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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업황 침체 속 주주환원 '극과 극', 오너 배당은 두둑해졌다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3-26 10: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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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건설사들이 정부 밸류업 정책에 따른 주주환원 의지를 표명했지만 건설업황 악화에 가로막혀 업체 상당 수가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형건설사 오너들은 상대적 실적호조와 높은 배당성향에 힘입어 상속세 납부 재원 등으로 활용할 '자금줄'을 전년보다 두둑히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사 업황 침체 속 주주환원 '극과 극', 오너 배당은 두둑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으로부터 2023년도 회계연도 배당 864억 원가량을 받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6일 전자공시시스템의 각 기업별 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중견 건설사는 오너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0~50%, 70%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도 오너일가와 지배기업의 지분이 30%를 웃돈다.

삼성물산은 최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해 특수관계인 지분이 33.63%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202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550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년(2300원)과 비교해 250원 늘려 배당총액은 3764억 원가량에서 4173억 원가량으로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삼성물산 배당으로 864억 원가량을 받아 전년(779억 원)보다 85억 원가량 더 받는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8.10%를 쥔 최대주주다. 

삼성물산은 2023년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1조8957억 원, 영업이익 2조8702억 원을 올렸다. 2022년보다 매출은 2.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5%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매출 19조3100억 원, 영업이익 1조343억 원으로 실적에 높은 기여를 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18% 증가했다. 

삼성물산으로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6.19%)은 배당금 297억4천만 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19%)도 297억4천만 원을 받는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0.96%)은 46억1천만 원을 수령한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대출금 상환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하나은행과 유가증권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규모는 4100억 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2023~2025년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환원(최소 주당 2천 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6년까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한다.

전년보다 배당을 늘린 곳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있다. 2023년 회계연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700원으로 전년(600원)보다 100원 늘렸다. 이에 따라 배당금 총액은 449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3억8천만 원가량이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라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HDC로 지분 41.52%를 쥐고 있다. HDC는 정몽규 HDC대표이사 회장이 33.68%를 가지고 있다. HDC도 배당을 250원에서 300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HDC로부터 배당금 60억4천만 원을 받는다. 

현대건설은 2023년 회계연도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1주당 650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른 현금 배당금 총액은 674억9900만 원이다. 

현대건설은 주주의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당기준일을 배당금 결정 이후로 변경하고 최저 배당금을 설정한 배당정책도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의 배당성향 20~30%를 유지하고 추가로 주당 600원의 최소배당금을 설정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가 20.95%, 기아 5.24%, 현대모비스 8.73%를 쥐고 있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주주구성을 보면 현대건설 38.62%,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11.72%, 현대글로비스 11.67%, 기아 9.35%, 현대모비스 9.35%,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4.68%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까지 배당금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았다. 다만 현대차그룹 오너가 직접 지분을 들고 있어 배당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매출 13조664억 원, 영업이익 2552억 원, 순이익 1841억 원을 거둬 전년보다 각각 매출 48.2%, 영업이익 120.4%, 순이익은 78% 늘어나는 호실적을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배당성향을 보면 2021년 31.81%, 2022년 40.18%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배당성향(배당금총액/순이익)을 30%로 가정하더라도 정의선 회장은 216억 원의 배당금을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받는다. 정 회장이 2022년 53억 원가량을 배당으로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 증가하는 것이다. 
 
건설사 업황 침체 속 주주환원 '극과 극', 오너 배당은 두둑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202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전년보다 늘어난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도 전년과 같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00원을 결정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최대주주 코오롱이 지분 75.23%를 보유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코오롱글로벌 지분은 0.38%지만 코오롱 지분 절반(49.74%)을 들고 있다.  

DL이앤씨는 2024~2026년 연결 순이익의 25%(현금배당 10%, 자사주 매입 15%)를 주주환원으로 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보다 주주환원율을 10%포인트 늘린 것이다.

다만 2023년 회계연도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으로 전년 보통주 1주당 1천 원, 우선주 1주당 1050원에서 줄었다. 실적감소의 여파로 풀이된다. 

DL이앤씨의 최대주주는 23.15%를 들고 있는 지주회사 DL이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DL이앤씨 지분을 들고있지 않다. DL지분은 대림이 47.93%를 들고 있고 이 대림을 이해욱 회장이 52.3% 쥐고 있다. 대림은 보통주 1주당 2021년 회계연도 2500원, 2022년 2천 원을 했다. 배당성향은 각각 3%, 6%로 낮은 수준이다. 

한편 GS건설과 대우건설, 태영건설, 신세계건설 등은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GS건설은 2026년까지 연결기준으로 지배주주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다만 2023년 회계연도 배당은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보상금 등 일시적 비용 5500억 원가량이 반영되는 등의 부담으로 하지 않는다. 앞서 2021년과 2022년 회계연도 배당으로는 주당 1300원을 책정했다.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최대주주로 지분율 8.28%이다. 허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지분율 1.56%다. 2022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오너일가에게 배당금으로 263억 원이 돌아갔다.

대우건설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배당정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2009년 회계연도 주당배당금 50원을 지급한 이후 14년 동안 무배당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신세계건설은 실적악화 및 재무구조 부담에 2023년 회계연도 배당을 하지 않는다. 태영건설과 신세계건설은 2022년 회계연도 배당으로 각각 보통주 1주당 225원, 500원을 줬다. 

이밖에 오너일가 지분이 높은 중견건설사들도 배당을 줄였다. 한신공영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100원으로 전년(300원)보다 200원 낮췄다. KCC건설은 130원으로 전년(150원)과 비교해 20원을, 계룡건설은 500원에서 400원으로 줄었다. 

한신공영 최대주주는 지분 36.76%를 들고 있는 코암시앤시개발이다. 최용선 회장이 코암시앤시개발 지분 46.67%를 가지고 있다. 계룡건설 최대주주는 이승찬 회장으로 지분율 22.86%를 쥐고 있다. KCC건설 최대주주는 KCC로 36.03%를 보유하고 있다. 

KCC는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이 지분 19.58%를 가지고 있다. KCC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전년과 같은 8천 원을 한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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