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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절친' 한화 김동관과 경쟁구도 주목, 한-미 조선협력서 사업기회 잡으려 동분서주 [2025년]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7-2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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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정기선은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다.

해운업계의 친환경 변혁에 대응해 탈탄소 선박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1982년 5월3일 서울에서 정몽준 현대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2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 대일외국어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을 갔다가 돌아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했다.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해 재무부문장과 조선해양영업총괄부문장을 거쳐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에 이어 HD현대 대표이사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도 맡았다.

오너3세 경영자로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에 오르면서 경영행보에 대해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Vice Chairman and CEO of HD Hyundai and HD Korea Shipbuilding & Offshore Engineering
Chung Ki-sun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2025년 7월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함정기술연구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HD현대 >
△글로벌 조선발주 ‘가뭄’에도 2025년 HD한국조선해양 순항
2025년 글로벌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에도 정기선이 이끄는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도 1~6월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총 193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이상(54%) 감소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의 2025년 연간 상선 수주목표는 146억 달러다. HD현대중공업이 63억 달러, HD현대미포가 38억 달러, HD현대삼호가 45억 달러로 목표선을 잡았다.

상반기 각사의 상선 수주실적을 보면 HD현대중공업 51억3600만 달러(연간 목표 달성률 81.5%), HD현대삼호 30억5600만 달러(67.9%), HD현대미포 19억1800만 달러(50.5%) 등 3사 합산 상선 수주금액은 101억1천만 달러로 연간 목표 달성률의 69.2%를 채웠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경우 1월 25억8400만 달러, 6월 17억6600만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각각 체결하면서 수주규모를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연간수주목표를 2024년 목표보다 16% 늘려 설정하는 등 수주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의 2025년 수주목표와 관련해 “2024년 보수적으로 제시한 수주액 목표를 큰 폭으로 초과 달성했는데, 과거 수주액 목표를 높이 잡았다가 달성하지 못해 실망을 안겨주는 패턴을 끊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LNG 수출 프로젝트 승인이 내려지면서 2025년 하반기에는 미국발 LNG운반선 발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추진 중인 미국 LNG수출 프로젝트 계획을 종합하면 2028년 31척, 2029년 84척의 LNG운반선이 필요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계 호황국면에서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시작되며 실적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7717억 원, 영업이익 8592억 원, 순이익 611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436.3%, 순이익은 216.4% 각각 늘어난 것으로, 8개 분기 연속흑자를 달성했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 생산성 향상과 건조 물량 증가,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으로 성장을 지속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가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가운데, HD현대미포도 흑자를 냈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198억 원, 영업이익 4354억 원, 순이익 2851억 원의 실적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27.9%, 영업이익은 1793.0%, 순이익은 847.2% 각각 성장했다.

HD현대미포의 경우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838억 원, 영업이익 685억 원, 순이익 517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18.3% 늘고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은 무려 2361.9% 증가했다.

HD현대삼호는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664억 원, 영업이익 3659억 원, 순이익 2714억 원의 성적을 거뒀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96.3%, 순이익은 46.1% 각각 늘었다.

2024년 7월 인수한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은 2025년 1분기 매출 830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 순이익 139억 원의 실적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35.3%, 영업이익은 64.4%, 순이익은 106.7% 각각 증가했다.

태양광사업을 하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853억 원, 영업손실 30억 원, 순손실 11억 원을 각각 거뒀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12.6%, 영업손실은 78.7%, 순손실은 94.4% 각각 줄었다.

이밖에 기타사업 연결조정 결과, 매출 9211억 원, 영업이익 4324억 원이 빠졌다.

사업 부문별로, 조선 부문과 선박엔진 부문의 매출·영업이익이 대폭 성장했으며 해양플랜트 부문도 흑자전환했다.

조선 부문은 매출 5조8451억 원, 영업이익 7814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각각 21.6%, 207.2% 늘었다.

엔진기계 부문은 매출 6672억 원, 영업이익 154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8.7%, 103.3% 증가했다.

회사 측은 “조선 부문은 생사성 향상에 따른 고선가 선박의 매출이 조기 반영됐다”며 “엔진 부문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이중연료 엔진 비중 확대로 엔진 가격이 상승하고 인도 물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매출 1613억 원, 영업이익 66억 원을 기록했다. 1년전 보다 매출이 43.8% 늘고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디지털·친환경 기술 고도화, 스마트 조선소 구축, 자율운항 및 소형모듈원전(SMR), 전동화 기술 개발 등으로 미래 선박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이어가 수익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HD현대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계열사별 엇갈린 실적, 조선·전력기기 '웃고' 에너지·건설기계 '울고'
HD현대그룹은 2024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사업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HD현대는 2024년 연결기준 누적 매출 67조7656억 원, 영업이익 2조9832억 원, 순이익 1조9302억 원을 거뒀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25.8%, 순이익은 145.6% 각각 늘어난 것이다.

조선, 전력기기 등 사업 계열사들은 연중 내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 반면 정유·화학, 건설기계 등의 사업부문은 대체로 부진했다.

조선업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25조5386억 원, 영업이익 1조4341억 원, 순이익을 각각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408.0% 각각 증가했다.

조선업 호황기에 수주했던 고가의 선박들이 건조에 들어가고, 발목을 잡았던 인력부족 문제도 외국인 노동자 취업 확대로 해결을 보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HD현대삼호가 여전히 두 자릿수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수익성을 점차 끌어올리며 조선사업을 이끌었다. HD현대미포도 연간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힘을 보탰다.

전력기기 제조사업을 하는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망 확충에 따른 전력기기 산업 호황국면에 올라타며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3조3223억 원, 영업이익 6690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22.9%, 영업이익은 112.2% 각각 성장했다.

2024년 내내 호실적을 냈던 조선, 전력기기 사업은 2025년에도 호황국면을 이어가면서 수익성 개선 싸이클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반면 정유·석유화학, 건설기계 분야 계열사는 2024년 수익성 하락으로 신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 연결기준 30조4686억 원, 영업이익 2580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8.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2% 줄었다.

상반기까지는 비교적 견고한 실적을 보였지만 3분기에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하락하면서 정유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사업도 정제마진 약세로 3분기에 적자를 냈다.

건설기계 사업 계열사들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건설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4조1142억 원, 영업이익 1842억 원을 거뒀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56.0% 쪼그라들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3조4381억 원, 영업이익 1904억 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2023년 대비 매출은 10.10%, 영업이익은 25.97% 줄었다.

△미국의 조선업 협력 ‘러브콜’에 동분서주
정기선은 미국의 조선산업 부활 정책에 맞춰 미국의 주요 고위인사, 조선·해양 전문가 등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조선산업은 2차대전 이후 지속적으로 쇠퇴해 상선 건조 역량이 크게 뒤쳐진 상황이다.

안보전문가들은 중국과의 해양패권 경쟁에 대비해 미국이 선박건조 능력을 다시 확보해야하고 이를 위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조선산업 역량을 활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기선은 2025년 6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은 2024년 7월 미국 현지에서 ‘HD현대-서울대학교-미시간대학교’ 3자간 체결한 ‘한·미 조선산업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협력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격으로 마련된 행사였다.

이날 포럼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모여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한 자리였다.

정기선은 포럼 개회사에서 “이번 협력은 단순한 인적 교류를 넘어 한·미 양국이 조선·해양 분야 기술과 비전을 공유하는, 진정한 해양 동맹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양국 조선산업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HD현대그룹의 미국 조선산업 진출은 현지 조선소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현지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2025년 6월19일 HD현대는 미국의 조선사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와 ’미국 상선건조를 위한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는 미국에서 상선 건조를 위한 야드 5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양지원선박(OSV) 300척을 건조·운용하고 있다.

양측은 2028년까지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의 조선소에서 중형 컨테이너선을 공동으로 건조한다.

HD현대그룹은 선박 설계, 기자재 구매대행, 건조기술 지원, 선박블록 제작 공급 등을 맡는다. 향후 협력범위는 항만크레인으로도 넓힌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수선(함정) 분야에서는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 방산 기자재업체 ‘페어뱅크스모스디펜스’ 등과 2025년 4월 협약을 맺었다.

헌팅턴잉걸스는 미시시피주에 미국 최대 수상함정 조선소인 잉걸스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지스 구축함, 대형 상륙함, 대형 경비함을 전문으로 건조한다.

HD현대그룹과 헌팅턴잉걸스는 각 사가 보유한 함정 건조 분야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해 선박 건조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키로 했다.

