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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가 미국 제철 호황기 앞당겨, 현대제철 현지 투자 성과는 '하세월'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2-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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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가 미국 제철 호황기 앞당겨, 현대제철 현지 투자 성과는 '하세월'
▲ 누코어가 미국 아칸소주 블라이스빌에 둔 철강 공장에서 2025년 3월28일 기계가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고 설비 구축을 장려해 자국 제철업계에 ‘호황’을 앞당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이런 트럼프 정책에 맞춰 미국에 제철소를 신설하기로 결정하고 자금 조달을 시작했는데 투자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해 사업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닛케이아시아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철강 업계는 트럼프 정책으로 때이른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세계철강협회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조강 생산량이 2024년보다 3.1% 증가한 8200만 톤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조강 생산량은 2023~2024년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지난해 미국 조강 생산량은 일본을 추월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올랐다.

이를 놓고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품목관세를 부과한 뒤 6월 50%로 관세율을 인상했다. 

또한 철강을 주 소재로 하는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 생산 설비를 미국에 적극 유치해 수요를 키웠다. 

이에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현지 투자가 늘면서 생산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업체 스틸벤치마커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제조업에 쓰는 열연강판 코일 가격은 올해 1월12일 기준 톤당 983달러(약 140만 원)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북미 철강기업 누코어의 레온 토팔리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27일 콘퍼런스콜에서 “관세로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이 줄었다”며 “올해는 누코어에 매우 견실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미국 철강 시장에 높은 수요와 수익성을 기대하고 투자가 몰렸다. 

일본제철은 2025년 6월 US스틸 인수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미국에 110억 달러(약 15조6천억 원)를 현지 제철소에 추가 투자해 철강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철근 생산업체 하이바도 아칸소주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제철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 제철소 건설도 추진한다.  
 
트럼프 관세가 미국 제철 호황기 앞당겨, 현대제철 현지 투자 성과는 '하세월'
▲ 현대제철이 2025년 12월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연 수소박람회(WHE)에 전시한 루이지애나 제철소 모형. <현대제철 유튜브 영상 갈무리>
트럼프 정책에 맞춰 미국 업체를 인수하고 자체 제철소를 발빠르게 건립한 업체는 당분간 호황을 누릴 공산이 크다.  

미 하원 철강협의회 의장인 릭 크로퍼드 의원은 26일 현지매체 TB&P에 “트럼프 관세 이전까지 미국은 철강 생산 능력을 외국에 뺏겼다”며 “지금은 철강 산업이 흥미롭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에 추진하는 제철소가 2029년에나 완공될 예정이라 언제 투자 성과를 거둘지를 놓고 물음표가 붙는다.

미국 제철소를 가동하기 전까지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발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증권사 SMBC닛코의 야마구치 아츠시 분석가는 “올해부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등 철강 산업의 수익 환경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은 연산 270만 톤 규모의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를 올해 착공해 2029년 상업 가동할 목표를 두고 있다. 

여기서 생산할 철강을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및 포드와 GM 등 현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9억 달러(약 4조1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지난 1월27일 공시했다. 

또한 현대제철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대폭 줄이는 직접환원철(DRI) 제조 설비도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내 경쟁사 투자가 이어지고 철강 공급이 늘면 상대적으로 늦은 가동 시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직접 제철소를 짓는 현대제철과 달리 미국 전기로 제철업체인 스틸다이내믹스와 호주 에너지 기업 SGH가 철강사 블루스코프의 북미 사업부문 인수에 나섰다. 

블루스코프는 자동차와 건설용 철강 제품에 강점을 보이는 곳이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저탄소 제철 기술 도입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지만 성과를 낼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면서 이 사이에 경쟁사가 수요 증가분을 선점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과 국내 수요로 미국 철강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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