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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한라그룹 미래차시대 맞춰 '리셋', 만도 매출정체 탈출 시간문제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  2021-12-07 16: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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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그룹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했다.

정 회장은 한라그룹을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시대에 맞춰 '리셋'했는데 만도의 매출 정체 탈출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도는 한라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만도의 외형 확대는 한라그룹의 위상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만도가 최근 자율주행전문 계열사 ‘HL클레무브’ 출범에 맞춰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베스터데이에서 제시한 미래사업 비전과 관련해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고객 다변화에 기반한 물량확대와 HL클레무브 출범 이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계획을 투자자와 공유했다”며 “만도는 국내 부품업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성을 보여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도는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6월 제시했던 매출 성장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며 “이전보다 구체화한 전략을 제시하며 성장률 목표를 상향한 점이 긍정적이다”고 바라봤다.

만도는 이번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년 연결기준 매출 목표로 9조6천억 원을 제시했다. 현재 연 매출 5조~6조 원 수준에서 매년 평균적으로 12.3% 가량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만도는 2014년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와 분할해 새 출발한 뒤 매년 5조 원대 매출을 내며 좀처럼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도는 이번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객 다변화를 매출 정체를 뚫어낼 무기로 내세웠다.

만도는 기존부터 현대차그룹을 향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고객 다변화를 주요 과제로 추진했는데 그동안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만도는 현재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현대차그룹을 통해 내고 있다.

만도는 내연기관차시대에는 후발주자였던 만큼 고객 다변화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시대가 열리면서 고객 다변화에 새로운 기회를 맞은 것으로 여겨진다.

만도는 2025년 주요 전기차부품 매출의 48%를 글로벌 전기차업체를 통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은 52%를 기존 완성차업체를 통해 채우는데 여기에는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미국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독일 폴크스바겐 등도 포함된 만큼 현대차그룹 비중은 더 낮아지게 된다.

만도는 이미 전기차 관련 부품 수주가 늘면서 현대차그룹 비중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 45조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3%가 현대차와 기아 이외의 물량으로 파악된다.

새로 출범한 자율주행전문업체 HL클레무브도 해외공장 신설 등 북미와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영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HL클레무브는 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2023년 이후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열어뒀다.

정몽원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전기차와 자율주행분야에서 많은 준비를 해왔다.

2017년 말 만도 대표를 직접 맡은 뒤 전기차와 자율주행분야 경쟁력 강화를 제1과제로 내걸고 조직개편, 스타트업 투자 강화, 연구개발비 확대, 연구조직 WG캠퍼스 신설 등을 이끌었다.

올해만 보더라도 3월 1650억 원을 투입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지분을 모두 만도 아래에 뒀고 9월에는 만도에서 자율주행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를 설립했다.

12월1일에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와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를 합쳐 자율주행전문업체 HL클레무브를 출범했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전기차부품은 기존 만도에, 자율주행부품은 HL클레무브에 맡는 방식으로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큰 틀 짜기를 일단락했다고 볼 수 있다.

만도의 매출 성장은 한라그룹의 위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 회장에게 중요하다.
 
▲ 만도 연결기준 매출 목표. <만도>

만도는 한라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간 6조 원 규모의 연결기준 매출을 내는 등 한라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로 꼽힌다. 만도 매출 규모는 한라그룹에서 두 번째로 큰 계열사인 한라의 연간 매출 1조5천억 원의 4배에 이른다.

만도가 계획대로 2025년 매출 목표를 이룬다면 한라그룹의 위상은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만도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9조6천억 원을 달성한다면 그룹 전체 매출은 10조 원을 훌쩍 넘게 되는데 이는 재계 20위권 안에 들 수 있는 규모다.

재계순위는 보통 자산 규모로 따지는데 매출은 자산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룹 위상 변화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여겨진다.

한라그룹은 1990년대 외환위기 전만 하더라도 재계 12위에 이르던 기업집단이었지만 1990년 말 그룹 구조조정으로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며 위상이 크게 하락했고 지금은 재계 51위에 머물고 있다.

정 회장은 HL클레무브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만도의 사업적 틀을 갖춘 만큼 이제는 만도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나 한라그룹의 더 큰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정 회장은 11월 말 만도 대표 역할을 조성현 사장에게 위임하며 유일하게 맡고 있던 계열사 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 회장은 앞으로 한라홀딩스 회장 겸 그룹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O)로서 신사업 개척과 투자처 발굴,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 기존에 맡고 있던 만도와 한라홀딩스, 한라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는 그대로 유지한다.

정 회장은 11월 말 ‘CEO 중심 성장 경영’을 목표로 임원인사를 시행하며 “진정한 성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호기심과 이를 실행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며 “리더의 자유와 책임, 젊은 열정이 ‘대담하게 변화하는 한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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