디지털 조선소 구축을 위한 공정 자동화와 로봇, 인공지능(AI) 도입을 비롯해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도 함께 추진한다. 향후 공동 투자를 위한 협력도 검토하기로 했다.

페어뱅크스모스디펜스와는 미국 현지 공급망 협력에 나선다.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2025년 6월24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HD현대 >
△수소 가치사슬 구축 비전 ‘수소드림 2030’ 반환점 돌아
정기선은 수소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각 계열사별 가치사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정기선은 2021년 3월 태스크포스(TF)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수소 사업의 청사진을 그려왔다. 친환경·무탄소 연료인 수소가 조선·에너지·전력기기·건설 기계 등 HD현대그룹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핵심 열쇠라고 바라봤다.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은 2021년 3월25일 발표된 미래성장 계획 ‘수소 드림(Dream) 2030’에 따라 각자의 사업 영역과 연계한 수소 가치사슬 구축에 힘을 주고 있다.

2030년을 목표로 한 수소 드림 2030은 2025년 기준 계열사 별 성과에 차이가 나고 있다.

‘액화수소운반선’, ‘그린수소 해양플랜트’, ‘수소 연료전지’, '수소 고압저장탱크' 등 수소의 저장·운송 분야 역할을 맡은 조선·해양 부문, ‘수소 엔진’ 등 건설기계 부문은 수소 사업 비전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등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반면 ‘블루수소 생산’, ‘수소 충전소’ 등의 생산과 유통 역할을 맡은 그룹 에너지 사업부문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수소 운송(액화수소 운반선), 생산(그린수소 해양플랜트), 활용(수소 연료전지발전) 등의 영역에서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은 2030년 완료가 목표다. 이를 위해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 한국 해운사 현대글로비스, 일본 해운사 MOL 등과 2024년 2월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개발 상황을 보면 2024년 12월 노르웨이선급으로부터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 제작을 위한 용접절차’를, 2025년 1월 주요 선급사 4곳으로부터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단열 기술에 기본승인’을 받는 등 액화수소 화물창 관련 기술 등을 개발했다.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박, 수소 연료전지 발전기 등을 개발하기 위한 수소 연료전지 사업도 2024년 하반기부터 속도가 붙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400억 원을 출자해 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는 계열사 HD하이드로젠을 2024년 8월 설립했다. HD하이드로젠은 설립 직후 1065억 원을 핀란드 연료전지·수전해전지 기술기업 컨비온을 인수했다.

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해양플랜트 사업은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이 2025년 동해 부유식 풍력단지에서 수전해 기술을 이용한 100메가와트(MW)급 그린수소 해상플랜트 실증을 진행한다.

건설기계 부문 HD현대인프라코어도 수소를 연료로 삼는 건설장비와 발전용 엔진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6년 초부터 트럭용 수소엔진을 양산해 타타대우모빌리티에 공급하고 있다. 이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2027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아모지, SK이노베이션 등과 손잡고 암모니아를 분해해 생산한 청정수소를 사용하는 22리터급 수소엔진발전 시스템도 2027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1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은 2026년 양산 계획을 잡았다.

수소를 직접 태워 동력을 생산하는 수소 엔진은 다른 차세대 동력원인 전기 배터리, 수소 연료전지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고 출력도 높다.

하지만 HD현대오일뱅크가 추진하는 블루수소 생산, 수소 충전소 사업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2월 기준 회사가 구축한 수소 충전소 수는 15곳으로 파악됐다. 2030년 목표인 180여 개의 10% 미만이다. 회사 측은 수소차 수요 확대 속도에 맞춰 충전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루수소(생산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한 수소) 생산은 아직 시장 개화 전이라 사업 투자 시기를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2021년 6월 충남 서산시 대산읍 일대에 연간 2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지만, 현재 블루수소를 생산하진 않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생산된 블루수소는 HD현대E&F가 2025년 시운전, 2026년 3월 상업 가동하는 천연가스-블루수소 발전소에 공급돼야 한다. 하지만 블루수소 투입은 앞으로 수소 경제성을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연구그룹 ‘하이드로젠 에너지’를 운영하면서 수소연료전지·수전해전지용 분리막·전해질막 제조 기술, 암모니아 개질 촉매 개발 등을 연구 중이다.

정기선은 202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 참석해 “해상에서 육상까지 전 지구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미래를 위한 탈(脫)탄소 글로벌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기선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와 함께 추진하는 ‘수소 프로젝트’도 직접 챙기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21년 3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이 협약을 통해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는 친환경 수소, 암모니아 등을 활용하는 협력모델을 구체화하면서 공동 연구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와 협력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선점 시도
정기선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선점을 위해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와 전략적 협력을 구축했다.

정기선은 2025년 3월 미국 현지에서 열린 HD현대와 테라파워 간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협약식에는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가 직접 참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 게이츠는 2006년 테라파워를 설립했다.

두 회사는 협약에 따라 HD현대의 생산기술력과 테라파워의 첨단 SMR 기술을 결합해 나트륨 원자로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상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6억5천만 달러(약 9천억 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 HD현대의 이름을 올렸다. 정확한 투자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HD현대는 2024년 12월20일 테라파워로부터 나트리움에 탑재할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사업 수주에 이어서 테라파워 직접 투자에도 나선 것이다.

HD현대는 2022년 HD한국조선해양을 통해 테라파워에 3천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425억 원)를 투자했다.

계열사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2월부터 테라파워와 차세대 SMR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SMR은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원으로 HD현대그룹은 선박 추진체계에 SMR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5년 2월 미국 휴스턴 ‘아시아 소사이어티 텍사스 센터’에서 열린 ‘휴스턴 해양 원자력 서밋(New Nuclear for Maritime Houston Summit)’에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그린에너지연구랩 부문장 상무는 “원자력 추진선 상용화에 필요한 국제 규정 마련을 위해 주요 선급뿐만 아니라 국제 규제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며, “육상용 SMR 원자로 제작 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해상 원자력 사업 모델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선급(ABS)으로부터 SMR 기술을 적용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설계모델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2025년 5월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제이슨 그리미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HD현대 >
△HD현대그룹, '기회의 땅' 사우디에 공들여
정기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HD현대그룹의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며 사업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정기선은 2025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파이살 알 이브라힘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과 회동했다.

다보스 첫날부터 알 이브라힘 장관와 만나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해양 분야의 지속가능성과 사우디 비전 2030 달성과 관련 협력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앞서 2024년도 다보스포럼에서는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회동하는 등 다보스포럼에서 사우디 측 고위인사와의 민남을 지속하고 있다.

정기선은 2023년 12월13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알코라이예프 장관과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H.H. Sultan Bin Khalid Al Saud) 사우디 산업개발기금(SIDF)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합작조선소, 엔진합작사를 비롯해 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 등 HD현대가 사우디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반의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사우디 비전 2030’ 관련 협력 확대 방안에 관한 의견도 주고받았다.

정기선은 “HD현대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기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조선사업뿐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동시에 앞으로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보다 약 두달 앞서 정기선은 2023년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다.

당시 HD현대의 전력기기 자회사 HD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아라비아 송·변전 건설 전문기업 알지하즈와 670억 원 규모의 380kV 고압차단기, 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정유부문 자회사 HD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와 ‘블루암모니아 개발·보급 협력 및 탄소포집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기선은 2022년 11월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만나 합작조선소, 엔진합작사 등 협력사업의 진척상황과 일정을 점검하고 향후 진행할 미래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등 사업 협력과 관련한 환담을 나눴다.

정기선은 며칠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20대 그룹 총수 7명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났다. 이날 차담회의 주요 의제는 ‘네옴시티’였다.

정기선은 차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오랫동안 같이 여러 사업을 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사업을 같이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HD현대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현지 조선소 건립, 수소생태계 구축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정기선은 2021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이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과정을 직접 챙겼다.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와 아람코는 이 협약을 통해 친환경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신사업의 협력모델을 만들고 관련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블루수소 생산, 수소충전소 구축, 가스운반선·암모니아운반선·암모니아추진선 개발에 협력한다.

정기선은 2015년부터 아람코 조선소 프로젝트를 통해 아람코와 관계를 다져왔다. 아람코 조선소 프로젝트는 아람코와 손잡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선소를 짓는 사업으로 정기선이 주도하는 첫 해외사업이었다.

정기선은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에 직접 서명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아람코 프로젝트는 정기선 총괄부문장이 더 잘 안다”고 말하며 양해각서 체결의 공이 정기선에게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기선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조선소를 세우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겼다.

