거리 육성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NCC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서 LG화학의 기업가치 상승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LG화학은 주가는 전날보다 6.54% 오른 4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 주가는 올해 들어 30만 원 초반대에서 움직이다가 2월 하순 들어서며 가파르게 상승하며 40만 원 돌파까지 성공했다.
LG화학 주가에 힘이 붙는 주요 원인으로는 산업통상부가 지난 25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NCC 사업재편 최종안을 승인한 데 따른 영향이 꼽힌다.
산업부는 롯데케미칼의 연간 생산량 110만 톤 규모의 NCC를 폐쇄하는 결정에 2조1천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더해 세제, 인허가 합리화 등 지원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 1호 NCC 사업재편 최종안이 도출된 만큼 LG화학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의 NCC 감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현재 여수산업단지 내 NCC를 놓고 GS칼텍스와 사업재편 최종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종안이 마련되면 LG화학이 감축할 NCC 생산 규모는 여수 1공장의 12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 역시 NCC 사업재편 최종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하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축될 NCC 생산 규모와 업계 이해관계가 복잡한 여수산업단지의 상황과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LG화학 역시 산업부로부터 롯데케미칼과 비슷한 수준의 대규모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5일 석유화학업계의 NCC 사업재편을 놓고 “이번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은 모든 산단의 프로젝트가 성사돼야 성공할 수 있는 만큼 후속 프로젝트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 LG화학 주가는 27일 직전 거래일 대비 6.54% 오른 4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동춘 사장은 NCC 사업재편을 통한 범용 제품의 비중 축소에 더해 스페셜티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대표적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양극재에 더해 반도체 공정용 세정제, 전기차용 고성능 합성고무 등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새로운 먹거리 육성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도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으로 읽힌다.
LG화학은 현재 79.4%에 이르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앞으로 5년 동안 70%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분 처분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은 미래 먹거리 확보 등을 위해 주로 투자되고 10%가량은 주주환원에 쓰기로 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9.4%를 처분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도 9조 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선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처분을 통한 투자 재원 확대에 힘이 붙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3차 개정까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실질적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LG화학이 올초 제시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로드맵의 실행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담은 주주 제안을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LG화학 이사회에 최근 제출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매각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운데 일부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라고 요구한 만큼 LG화학으로선 새 사업 전환을 위한 지분 매각 작업에 이전보다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실적컨퍼런스콜을 통해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사업부문별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면서 올해를 고부가 산업구조의 전환 기반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동춘 사장은 올해 들어 여수와 청주, 대산공장 현장을 잇달아 돌며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점검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이라며 "2∼3년 시황이 다소 좋아지더라도 10년, 20년 후에도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