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전략 제시
나영호는 2021년 11월4일 열린 롯데쇼핑 3분기 실적발표회에 직접 등장해 e커머스사업부의 2022년 전략을 발표했다.
나영호는 롯데온만 할 수 있는 계열사 융합서비스를 제대로 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롭스의 온라인 담당 인력을 2021년 8월에 e커머스사업부로 한데 모은 만큼 그룹의 일원화된 온라인 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선식품분야에서 롯데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고백했다.
나영호는 “품질 중심 초신선 그로서리(식료품) 서비스를 통해 기존 열세였던 마트 온라인사업을 반전시켜보겠다”고 했다.
쇼핑의 영역에서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뷰티 서비스의 ‘Top Of Mind(고객들이 최초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구축을 시작으로 리빙과 패션의 영역까지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와 센트럴풀필먼트센터(CFC)를 활용해 하이브리드 물류 전략을 추진하는 것도 계획 가운데 하나다.
나영호는 “파편화하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물류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는 2021년 1~3분기에 실적이 부진했다.
e커머스사업부는 2021년 1~3분기에 매출 800억 원, 영업손실 1070억 원을 냈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3% 줄었고 적자도 지속했다.
△개발자 중심으로 조직 개편
나영호는 2021년 9월28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개발자 중심으로 조직을 바꾼 것이 핵심이다.
개발자가 익숙한 용어로 조직 이름부터 바꿨다. 검색부문과 추천부문을 파인딩부문과 데이터부문으로 바꿨다.
PD(Product Developer, 제품 개발자) 1·2실과 데이터인텔리전스(정보분석)실, 테크(기술)실을 만들었으며 실장으로는 차장과 부장급을 임명했다.
롯데온은 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데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낀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소비자가 접근하기 편하게 앱을 개선하려면 개발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조직개편을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영호는 e커머스사업부장 취임 이후 개발자 친화조직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사내 메신저를 롯데그룹의 자체 메신저 대신 개발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슬랙으로 바꾸고 모든 직원이 나영호의 일정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온 새로고침 행사
롯데온은 출범 1주년을 맞아 2021년 4월26일부터 5월2일까지 ‘온세상 새로고침’이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상품과 혜택,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공격적 프로모션에 나섰다.
나영호가 롯데온을 맡은 뒤 처음 열리는 대형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앞으로 롯데온이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온은 새로고침 행사를 통해 일부 성과를 봤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행사 기간 롯데온 방문객 수는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았고 고객 가운데 첫 구매자의 비율은 15%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와 새로운 고객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롯데온의 행사는 전자상거래업계에서 영향력을 보여주는 총거래액(GMV) 상승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최대한 많은 혜택을 제공해 롯데온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건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다시 이를 통해 구매력을 높이는 데 행사의 목적이 있었다.
실제로 롯데온이 새로고침 행사에서 발행한 쿠폰의 규모만 수백억 원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은 대규모 할인행사 이후에도 판매수수료 0%라는 혜택을 신규 입점업체에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오픈마켓에 입점한 기업은 매출의 15% 안팎을 플랫폼에 수수료로 지급한다. 이 부담을 없애줌으로써 롯데온 진입 문턱을 낮추고 이를 통해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 ▲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오른쪽)이 2021년 8월1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디지털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이호성 하나은행 중앙영업그룹 총괄부행장과 함께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영입돼
나영호는 2021년 3월25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에 내정됐다.
롯데그룹은 2021년 2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 부진에 책임을 물어 조영제 사업부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 외부인사를 물색해왔다.
e커머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나영호를 영입한 것은 롯데쇼핑의 미래로 꼽히는 e커머스사업부의 변화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나영호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카드와 간편결제 등을 기획한 e커머스 전문가다.
나영호는 롯데닷컴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롯데닷컴이 2000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0년 만에 롯데그룹 e커머스사업을 재건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나영호 영입이 롯데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나영호가 이베이코리아에서만 10년 넘게 일한 만큼 이베이코리아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1년 3월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영호는 2021년 5월18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직원 100여 명과 랜선미팅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태스크포스(TF)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제외돼 있어 진행사항을 모른다”고 말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영입됐다는 시각을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4월12일 나영호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정식 발령했다.
롯데쇼핑은 e커머스사업부장의 직급을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격상했다. 역할과 위상을 강화한 것으로 롯데쇼핑의 핵심 사업부인 백화점사업부와 동일한 직급으로 만들어 e커머스사업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나영호는 취임 첫날 인삿말을 통해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나영호는 “여러분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더 많이 듣기 위해 취임 후 몇 달 동안은 ‘소통의 달인’이 되고자 도전해 나갈 것이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여러분들과 소통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의 자유롭고 다양한 소리, 그리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들어보겠다”며 “앞으로 이런 메일커뮤니케이션 이외에도 줌라이브, 간담회, 많은 분이 참석하는 업무 회의, 그리고 제가 수시로 사무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소통의 기회를 최대한 만들어 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나영호는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이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이자 나의 미션이다”며 “롯데그룹은 디지털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혁신해야 하는 상황이며 그것을 우리 e커머스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시절
나영호는 2007년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해 전략기획본부장까지 지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G9 등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그는 이베이코리아가 e커머스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료 회원 서비스 ‘스마일클럽’과 간편결제 시스템 ‘스마일페이’, 현대카드와 함께 출시한 전용 신용카드 ‘스마일카드’ 등 ‘스마일 시리즈’를 내놓는 데 모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스마일페이 사용자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 수만 1500만 명이 넘는다. 스마일클럽 회원도 300만 명이 넘는 등 스마일 시리즈는 이베이코리아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스마일 시리즈는 e커머스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에 충성고객을 만들어 준 1등공신이기도 하다.
나영호는 이베이코리아에 우연한 기회로 합류하게 됐다.
친한 후배가 불러서 나간 자리에서 제안을 받은 뒤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했다.
처음 합류했을 때 직급은 차장으로 이전 직장과 동일했다. 연봉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G마켓이 2009년 미국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영어면접 없이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가 걸어온 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는 2018년 8월1일 출범한 e커머스사업본부를 전신으로 한다.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의 초대 대표에는 롯데닷컴을 이끌던 김경호 전무가 선임됐다.
롯데그룹은 당시 “롯데닷컴 창립부터 온라인 관련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며 “롯데그룹에서 온라인사업 전략에 가장 정통한 전문가로 e커머스사업본부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e커머스사업본부 조직은 초기 1400여 명 규모로 운영됐다. 기존 롯데닷컴 인력과 계열사에서 정보통신(IT), 사용자경험(UX), 연구개발을 담당하던 인력 1천여 명이 통합됐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e커머스사업본부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자 롯데그룹은 2019년 12월 인사를 통해 롯데지주 전략실 출신의 조영제 전무에게 e커머스사업부를 맡겼다.
조영제 e커머스사업부장은 2020년 4월에 ‘
신동빈의 야심작’으로 평가받는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을 내놨다. 롯데그룹이 수 년 동안 3조 원을 투자해 만든 디지털 전환의 대표작이었다.
하지만 롯데온은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를 한데 묶기만 했을뿐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시 초기 잦은 접속장애 등으로 소비자 원성도 샀다.
결국 롯데온은 2020년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데 실패한 것으로 여겨진다. 2020년 기준 롯데온의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이다.
조영제 사업부장은 결국 2021년 2월25일 롯데온의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나영호는 2021년 4월 롯데온의 새 대표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