2018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는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라는 이름으로 일부 공사를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 지분은 아람코가 50.1%, 람프렐이 20%, 바흐리가 19.9%, 현대중공업이 10% 정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9월 IMI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설계기술 판매계약을 맺었다.

이어 2022년 3월 IMI와 파트너십 연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협력 범위를 일반 상선 건조에서 군함 건조로 넓혔다. 현대중공업은 IMI와 군함 건조 외에 군함 연구개발(R&D)과 군함용 엔진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HD현대그룹과 아람코의 협력관계는 핵심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의 지분 매각으로 더 굳건해졌다.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19년 12월17일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주식 4166만4012주(17%)를 1조3749억1239만6천 원(1주당 3만3천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한편 아민 알 나세르 전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정기선을 두고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일가의 DNA에서 온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의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항구 건설사업을 수주한 뒤 모든 기자재를 배에 싣고 1만2천km를 항해해 운반하면서도 사고나 기한 지연 없이 항구 건설을 마쳤고 이는 사우디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HD현대그룹 상장계열사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개
HD현대그룹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2024년 12월 기준 HD현대그룹 상장 계열사 10곳 가운데 8곳이 밸류업 공시를 내놓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자기자본이익률 향상을 비롯 배당 강화,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상승, 주주소통 확대 등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지주회사 HD현대는 2024년 12월16일 2024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 8~10% 달성, 별도기준 배당성향 70% 이상,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87% 달성 등이 포함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12월13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별도기준 주주환원율 30% 이상, 2027년 연결기준 매출 34조 원, 자기자본이익률 12% 이상, 배당기준일 변경, 자사주 매입·소각, 지배구조 핵심지표 93% 달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각 사업 부문별로 미래전략을 밝혔다.

상선 부문에서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친환경 선박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디지털 선박기술을 선도하며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나선다.

특수선 사업은 차세대 함정 기술을 선도하고 북미,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 주요 사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엔진 부문은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엔진 등 계열사별 전문화된 생산체계를 확립하고 LNG에 이어 암모니아, 수소등 친환경 엔진 생산 비중을 확대키로 했다.

해양 에너지 부문은 핵심 공정 수익성 강화에 힘쓰고 고수익 프로젝트 위주 영업을 펼치는 한편, 소형모듈원전,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신사업을 본격화한다.

2024년 12월17일 발표된 HD현대일렉트릭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선 별도기준 배당성향 30%, 2027년 자기자본수익률 28%, 2027년 연결기준 매출 4조5800억 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외 HD현대건설기계는 자기자본이익률 12% 이상, 2029년 매출 6조 원·영업이익률 10%, 주주환원율 30% 이상, 지배구조 핵심지표 90% 이상 달성 등을 제시했고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9년 매출 7조 원 영업이익율 1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 15%, 주주환원율 30% 이상, 매출 4~5% 연구개발에 지출, 지배구조 핵심지표 90% 이상 달성 등의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내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2028년까지 연 평균 매출 성장률 20%, 2028년 자기자본이익률 30%, 배당성향 50~70%·1주당 배당금 3천원 이상, 지배구조 핵심지표 90% 이상 달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신사업으로 바이오 분야 진출
정기선이 본격적으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뒤 추진한 신사업 중에서는 ‘바이오’ 사업이 단연 눈에 띈다.

수소, SMR 등의 신사업은 기존 그룹의 사업들과 연관성이 있고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반면 바이오 분야는 HD현대그룹의 기존 사업들과 다소 이질적으로 여겨진다.

HD현대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는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 AMC사이언스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11월 270억 원을 자본금으로 출자해 완전자회사 AMC사이언스를 신규 설립했다. HD현대그룹의 공익재단인 ‘아산사회복지재단’도 같은해 12월9일 AMC사이언스의 유상증자에 50억 원을 투입했다.

AMC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의료사업 아산메디컬센터(Asan Medical Center)의 영문 이니셜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는 부지홍 HD현대미래파트너스 대표가 맡았다. 셀트리온, 보스턴컨설팅그룹, 차병원그룹, 한국아이엠에스헬스, 한국아이큐비아 등을 거치며 바이오 분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AMC사이언스의 주요 사업은 ‘의학·약학 연구개발업’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는 2020년 미래위원회를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선점,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투자해왔다”며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MC사이언스의 전신은 2023년 출범한 서울아산병원 산하 연구조직이다. 단백체 분석을 전공한 김경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등이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법인의 정식 설립은 연구 결과 발굴한 후보물질의 상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기존 병원 연구조직인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세포치료제, 의료기기 등 연구자원을 AMC사이언스를 거쳐 기술이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HD현대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퓨처 빌더’ 제시
정기선은 기술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뼈대로 한 HD현대그룹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놨다.

정기선은 2024년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2024’에서 국내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기조연설에 나섰다. 2022년과 2023년에 열린 ‘CES2022’와 ‘CES2023’에서도 HD현대그룹의 비전을 직접 소개한 바 있다.

앞서 정기선은 CES 2022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퓨처 빌더(Future Builder)’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조선사(Shipbuilder)로 성장한 데 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HD현대그룹의 CES 참여는 국내 조선사 가운데 처음이었다. 조선사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 가장 앞서 있음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기회를 모색했다.

CES 2023에서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이뤄낼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기선은 글로벌 조선해양 박람회에도 그룹을 대표해 참석했다. 조선산업의 친환경 기술에 큰 관심을 두고 박람회를 둘러봤다.

HD현대그룹은 2022년 4월과 6월 코로나19 탓에 오랜 만에 열린 노르시핑 2022와 포시도니아 2022에 직접 참석해 다양한 관계자들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노르웨이 노르시핑 박람회와 그리스 포시도니아 박람회는 독일 국제조선해양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이 밖에 정기선은 HD현대그룹의 디지털 전환 추진과 관련된 모든 주요 행사에 직접 참석해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주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HD현대그룹은 2022년 12월 서울대학교와 인공지능(AI) 포럼을 개최하며 조선해양 산업의 혁신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 포럼은 2022년 9월 서울대 대학원에 개설된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정기선이 직접 기획해 추진했다. 행사에는 국내외 산학연(산업, 학계, 연구소) 인공지능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정기선은 2022년 10월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피터 틸 회장과 만나 두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협력 사업을 더욱 진전시키는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HD현대그룹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Foundry)’를 조선해양 부문 모든 계열사에 도입하는 계약을 맺고 자율 운영 조선소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20년부터는 국내 인공지능 산학연 협의체인 ’인공지능(AI) 원팀‘에 조선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AI 원팀은 국내 대표 산학연이 모여 대한민국의 AI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및 산업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20년 2월 출범한 협력체다. AI 원팀에는 KT, HD현대그룹, 카이스트, 한양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우리은행, 한진 등이 참여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특히 KT와 인공지능, 로봇사업,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기선은 2020년 6월 KT와 디지털 혁신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기선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당시 현대로보틱스가 KT로부터 50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유치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정기선은 2021년 3월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와 한국투자공사(KIC)가 ’해외 선진 기술업체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일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투자공사는 최대 1조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과 로봇을 비롯한 여러 미래사업 분야에 대한 공동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4년 6월19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과 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립 50주년 맞아 정기선 시대 열어, 새 사명 ‘HD현대’ 출범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정기선 시대’ 개막을 알리며 오너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 12월26일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창립 50주년 비전 선포식을 열고 그룹 명칭을 HD현대그룹으로 변경한다고 선언했다.

HD현대는 ‘인간이 지닌 역동적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지주사의 이름을 ‘중공업’을 뺀 HD현대로 정한 것을 두고 기술투자형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정기선 시대에 맞춘 새로운 근거지로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도 개소했다.

판교 글로벌R&D센터는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및 경기 성남시와 분당 용인시 마북동 연구센터에 흩어져있던 연구개발(R&D) 역량을 하나로 합친 거점이자 최초로 수도권에 마련된 HD현대그룹만의 사옥이다.

정기선은 비전 선포식에 직접 등장해 임직원들에게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미션을 공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3대 핵심사업 비전도 제시했다.

조선해양 부문은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을, 에너지 부문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을, 산업기계 부문은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 솔루션 제공’을 각각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권오갑 HD현대그룹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과거 50년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광의 역사였다면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 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선은 비전선포식에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새 기업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키도 했다.

정기선은 2022년 들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경영 보폭을 넓힌 것은 정기선 시대의 시작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그해 3월 열린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현 HD현대조선해양)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번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한국조선해양)의 수장을 맡음에 따라 그룹 경영과 관련한 책임감과 무게감이 크게 달라지게 됐다.

