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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치솟는 환율에 잔뜩 긴장, 공사비 압박에 경기 하강 우려까지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11-14 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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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미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추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건설사들 치솟는 환율에 잔뜩 긴장, 공사비 압박에 경기 하강 우려까지
▲ 국내 건설사들이 환율 고공행진에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한 건설현장. 
 
14일 원/달러 환율은 1405.1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틀 전인 12일 종가 기준으로 2년 만에 1400원을 돌파한 뒤 여전히 고공행진하는 모습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는 발언을 내놨다.

다만 정부의 구두개입이 나왔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1.5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구두개입 직후에 원/달러 환율은 잠시 상승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뒤 강경한 경제와 통상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강달러가 이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전망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국내 기업에는 미치는 영향은 업종, 기업마다 다르다. 국내 건설사에 한정해 살펴봐도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각 건설사가 보유한 자산, 부채 등 비율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다.

통상적으로 해외 자산의 비중이 높은 건설사에는 고환율이 수혜로 여겨진다. 보유 자산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DL이앤씨 등은 환율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의 수혜를 보는 대표적 건설사로 꼽힌다. 

하지만 고환율에 따른 해외 사업의 수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수주 대금에 환헤지를 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의 손해를 방지하는 대가로 환율 상승의 이익도 얼마간 포기하는 것이다.

오히려 사업 수익성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악재로 작용하는 부분이 크다. 환율 상승이 물가 전반은 물론 철근, 콘크리트 등 건자재 가격의 상승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공사비 수준이 건설사의 수익성을 위협할 정도로 높아져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환율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를 버틸 여력이 이전보다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0.4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건설공사비지수가 급등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상승폭이 25.8%에 이른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국내외 건설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시장에는 환율 상승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공사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공사비 하락 요인 역시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사들로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비롯한 거시경제 여건에 따른 경기 하강에도 근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경기 하강은 건설 투자 축소와 맞물리면서 악순환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2025년 한국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투자가 계속 부진하고 수출이 둔화할 것”이라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2.3%에 이어 2025년에도 –2.7%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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