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 미세공정으로 애플 A16 바이오닉 프로세서 생산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이폰SE 4세대 제품에 탑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신설한 파운드리 공장에서 애플 반도체 위탁생산을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애플이 TSMC 미국 공장에 위탁생산을 맡긴 A16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곧 출시될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SE4’에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대만 공상시보 등 외신을 종합하면 TSMC는 현재 미국에서 4나노 미세공정으로 애플 A16 프로세서 소규모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TSMC가 2020년 미국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지 약 4년만에 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공식적으로 TSMC는 애리조나 공장을 내년 상반기에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생산은 테스트 단계의 일부로 추정된다.
그러나 애플이 이미 TSMC 미국 공장에서 반도체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만큼 A16 프로세서 위탁생산은 이른 시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팀 쿡 애플 CEO는 2022년 말 TSMC 애리조나 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식에 직접 참석해 이런 계획을 전하며 두 회사의 굳건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A16 프로세서는 애플이 2022년 출시한 아이폰14 프로 모델에 적용되는 프로세서다. 이는 TSMC가 현재 미국 반도체 공장에서 제조할 수 있는 가장 앞선 반도체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 가동을 먼저 시작한다. 이후 순차적으로 3나노 등 더 발전한 공정 기술이 수 년에 걸쳐 도입된다.
공상시보는 “TSMC 미국 공장의 생산 물량은 많지 않지만 매우 중요하다”며 “수 개월 안에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가 내년 상반기부터 애리조나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IT전문기자 팀 컬팬은 자신의 개인 미디어에 TSMC가 미국 공장에서 A16 프로세서 제조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다른 반도체 위탁생산도 이미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TSMC 미국 공장의 반도체 수율은 대만 공장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몇 달 뒤에는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팀 컬팬은 애플이 TSMC 미국 공장에 A16 프로세서 생산을 맡긴 이유로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에는 3나노 미세공정 기반 프로세서가 탑재되는 만큼 구형인 A16 프로세서는 앞으로 애플이 선보일 다른 제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이 곧 공개할 아이패드 미니 7세대 또는 중저가 아이폰SE 4세대에 미국 공장에서 제조한 프로세서가 탑재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패드 미니 7세대는 10월에, 아이폰SE 4세대는 내년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 시점을 고려한다면 아이폰SE4에 쓰일 프로세서가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IT전문지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중장기 관점에서 TSMC 미국 공장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데 불과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