그는 현대중공업지주는 권오갑 회장과 함께, 한국조선해양은 가삼현 부회장과 호흡을 맞췄다.

앞서 정기선은 2021년 10월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4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들 회사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전까지는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서 조선 수주에 신경을 쓰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서 미래사업 발굴에 힘써왔다.

정기선 시대를 맞아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인 4명이 대거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정기선을 보좌해 기업을 이끌어 나갈 핵심인물로 여겨졌다.

2021년 10월 현대중공업 사장단 인사에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손동연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강달호 부회장과 손동연 부회장은 2022년 11월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회장에서 물러나 자문역을 맡게 됐다.

재계에서는 정기선이 언제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중공업그룹 오너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지에 관심이 많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지막으로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3대 핵심 사업축을 완성했다. 조선부문에서는 조선업 호황에 발맞춰 대규모 수주 성과를 올렸다. 이런 상황이 정기선 사장 승진에 밑바탕이 됐다.

△HD현대그룹 지배지분 확보
정기선은 HD현대 지분을 늘려나가며 그룹 지배력의 토대를 쌓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지주사인 HD현대가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로보틱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지주회사인 HD현대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그룹 지배력 확보의 관건이다.

통상 3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하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는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 등의 지분을 합치면 4.39%는 확보한 셈이다.

정기선의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HD현대 지분 26.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기선은 6.12%를 보유하고 있다.

정기선은 2024년 5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 동안 472억 원을 들여 장내매수로 HD현대 주식을 샀다. 취득자금 경위와 원천으로는 모두 증여로 형성한 자기자금으로 공시에 기재됐다.

꾸준한 매입 결과 그의 지분율은 기존 5.26%에서 6.12%가 됐다.

앞서 정몽준 이사장은 정기선에게 2018년 3040억 원을 증여했다. 해당 지금은 KCC가 보유하고 있던 HD현대(당시 HD현대로보틱스) 지분 5.1%를 3540억 원에 매입하는데 사용됐다.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한 HD현대 지분 26.6%의 주인 바뀐다면 증여·상속세는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로부터 받는 보수와, 그가 소유한 HD현대 지분 6.12%에서 나오는 배당이 미래 증여·상속세 납부를 위한 정기선의 자금원천으로 꼽힌다.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이 2024년 10월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서 황주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1월13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양사가 결합 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시장을 독점해 경쟁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3월8일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주식 55.7%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6개 나라(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일본, 유럽연합)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2019년 10월 카자흐스탄, 2020년 8월 싱가포르, 2020년 12월 중국에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은 기업결합심사 결과 발표를 미뤄왔고 이 가운데 유럽연합이 가장 먼저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국내 조선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다.

국내 조선업은 세계적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사 중심 체제인데 세 회사 사이 출혈 경쟁이 일어나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를 구축해 경쟁을 줄이고 미래기술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의도였다.

일각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마련해둔 대규모 자금을 미래 준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예상 참여 규모는 1조5천억 원이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그 뒤 한화그룹의 품에 안겼다. 한화그룹은 2022년 12월16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관한 본계약을 대우조선해양과 맺었다.

향후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계약된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5월 ‘한화오션’이란 이름으로 새 출발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승리 거머쥐며 건설기계 사업 강화
정기선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로 재직하는 동안 시장에 매물로 나온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하면서 건설기계 사업의 외형을 키웠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1년 8월17일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29.9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정기선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지분 인수 3일 뒤 두산인프라코어 본사가 있는 인천공장을 방문해 주요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직원들과 만났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은 2021년 2월5일 두산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4.97%를 85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20년 12월23일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두산중공업과 맺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는 현대중공업지주뿐 아니라 여러 사모펀드들과 GS건설 등 강력한 경쟁기업들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이 본입찰에서 맞붙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각각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다.

정기선은 인수전의 실무를 맡으면서 유경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과 대결구도를 그렸다.

이 때문에 본입찰이 한창 진행되던 2020년 11월 재계에서는 이 인수전을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진그룹의 차기 오너가 맞붙은 무대라는 관전평도 나왔다.

결국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재무적 투자자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이뤄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과 육성을 통해 경영능력 입증
정기선은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설립을 주도하고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4년 간 회사를 키워냄으로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의 개조 및 유지, 보수 등의 사업을 한다. 정기선은 친환경선박 사업을 발판 삼아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크게 성장시켰다.

친환경선박 개조 시장은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따라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으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분야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이 내놓은 목표치에 걸맞은 성장세를 실현해 왔다. 매출은 2017년 2403억 원에서 2021년 1조877억 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64억 원에서 1130억 원으로 늘었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새 먹거리로 스마트선박 사업을 육성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 부산에 설치한 선박 모니터링 센터를 통해 기존의 '선박운항 솔루션'에 더해 선박 원격진단 서비스까지 선주사에 제공하고 있다.

선박운항 솔루션 사업은 선박의 운항정보 및 엔진의 운전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선단 전체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경제적 운항계획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선박 모니터링센터 부근에 있는 디지털 관제센터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운항 솔루션 사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통합 스마트선박 솔루션 ‘ISS(INTEGRICT Smartship Solution)’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전망이 밝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모니터링 센터를 통해 축적한 선박들의 운항 데이터를 활용해 선박 생애주기 관리 사업을 강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선박 생애주기 관리 사업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조선소 보증기간 이후 선박의 개조, 수리, 운항, 정비 등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업이다.

선박이 처음 건조된 뒤 1년 동안에는 통상 조선소가 선박의 품질을 보증한다. 그러나 선박의 일반적 내구연한은 25년 안팎이며 최근에는 30년을 넘어 운항하는 선박들도 있다.

당시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선박의 전체 운항기간에 걸쳐 종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유일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12월 출범할 당시부터 정기선의 ‘경영능력 시험대’로 불리며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그가 친환경선박 개조 사업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직접 회사 설립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2018년 4월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이 2014년부터 강력히 주장해 세우게 된 회사”라며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해 대표이사를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맡으며, 경영승계 포석 깔아
정기선은 그룹의 모태인 조선·해양 분야에서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하며, 경영승계의 정당성을 쌓았다.

정기선은 2018년 11월 현대중공업의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에 올랐다.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이 2014년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의 영업조직을 통합해 출범시킨 조직이다.

당초 가삼현 사장이 영업본부의 사업대표였고 정기선은 부문장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가삼현 사장이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정기선이 전면에 자리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가삼현 사장이 영업을 총괄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직책 이름이 달라졌을 뿐이고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대표라는 직함의 무게를 생각하면 정기선이 그룹 조선3사의 수주영업에서 책임이 커졌다는 시선이 많았다.

2018년 11월 초 가삼현 사장이 한영석 사장과 함께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에 오른 것 역시 정기선의 3세경영 시대를 여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가 사장이 그동안 선박영업 부문에서 정기선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3세승계 가도를 닦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기선이 생애 첫 대표이사를 맡은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그룹에서 정기선의 존재감을 높였다.

정기선의 승계 작업은 2018년 3월29일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 5.1%를 확보하면서 궤도에 올랐다. 정기선은 이 주식 매입으로 단숨에 현대중공업지주 3대주주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아버지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 보유지분 26.6%를 물려받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체제 재편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이 지주사 체제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4월을 기점으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와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 현대건설기계(현 HD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 HD현대일렉트릭) 등 4개 기업으로 쪼개졌다.

이 과정에서 정몽준 최대주주가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도 25%를 넘기며 안정적 지분구조가 형성됐다.

2018년 8월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이사회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는 안을 의결하면서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사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 안정적 지주사 체제 구축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존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졌으나 분할 및 합병에 따라 현대중공업(자회사)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100%일 때는 예외) 현대중공업그룹은 분할합병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작업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3월 업계 최대 라이벌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존속법인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인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했다.

이 과정을 거쳐 조선사업의 구조는 한국조선해양(중간지주사) 아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조선3사가 놓이는 식으로 재편됐다. 다만 주요 과제였던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끝내 무산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5월 자체사업인 로봇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다. 이 사업분할로 현대중공업지주는 순수지주사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아래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이 2021년 7월 출범하며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HD현대그룹 3대사업 체제가 갖춰졌다.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자회사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를 뒀다.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024년 5월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HD현대그룹이 걸어온 길
HD현대그룹은 조선·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선박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집단이다.

