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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기술 라이선스로 미국 우회진출 노린다, 한국 배터리 3사 위협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3-26 15: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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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기술 라이선스로 미국 우회진출 노린다, 한국 배터리 3사 위협
▲ 3월26일 홍콩 서구룡 지구에서 열린 ‘하나의 지구’ 정상회담에 쩡위췬 CATL 회장이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CATL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이 테슬라를 포함한 주요 완성차 기업들과 기술 라이선스 방식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CATL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북미에 다수 생산거점을 신설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에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쩡위췬 CATL 회장과 인터뷰를 통해 “CATL이 미국에 자체 공장을 짓는 대신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제조사들에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ATL은 이미 포드가 건설하고 있는 미시간주 배터리공장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형태의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당국이 중국을 포함한 해외우려국가(FEOC) 소속 기업에서 제조한 배터리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지원하지 않자 이를 우회하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포드와 협력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자 CATL이 미국에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출 사례를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쩡위췬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각국 행정부 수명은 길어야 4~5년에 그치는 만큼 지정학적 갈등은 일시적인 문제”라며 미국 진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CATL이 미국에 라이선스 방식으로 완성차 제조사와 협업 사례를 늘린다면 이는 한국 배터리 3사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잠재력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미국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제조업 육성 기조에 맞춰 현지 생산설비를 적극 구축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3사가 현재 미국에 가동하고 있거나 건설중인 배터리 생산능력을 모두 합하면 미국 전체 공급물량의 59%를 넘는다.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 공장은 완성차 기업과 합작법인을 통해 설립되는 사례가 많다.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와 혼다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성차 기업들이 CATL의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다면 자연히 한국 배터리 3사 실적을 위협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 CATL 기술 라이선스로 미국 우회진출 노린다, 한국 배터리 3사 위협
▲ 2023년 2월13일 미시간주 로뮬러스에 위치한 포드의 전기차 배터리 연구소에서 테드 밀러 매니저가 LFP 배터리를 들고 설명을 하고 있다. <포드>
CATL은 한국 배터리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단가가 약 30%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전기차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수요가 중저가 차량 중심으로 점차 옮겨가는 추세와 맞물려 CATL의 미국 진출이 한국 기업들에 경쟁 압력을 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CATL이 테슬라와 논의하고 있는 LFP 배터리 생산 협력은 2만5천달러(약 3345만 원) 수준의 저가형 로보택시에 공급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시간 배터리 공장 또한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등에 공급할 LFP 배터리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한국 기업들이 CATL과 달리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공장 건설이나 배터리 생산에 직접 관여한다는 점 또한 비용 측면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 

미국은 건축자재와 노동자 임금을 비롯해 공장 운영에 드는 비용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높다. 이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에 비용을 올리는 요소다.

반면 CATL은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로열티만 챙기는 방식이라 비용 상승으로 인한 직접적인 부담이 적다. 그만큼 완성차 기업의 협력 요청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

쩡위췬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중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미국 현지 생산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이라며 라이선스 계약의 장점을 강조했다. 

결국 CATL이 포드와 추진하고 있는 라이선스 방식 사업모델을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로 확대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CATL의 진출을 저지하려는 강력한 움직임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CATL의 계획에 여전히 정치적 변수가 남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포드가 CATL과 협업을 위해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공장은 정치적 압박에 직면해 지난해 하반기에 건설을 2개월 정도 중단한 적이 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인 하우스마운틴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리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미국 정치인들은 모두 중국을 적대시하고 있다”며 “CATL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IRA의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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