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미국 중국 인공지능 패권 경쟁에서 한국은 AI 제조업에 역량 집중해야"

▲ 산업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산업연구원>

[비즈니스포스트] 산업연구원이 미국의 중국 제재로 한국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산업연구원은 27일 ‘미중 경쟁에 따른 중국의 인공지능(AI) 혁신전략과 우리 산업의 대응’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한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을 펼치는 양상을 짚으며 한국의 전략은 이들과 차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미중 패권 전쟁의 핵심이 기술에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날 딥시크 AI 모델 R1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미중 분쟁 핵심 분야가 AI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2021년부터 바이오, 항공우주·저공경제, 스마트 커넥티드카 등 중국의 AI 응용산업과 관련한 기술 제재를 본격화했고 이것이 중국의 기술 혁신을 유도했다고 짚었다.

중국은 로봇(휴머노이드)과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AI 응용산업에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전략이 중국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제조업 강점을 활용해 AI 제조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산업에서 AI 경쟁력을 확보했다면 한국은 반도체(HBM), 산업용 로봇, 바이오제조, 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AI 로봇을 가성비 측면에서만 보면 한국이 중국보다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보안 등의 안전성과 기술우위 측면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정책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은 정부가 2027년까지 AI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약 3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중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행은 2025년 1월 2030년까지 1조 위안(약 200조 원)의 특별 종합 금융 지원을 제공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중국연구팀장은 “결국 AI 기술을 우리 제조업에 적용시켜서 산업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강점을 보유한 반도체(HBM), 로봇, 바이오 제조, 의료 분야에서 관련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