1973년 설립된 현대조선중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조선사업부를 세운 뒤 1972년 현대울산조선소 기공식을 거쳐 이듬해 현대조선중공업을 설립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해외 건설과 자동차사업 진출 등 바쁜 와중에도 신사업 구상을 멈추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소에 대한 꿈을 키웠다. 특히 1960년대 중반 일본 출장 중에 본 가와사키중공업의 고베조선소 시찰에서 단초를 얻었다.

1974년 울산조선소 준공 및 1·2호선 명명, 같은 해 1억불 수출탑 수상, 1975년 현대미포조선소 출범, 1980년 국내 최초 한국형 호위함(울산함) 인도 등을 거치며 사세를 키웠다. 1978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

1984년 선박 1천만 DWT(누계 231척)을 인도했고, 1984년 선박해양연구소를 준공해 기술개발에도 힘쓰기 시작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991년 현대중공업 고문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다.

1994년 국내 최초로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인도했고, 2000년 엔진사업에서는 국내 최초 디젤엔진 독자모델인 ‘힘센엔진’을 개발했다. 로봇사업에서는 같은 해 산업용 로봇 누적 5천 대 생산을 돌파했다.

2002년 현대그룹 계열분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새롭게 출범했고, 같은 해 삼호중공업 지분을 인수했다. 2007년에는 100억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2009년 준공된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와 발사장 공사도 수행했다.

2010년대 들어서 2010년 현대오일뱅크 인수,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 ‘현대케미칼’ 출범 등 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2017년에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를, 2019년에는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시켰다.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3대 핵심 사업축을 완성했다.

HD현대는 2024년 연결기준 누적 매출 67조7656억 원, 영업이익 2조9832억 원, 순이익 1조9302억 원을 거뒀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25.8%, 순이익은 145.6% 각각 늘어난 것이다.

HD현대그룹은 2025년 5월 기준 자산은 878조7200억 원, 계열회사 수는 32곳이다. 재계순위는 8위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024년 1월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HD현대 >
정기선은 오너 3세 경영인으로서 경영능력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HD현대그룹은 30여 년 동안 이어져온 전문경영인 체제를 끝내고 오너경영인 체제로 돌아갔다. 경영권 완전 승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기선은 그룹 지주사 HD현대와 핵심사업인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글로벌 해운산업의 거대한 흐름인 ‘친환경’에 맞춰 조선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해양패권 경쟁을 위해 ‘존스법’ 개정, 해군준비태세보장법, 조선업과항만시설법 등을 통해 전략상선대 확보, 신조 군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 산업 생태계가 쇠락한 미국은 함정 등 특수선 분야에서 동맹국의 조선 산업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미국에서 상선과 군함의 수주가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의 ‘절친’간 경쟁과 협력관계가 눈길을 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위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두 기업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방위사업청의 중재로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은 2025년 2월 ‘방산원팀’ 결성 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이 해외 방산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협력하돼 수상함은 HD현대중공업, 잠수함은 한화오션의 주도로 수주전에 뛰어든다는 것이 협약의 골자다.

정기선은 지주사 대표로서 HD현대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수소사업 추진 등에서 성과가 요구된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대표로서 친환경 기술선박으로의 전환도 이뤄내야 한다.

정기선은 과거 현대중공업그룹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디지털 관련 사업과 수소사업 발전 전략을 총괄했다.

HD현대그룹은 자율운항 선박기술, 굴착기 데이터 분석 등을 중심으로 조선사업, 건설기계 사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수소사업에서는 거의 모든 주력 계열사가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안전한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정기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조선업이 대표적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산업이라는 점뿐 아니라 2022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점도 안전관리시스템 정비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HD현대그룹은 2020년 6월 작업장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향후 3년 동안 3천억 원을 안전관리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정기선은 사장 승진 이전에 이미 상당한 경영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정기선은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서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의 고배당정책 유지 기반 마련 등을 이끌었다.

정기선은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로서도 꾸준한 실적 증가를 이뤄냈다.

향후 지분 승계를 대비한 상속·증여세 재원 마련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정기선이 HD현대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로부터 물려받아야 하는 HD현대 지분은 26.6%다. 2025년 7월1일 기준 HD현대 시가총액은 9조9천억 원이 넘는다.

정기선이 이를 물려받으려면 1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지분상속 자금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정기선의 최대 수입원은 HD현대의 고배당 정책에서 나오는 배당금이다.

정기선은 2025년 6월2일 기준 HD현대 지분 6.12%(483만7985주)를 보유하고 있다.

◆ 평가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2025년 5월28일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환영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HD현대 >
정기선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은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경영 안목과 실무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HD현대그룹 실적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재계에서는 정기선의 경영성적표에 대체로 합격점을 주고 있다.

HD현대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7656억 원, 영업이익 2조9832억 원, 순이익 1조9302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46.8% 순이익은 92.4% 각각 늘어났다.

2020년 코로나19에 휘청했던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21년, 2022년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선박 사후서비스(AS)장을 눈여겨 보고 HD현대마린솔루션(구 HD현대글로벌)의 설립을 주도했다. 당시 그룹에서는 반대목소리가 적지 않았으나 1년여간의 끈질기게 경영진들을 설득했다.

상대적으로 기술분야에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 전문용어와 최신 기술동향 등을 습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등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지점 중 하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의문거리가 생기면 담당 임직원에게 그때그때 묻곤 한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겸손하고 소탈하다. 회사 간부에게 스스로를 낮추고 직원에게 말을 높인다.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 직접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울산 본사의 현대중공업 직원은 정기선을 놓고 “육군 중위 출신이라 그런지 남자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보인다”며 “시장통 허름한 밥집이나 술집에서 같이 어울리곤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살갑게 다가오니 직원들도 재벌 오너임에도 큰 부담 없이 잘 어울린다.

정기선은 허름한 선술집에서 소주를 마시는 것을 즐긴다. 막걸리를 즐겼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나 와인 모으는 취미가 있는 정몽준 최대주주의 자손답게 회식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직접 폭탄주를 만들기도 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8년 4월 기자간담회에서 “정기선을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모두 지켜봤는데 정말 겸손하고 성실하다”고 했다. 일각에서 논란이 되는 재벌 2세나 3세의 갑질횡포 논란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추켜 세우기도 했다.

정기선이 연세대학교에 진학하고 학군장교(ROTC)로 군복무를 한 것은 아버지 정몽준 최대주주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업을 경영하려면 경제 전반을 통찰할 수 있는 탄탄한 이론과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몽준 최대주주는 서울대학교 ROTC 출신으로 정기선의 30기수 선배다. 정몽준 최대주주는 ‘ROTC의 날’ 등 관련 모임에 대부분 참석할 정도로 ROTC에 애정을 갖고 있다.

동아일보에서 인턴기자 생활을 한 것도 정몽준 최대주주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뜻에서였다.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경영자로서 롤모델이자 스승으로 여긴다.

아버지인 정몽준 최대주주 또한 깊이 존경한다.

정기선은 아버지가 30년 가까이 정치인의 길을 걷는 동시에 각종 재단을 운영하며 부의 사회환원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한다.

승부욕이 강하다.

그와 함께 훈련을 받은 연세대학교 ROTC 후배는 “정기선이 방학 때마다 열린 군사훈련에서 다른 학교 생도들에게 밀리는 것을 유독 싫어했다”며 “특히 사격훈련 때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고 자기보다 실력이 뛰어난 동기생에게 굉장한 라이벌 의식을 내보였다”고 말했다.

보통 아침 8시 전에 출근하지만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특별한 일이 없다면 주말에도 출근해 주중에 보지 못한 서류를 보며 업무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데 이는 범현대가의 가풍이다.

반면 범현대가의 가풍과는 반대로 상명하복의 ‘워터폴(Waterfall)’식 조직문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기선은 평소 “젊은 세대가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역동적이면서도 세대격차를 좁힐 수 있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격유형검사 MBTI 결과로 자신의 성격 유형이 INTJ라고 소개하고 있다. INTJ는 ‘용의주도한 전략가, 과학자형’ 성격으로 요약할 수 있다.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과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은 정몽준의 ‘복심’이자 정기선의 ‘멘토’다. 정기선은 지주 경영과 관련한 행사에는 권오갑 회장과, 그룹 조선사들의 수주영업을 위한 현장에는 가삼현 부회장과 동행한다.

미래사업과 관련한 공식 행사나 2019년 7월 청와대의 재계 총수 초청 모임과 같은 자리에는 단독으로 참석해 경영보폭을 넓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맏아들인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친구 사이다.

