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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풀무원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식품업계 전기차' 대체육 경쟁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2-01-21 17: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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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풀무원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식품업계 전기차' 대체육 경쟁
▲ 지구인컴퍼니가 출시한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제품 사진. <지구인컴퍼니>
대체육 개발 경쟁이 뜨겁다.

한국에서 대체육시장은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수준이지만 농심과 풀무원,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등 굵직한 식품기업들이 자체 대체육 기술 개발에 나섰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에서 대체육 수요는 적은 편이지만 성장성이 있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속도를 붙이는 차원에서 여러 식품기업들이 기술 확보와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체육 전문 스타트업인 지구인컴퍼니를 비롯해 농심과 풀무원 등 전통 식품기업도 대체육시장에서 뛰고 있다.

국내에서 대체육으로 가장 크게 주목받았던 곳은 스타트업인 지구인컴퍼니로 2018년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를 처음 선보였다. 언리미트는 고기와 흡사한 식감을 높이 평가받아 2020년 식품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몽드셀렉션'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언리미트는 파리바게뜨와 도미노피자, 편의점 간편식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올해 1월9일 미국시장에 진출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농심 풀무원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식품업계 전기차' 대체육 경쟁
▲ 비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제품.
농심은 대체육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초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인 뒤 관련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4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농심의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을 활용한 ‘베지가든 레스토랑(가칭)’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심은 사실 대표적 제품인 '짜파게티'에 대체육의 ‘원조’격으로 꼽히는 콩고기를 넣어왔다. 제품 출시(1984년)때부터 따지면 40년이 가까이 대체육을 사용해왔다고 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도 약진하고 있다. 베러미트는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샌드위치에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급호텔인 웨스틴조선서울의 비건(완전채식주의자)용 샌드위치 메뉴에도 사용된다.

풀무원도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대체육기술 확보에 나섰다. 식음료 원료 개발 기업인 다니스코뉴트리션 앤드 바이오싸이언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글로벌 식품 소재 전문기업 인그리디언코리아와도 협력에 나섰다.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불고기 덮밥소스에 이어 불고기 철판볶음밥도 선보였다. 다만 국내 대체육시장은 쏟아지는 관심에 비해서는 아직 시장 규모가 작다.
농심 풀무원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식품업계 전기차' 대체육 경쟁
▲ 신세계푸드의 돼지고기 대체육 '베러미트 콜드컷'으로 만든 샌드위치 그림 자료. <신세계푸드>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에서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편이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채식 관련 메뉴와 함께 대체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대체육시장은 약 155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약 6조6100억 원)의 0.2%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체육이 보편화돼 일상적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은정 코트라 로스앤젤레스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체육 냉동식품은 70%가량 증가했고 대형마트에는 대체육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정식 메뉴로도 도입되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앞서 9일 미국 KFC와 손잡고 닭고기 대체육으로 만든 치킨텐더 메뉴를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육류 가공공장이 폐쇄되면서 공급이 크게 부족했고 결국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 미국 식품업계에서는 이러한 사태가 육가공 산업에 영향을 미쳐 식물성 대체육 산업에 기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대체육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대체육 제조기업 비욘드미트도 이를 계기로 크게 주목받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세계 대체육시장 규모가 2019년 45억1천만 달러(약 5조4천억 원)에서 2027년 88억2천만 달러(약 10조6천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식품업계가 대체육을 바라보는 이유도 산업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체육은 흔히 전기차에 비유되기도 한다. 현재는 실제 육고기가 표준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미래로 갈수록 대체육 소비가 광범위하게 확대된다는 것이다.

전기차도 예전에는 비싼 가격과 충전소가 적어 외면받았지만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요구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나고 개발이 일어나는 만큼 대체육도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보고 본격적 수요가 확대되기 전에 한 발 앞서 대체육 제조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

대체육시장의 성장에는 '가치소비' 열풍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축산업은 과거부터 지구 온난화의 요인으로 거론됐는데 육류 소비가 늘면 환경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채식주의와 함께 간헐적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대체육시장의 성장에 기여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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