2016년 8월 김동관 부회장의 할머니인 강태영 여사가 세상을 뜨자 빈소를 찾았다. 정기선은 당시 ‘어떤 인연으로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동관이랑 친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와 중학교, 대학교를 함께 다녔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도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장선익 전무는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2020년 7월4일 소규모로 치러진 정기선의 결혼식에 참석해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기선과 김동관 부회장, 장선익 전무는 각각 HD현대그룹, 한화그룹, 동국제강그룹의 다음 총수로 예정돼 있는 인물들이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과 중학교 동창이다. 가삼현 부회장과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사건사고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HD현대 본사 전경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호황 맞으며 노조와 협상 난항
정기선의 오너경영 시대가 열린 이후 원만했던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 3사(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노사관계가 변곡점을 맞이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장기 불황을 끝내고 호실적을 내면서, 실적에 걸맞는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조선사 노동조합과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진 탓이다.

2025년 7월17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백호선 지부장이 단식농성 10일째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백 지부장이 후송된 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25년도 임금협상안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양측이 첫 상견례를 가진뒤 59일 만이었다.

같은 달 22일 실시하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거쳐 임금협상 타결여부가 결정된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25년 11차례의 교섭에도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파업투표 가결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7월15~17일 연속파업을 벌이며 투쟁수위를 높였다.

2024년도 HD현대그룹의 노사 임금단체협상을 살펴보면 타결에 이르는 과정이 원만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 3사는 2024년도 임단협을 그해 11월 이르러서야 타결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8월 첫 파업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쟁의행위를 벌였다. 2024년 11월 마련한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2024년도 임단협 협상은 조선업 호황으로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노동조합 측은 이에 대해 납득한 만한 보상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HD현대미포·한화오션·HD현대삼호·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2024년 8월28일 4시간 공동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2024년 7월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의 65%가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가 같은 달 29일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쟁의행위를 위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

노조는 2024년 7월부터 시작한 2024년도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을 비롯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했다. 회사 쪽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자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3년까지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 3사(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연내 임단협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KDDX 사업자 선정 관련 신경전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날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사업 수주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합이 그동안 과열 양상을 띠었는데,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결국 사업 진행이 중단됐다.

국회 국방정책조정위원장인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5년 4월24일 “정권 말기 특정 업체 밀어주기 방산 게이트가 의심된다”며 “방사청이 올해(2025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로 구축함 생산 능력을 갖춘 업체 두 곳을 지정하고, 경쟁 입찰을 기본 원칙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정권 말기에 이르자 국방부가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사청 측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국방부 차원의 사업 추진 방안 점검과 국회 설명을 거친 후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며 6월 대선으로 집권할 새 정부에 공을 넘겼다.

사업 재개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KDDX사업 담당 실무라인 인선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업자를 2025년 내 선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방산업계 관측이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은 2028년까지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는 약 8조 원이다. 2025년 7월 기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2025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업자 선정 입찰 자격 부여 절차인 ‘방산업체 지정’을 앞두고 있다. 산업부는 2개월에 걸쳐 양사에 대한 실사를 실시했다.

표면적으로 양사는 서로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두 회사 중 한 곳이 지정되면 수의 계약방식으로 낙찰된 회사가 사업을 독식하는 것이 유력하다. 두 곳 모두 지정되면 경쟁 입찰이 진행된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상세설계 이전 단계인 기본설계를 수행했기 때문에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의 임직원이 사업 진행과정에서 기밀유출로 유죄를 선고받은 점을 고려해 경쟁입찰을 진행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향후 KDDX 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후속함 건조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두 회사가 이번 사업자 선정을 놓고 한치의 양보를 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한 기업에 사업을 맡기지 말고 두 기업 모두에게 사업물량 나누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서로를 경찰에 고발했다가 취소하는 등 양사간의 비방전이 도를 넘어서자 정기선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까지 나서 고발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도 들렸다.

2024년 11월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경찰고발을 취하하며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HD현대중공업도 이에 화답하며 한화오션을 상대로 낸 경찰고발을 취하했다.

양사가 2024년 11월 호주에서 10조 원 규모의 호위함 건조 프로젝트에서 고배를 마시자, 이러한 신경전이 원인이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2024년 11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래도 두 업체보다는 단일팀으로 가는게 정부 차원 지원에도 좋고, 수주 성공에 집중할 수 있다”며 “원팀을 구성해 수주하면 건조는 같이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방산 프로젝트 수주에 협력하겠다는 취지의 화해무드와 별개로 양사는 KDDX 사업에서만큼은 자신들의 주장과 입지를 양보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자신들이 적법한 기본설계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도 KDDX 사업자 선정을 경쟁입찰로 진행해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조선 계열사 3곳서 노동자 사망사고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사 3곳에서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업종 특성상 생산현장에서 위험한 사고의 발생이 많지만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 체계 구축 및 확인 노력 여하에 따라 경영자에게 법적 리스크가 따를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2024년에만 20명이 작업현장에서 사망했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2025년 1월15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5대 조선사 대표이사와 안전담당임원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조선업의 주요 산재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또 조선사별 중대재해 예방활동과 외국인력 수급·관리 방안 및 원·하청 상생협력 추진 현황 등을 공유했다.

HD현대미포에서는 2024년 12월에만 사망사고 2건이 발생하면서 8년 연속 무재해 기록이 깨졌다.

협력업체의 한 잠수사가 2024년 12월30일 HD현대미포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 하부를 검사하기 위해 잠수했으나, 이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앞서 2024년 12월18일 선박에서 자재를 내려보내는 작업을 하던 HD현대미포 직원 1명이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HD현대그룹의 조선계열사인 HD현대삼호의 제조현장에서도 하청노동자들이 잇달아 사망했다.

2024년 5월9일 HD현대삼호 사내 하청업체 소속 잠수사 1명이 사업장 내 선박 하부의 따개비 수중 제거작업 과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 치료받았지만 사망했다.

유가족과 금속노조 HD현대삼호 지회는 HD현대삼호에 원청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표면공급식 잠수작업을 할 때는 잠수작업자 2명당 감시자 1명씩 배치해야 한다. 사고 당시 잠수작업 인원은 4명(2인1조)으로 감시인을 2명 배치해야 했으나 실제로는 1명만 합류했다.

노조는 숨진 잠수사가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HD현대삼호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HD현대의 사업장에서 작업이 이뤄진만큼 HD현대의 관리 영역에 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2024년 2월 울산조선소에서 원유생산설비 이동 작업 중 60대 노동자가 사망하고 50대 노동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23년에는 HD현대삼호에서만 하청노동자 3명이 사고로 숨졌다.

현대삼호중공업 하청노동자 1명이 2023년 12월20일 현대삼호중공업 2독 탱크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지만 같은해 사망판정을 받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측은 외상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했다.

금속노노 광주전남지부와 유가족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체 검안에서 안구에 일혈점(질식사 반응)이 확인됐고 22일 부검에서도 개인 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되는 이번 중대재해는 밀폐작업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 규정과 작업표준서를 지키지 않고 작업하게 한 현대삼호중공업 원·하청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고로 2023년 들어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3건으로 늘어났다.

2023년 2월 노동자 한명이 쓰러진채 발견돼 뇌사상태에서 2주 만에 숨지는 일이 있었고 8월엔 노동자 한 명이 선박 블록 탱크 용접 뒤 기밀테스트(공기누설) 중 터져 날아온 지그판에 맞아 늑골, 대퇴부 골절로 수술 3일 만에 숨졌다.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논란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존속법인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그런데 이 물적분할이 정기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같은 해 5월22일 울산시 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은 그룹 오너인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이 정기선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려는 작업의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도 같은 달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을 서두르는 것은 결국 3세승계를 위한 지분 확대가 진정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시각은 정기선이 대표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데서 비롯됐다. 당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8년 기준으로 매출의 35.6%(849억 원)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공정거래법은 오너일가가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나 20% 이상을 보유한 비상장사가 그룹 계열사와 총액 200억 원 또는 평균매출의 12%를 넘는 계약을 할 수 없도록 내부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기존 공정거래법상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2021년 12월30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규제 대상 범위를 상장사뿐 아니라 상장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까지로 넓혔다.

정몽준 최대주주와 정기선은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주식을 30.9%,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가 현금과 함께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을 넘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주식 5973만8211주를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하고 한국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 신주를 발행하는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천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수가 추진됐다.

한국조선해양도 1조2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는데 이 때 현금과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이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한국조선해양 아래 놓여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가 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기선에게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급여의 출처일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참고로 정기선은 2023년 12월 기준 HD현대 지분을 5.26% 보유해 정몽준 최대주주, 국민연금에 이은 3대주주다.

정기선은 2018년 3월 현대중공업지주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아버지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로부터 3천억 원가량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증여세는 1500억 원가량이다.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결국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은 정기선이 현대중공업지주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기 위한 자금줄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할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 논란은 일단 진정됐다. 다만 가능성 자체가 차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씨는 남았다.

△현대중공업 오너일가 지배력 확대 논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은 정기선과 정몽준 최대주주 등 오너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영진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대신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 재원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정기선은 2018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증인신청 명단에 올랐다. 다만 여야 간사가 장기돈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사업대표 부사장을 대신 부르기로 합의하면서 명단에서 빠졌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알짜 사업분야와 자사주를 현대중공업지주(현재 HD현대)에 몰아줬다고 비판했다. 당시 강환구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4개 회사로 쪼갰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중공업 지분은 13.4%에서 27.8%로 뛰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인데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주와 현대중공업의 자사주를 맞바꾼 것이다.

같은 원리로 당시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율은 10.2%에서 25.8%로 늘었고, 정기선은 지주사 지분 5.1%를 확보해 3대주주가 됐다.

제윤경 의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자사주를 사는 데 들인 돈은 1조5천억 원가량이었다. 이 가운데 일부를 2009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처분하고 남은 9670억 원 규모의 자사주가 현대중공업지주에 돌아갔다.

제 의원은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 자회사일 때는 이렇다 할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17년 현대중공업지주로 편입되자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순이익의 92.8%를 배당했다. 2016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300억 원 늘었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당시 배당으로 현대중공업지주에 돌아간 이익은 5800억 원가량이었다.

정치권 일각과 노조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 정책을 두고 오너일가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주기 위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마치면서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 70% 이상, 배당수익률 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28일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자본준비금은 주주 배당에 사용할 수 없으나 이익잉여금은 주주 배당이 가능하다.

이날 주총에서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일부 매체가 대주주 일가에 약 6300억 원의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의결을 한 것은 맞지만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2조 원 전체가 당장 배당금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부사장은 “시가배당 5% 정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익잉여금 가운데 총 배당금액은 29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는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과 신사업 투자 등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정몽준 최대주주의 배당액은 748억2천만 원, 정기선의 배당액은 147억9천만 원가량으로 총 896억 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 12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가 막판에 다시 의견이 충돌하면서 연내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는데 이때도 오너일가 관련 이슈가 문제됐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의 회의록 문구 가운데 ‘노동조합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분할, 지주사 전환(통합 연구개발센터 건립 포함), 현대오일뱅크 운영 등에 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하지 않으면 합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회사 측은 2019년 1월 문제가 된 문구를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초고속 승진에 노조 비판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2015년 12월 현대중공업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기선이 상무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한 것을 두고 비판했다.

정기선이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으로 복귀한 지 2년 만에 전무에 오른 것을 특혜라고 봤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에서 진급 한 번 하려면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하지만 최대주주의 장남은 역시 달랐다”며 “회사가 말하는 혁신이 노조 임금은 틀어막고 대주주 장남에게 3년 만에 전무 명함을 안겨주는 것이냐”고 공격했다.

노조는 또 “정기선 전무는 정몽준 최대주주의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사 3년 만에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할 초고속 승진을 해 많은 사람의 비난을 받아온 인물”이라며 “현대중공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은 정씨 일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놓고 ‘입장 밝혀라’ 요구받아
현대중공업이 2016년 극심한 일감 절벽으로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까지 이뤄지면서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가 정기선에게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2016년 6월 소식지를 통해 “대주주가 사재출연을 선언하고 현대중공업그룹 자본이 책임을 통감하고 고통분담에 나서면 구조조정 자체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정기선 전무는 정확한 입장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정기선은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 부실장 등 중요 직책을 맡고 있으나 그는 회사가 어렵다고 언론이 연일 보도해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회사가 진정 어렵다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정기선이 입장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2022년 12월6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산학연 포럼 ‘현대중공업그룹 AI포럼’(HAIF)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2007년 동아일보에서 인턴기자로 일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2010년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 컨설턴트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현대중공업에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으로 복귀했다.

2014년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2015년 11월 전무로 승진해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 재무부문장, 조선해양영업총괄부문장을 맡았다.

2017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경영지원실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8년 11월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를 맡았다.

2021년 10월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2022년 3월 HD현대 대표이사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23년 11월 HD현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4년 11월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됐다.

◆ 학력

1998년 서울 청운중학교를 졸업했다.

2001년 서울 대일외국어고등학교를 나왔다.

2005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 가족관계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2022년 6월27일 서울 중구 정동교회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정진희씨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김영명 예올 이사장 사이에서 2남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12살 연하의 연세대학교 동문 후배인 정현선씨와 2020년 7월4일 결혼했다. 정현선씨는 교육계 집안 출신으로 재벌가 일원은 아니다.

두 사람은 아산정책연구원과 아산나눔재단의 대학생 장학프로그램 ‘아산서원’에서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정현선씨와 슬하에 2021년생 딸 정진율양, 2022년생 아들 정창빈군을 뒀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와 정선이씨, 정예선씨가 동생들이다. 정남이 이사는 철강회사 유봉의 서승범 대표와 결혼했다.

정예선씨는 1996년 생으로 HD현대그룹사 대신 KB증권에 2024년 입사해 ESG리서치팀 소속 애널리스트로 재직하다가 1년여만에 퇴사했다.

할아버지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고 외할아버지는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큰아버지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이 작은아버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 상훈

◆ 기타


HD현대에서 2024년 보수 9억5939만 원을 받았다. 급여 약 5억5450만 원, 상여 약 4억4890만 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2023년에는 6억2600만 원 가량의 보수를 을 수령했다. 이 중 급여가 약 3억8700만 원, 상여가 약 2억4천만 원 등이다.

HD한국조선해양에서 2024년 보수로 13억1376만 원을 수령했다. 급여 약 7억7391만 원, 상여 5억3985만 원이 포함됐다. .

2023년 보수는 8억1200만 원 가량이었다. 급여 약 4억1300억 원에 상여 3억9900만 원이 더해졌다.

2025년 1분기 기준 HD현대 지분을 6.12%(483만7985주) 보유해 아버지 정몽준, 국민연금에 이은 3대주주다.

이는 2025년 1월7일 마감가 기준 약 6067억 원 규모다.

HD한국조선해양 주식 544주, HD현대일렉트릭 주식 156주, HD현대건설기계 주식 152주도 들고 있다.

ROTC 43기로 2005년 2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경기도 파주 701특공연대(흑표범부대)에서 2년4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2007년 6월 중위로 전역했다.

어록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024년 11월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우승팀 울산 HD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인적 교류를 넘어 한·미 양국이 조선·해양분야 기술과 비전을 공유하는 진정한 해양동맹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양국 조선산업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함께가자.” (2025/06/24, HD현대 글로벌R&D센터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에서)

“영상 속 나대용 장군은 거북선을 설계·제작한 조선시대 최고의 선박 기술자로서, 그가 만든 거북선은 조부이신 정주영 창업자님께 조선업에 대한 영감을 줬다. 이를 계기로 HD현대는 대한민국 첫 전투함인 울산함을 시작으로 총 106척의 함정을 제작, 이중 18척을 해외에 수출하는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 됐다.” (2025/05/28,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를 방문한 각국 방문단 환영행사에서 회사의 홍보영상을 소개하며)

“HD현대는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의지와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춘 만큼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 (2025/05/16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미어 대표와 만나 한국-미국 조선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머스크와의 협력은 탈탄소 해운 기술과 통합 물류망을 결합해 글로벌 물류 시장에 혁신을 불러오는 선도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안전성과 탄소배출 저감, 최적의 효율성 등이 모두 갖춰진 지속가능한 해양 물류망의 구축을 목표로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력을 발 빠르게 발전시켔다,” (2025/05/06 HD현대 글로벌R&D센터서 열린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와의 업무협약에서)

“울산HD가 K리그 우승을 했다. 3연속 우승하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익숙하지 않다. 벅차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다. 감독, 선수단 여러분과 열심히 응원해 준 서포터즈 처용전사에 감사하다. 앞으로 울산HD가 써내릴 역사를 함께 뜨겁게 응원해주길 부탁한다.” (2024/11/23,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1 38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울산HD의 우승 소감을 말하며)

“HD현대마린엔진에 갖는 기대가 정말 크다. 그룹의 큰 축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한마음, 한 뜻으로 뛰어달라.” (2024/09/24, HD현대마린엔진(구 STX중공업) 인수를 완료하고 경남 창원에 위치한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특수선 야드 가동 상황과 수익성을 봐서 조만간 (유지·보수·정비 사업)을 할 생각이다.” (2024/09/04,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 사업 진출 관련 질문을 받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함정을 중심으로 특수선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함정기술연구소를 세계 최고 함정 기술의 요람으로 만들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태자.” (2024/07/17, HD현대 함정기술연구소 출범식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예전부터 존경하던 분이다. 편하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학교 선배이다. 예전부터 후배들을 잘 챙겨줘 꼭 인사하러 오고 싶었다.” (2024/03/31,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해)

“AI와 디지털, 로봇 등의 첨단 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건설 현장과 장비의 개선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2024/01/10,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 기조연설에서 스마트 건설현장을 위한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하며)

“조직의 다양성 제고와 일-가정 양립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과제다. 적극적인 여성 인력 육성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통해 일하고 싶은 회사,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 (2023/12/21, 여성 인력 육성방안을 내며)

“HD현대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기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조선사업 뿐만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동시에 앞으로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다.” (2023/12/13,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H.E. Bandar Ibrahim Alkhorayef)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H.H. Sultan Bin Khalid Al Saud) 사우디 산업개발기금(SIDF)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동화 기술개발과 연구 인력확보로 HD현대의 전동화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센터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2023/11/13,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전동화센터 개소식에서)

“카타르에서 추진하는 석유화학 산업 육성이나 디지털 전환 등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분야로, 많은 협력기회가 있을 것이다. 첨단산업, 스마트팜, 보건의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 새로운 산업 기반을 구축해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 (2023/10/25,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인사말 중)

"로라 머스크호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다." (2023/09/13, 덴마크 코펜하겐 머스크 본사에서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과 만나)

“HD현대가 베트남에서 우수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일해준 덕분이다. 앞으로도 현대베트남조선이 한국 조선업을 대표하는 성공신화를 쓰도록 저도 자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하겠다.” (2023/06/22, 베트남 중부 칸호아성에 위치한 현대베트남조선을 방문해)

"HD현대가 만드는 선박과 HD현대의 기술이 대양의 친환경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2023/06/08,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시핑(Nor-shipping)2023'에 참가해서)

“항상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었다. 할아버지 앞에 나타나서 어떻게 눈도장을 찍고 인사를 드리면 혼나거나 용돈을 받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나는 할아버지 구두를 닦아 놓고 앞에다 놓고 인사를 하곤 했다.” (2023/01/22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에 출연해 할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추억하며)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 HD현대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 (2023/01/05, ‘CES 2023’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지금 바다는 친환경,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변화하는 대항해 시대에 우리는 지도를 그리고 규칙을 만드는 개척자가 돼야 한다. 혁신과 도전으로 이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새로운 50년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2023/01/02, 가삼현 부회장과 공동 명의로 발표한 2023년 한국조선해양 신년사에서)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3년 12월6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말 ‘일 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리더들이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더 스마트한 근무환경과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2022/12/26,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AI기술을 활용해 조선해양산업의 근본적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새로운 50년에 있어 AI가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 (2022/12/06,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현대중공업그룹 AI포럼(HAIF)’ 개회사에서)

“사우디와의 협력관계는 사우디 산업발전과 그룹의 성장을 함께 이루며 오랫동안 지속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사우디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2022/11/13,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환담을 나누며)

“이번 피터 틸 회장과의 면담은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팔란티어와 함께 데이터와 AI 기반의 디지털 대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2022/10/30,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피터 틸 팔란티어 회장과 환담을 갖고)

“지난 50년 세계 1위 Shipbuilder로 성장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날 것이다. 세계가 성장하는 데 토대를 구축해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난 50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Future Builder가 되어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그리고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 (2022/01/05,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프레스컨퍼런스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이번 팔란티어와의 협력을 통해 그룹 내 핵심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업무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조직문화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2022/01/04, 미국 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으며)

“우리는 중후장대 기업에서 기술 중심의 ‘최첨단 기술혁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자신 있는 스마트십과 LNG추진선, 전기추진선 분야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메탄올 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선, 수소 운반선 및 추진선 등 차세대 선박 분야에서는 한발 앞선 독자기술 개발로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확고히 해야 한다. 자율운항 기술 분야에서도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2022/01/03, 2022년 한국조선해양 신년사에서)

“유기적 밸류체인 구축은 수소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룹 계열사들의 인프라를 토대로 국내 기업들과 시너지를 발휘하고 수소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2021/09/08, 국내 수소기업 CEO 협의체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인사말에서)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기업가치는 미래 성장동력에 달려있다. 이번 MOU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먼 미래가 아닌 ‘현실화’되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2021/03/24,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투자공사의 ‘해외 선진기술 업체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이번 협약은 ‘수소 드림(Dream)’을 꿈꾸는 양사가 협력해 내딛는 첫걸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우디 아람코와 함께 수소, 암모니아 등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해 친환경에너지 선도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 (2021/03/03, 현대중공업지주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사이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에 기반을 두고 물류시스템 전반에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KT와 지속적 협력을 이어나가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2020/11/18,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의 제1회 사업협력위원회 총회에서)

“앞으로 제조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데서 결정된다.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이 현대로보틱스는 물론이고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0/06/16, 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 계약 체결식에서)

“현대중공업의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은 가스추진선으로 친환경성을 신뢰할 수 있는 선박이자 연비효율성을 통해 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는 선박이다.” (2018/09/17, '가스텍 2018'에서 LPG추진 초대형 가스운반선을 홍보하며)

“가장 효율적 조선소를 우선 가동할 수밖에 없다. 군산조선소를 가동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이는 절대적으로 일감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수주는 잘되고 있다. 다만 언제까지 잘될지는 유가를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2017/06/16,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의 결혼식에서 기자와 만나)

“살만 국왕의 이름을 딴 첫 국가적 사업에 현대중공업그룹이 참여하게 돼 기쁘다. 40년 전 현대그룹이 킹 파드 국왕의 이름을 딴 주베일항만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룹 성장은 물론 사우디 산업발전에 기여한 것을 본보기로 삼겠다.” (2016/11/29,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라스 알 헤어 지역을 방문해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 선포 행사’에 참여한 자리에서)

“1개 사업본부에 규제가 걸리면 그와 무관한 전체 사업부가 영향을 받는다. 굉장히 불필요한 제약을 많이 달고 사업을 해온 셈이다. 지금까지는 조선사업에 매몰돼 다른 사업들을 독립사업으로 운영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이제는 다각도에서 우리가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2016/10/19,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에서 분사 방침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시장이 좋아질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우리의 역량을 지키면서 성장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 우리의 사업 지위(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해 최악의 시장 상황을 가정해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일개 기업으로서 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근로자들과 노조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2016/10/19,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에서 2017년 사업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람코 사업은 현대중공업만 할 수 있는 비경쟁 영역을 확보한 좋은 사례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긍정적이고 열심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6/10/19,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에서)

“창업자를 향한 리바노스 회장의 믿음이 오늘날의 현대중공업을 만들었다.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는 최고의 선박으로 그 믿음에 보답하며 앞으로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다.” (2016/06/13, 정기선이 그리스 선엔터프라이즈의 조지 리바노스 회장과 현대중공업의 원유운반선 2척의 명명식에 참여한 뒤 오찬을 하면서)

“친환경 선박이 (조선업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2016/04/13, 호주에서 열린 제18회 세계 LNG 콘퍼런스에서)

“조선업은 사이클이 분명히 있는 사업으로 어떻게 보면 건설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경기 사이클에 따라서 필요할 때는 린(Lean, 군더더기 없는)해질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사업이다.” (2016/04/13, 제18차 세계 LNG컨퍼런스에서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에 사업 대표들의 권한을 강화했다. 사업 대표들이 책임경영을 해야 한다. (사업 대표 책임경영을 강화한 배경에 대해) 단기적으로 필요한 조치와 장기적으로 필요한 조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가 어렵다.” (2016/04/13, 제18차 세계 LNG컨퍼런스에서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도 노조를 충분히 이해한다.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설득을 해나가겠다. 계속 사업을 영위해 나가려면 같이 나아가야 한다.” (2016/04/13, 제18차 세계 LNG컨퍼런스에서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1976년 현대그룹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그룹의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사우디 산업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이번 현대중공업과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우리나라 조선·플랜트 산업을 재도약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사우디 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015/11/12, 현대중공업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할 때 직접 서명하면서)

[Who Is ?] 정기선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2025년 1월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상영된 미국 팔란티어의 소개영상에서 스마트 조선소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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