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인베스트먼트와 디피씨 합병
도용환은 2012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펀드 운용규모가 3조 원~4조 원까지 성장하고 200억~30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수준이 되면 디피씨와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20년에 영업수익 400억 원가량을 올렸고 영업이익 200억 원가량을 냈다. 운용자산은 4조 원에 이른다.
이에 업계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디피씨의 합병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디피씨는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고압변성기와 노이즈필터, 인버터 등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주요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디피씨의 2020년 별도기준 실적은 매출 396억3700만 원, 영업이익 15억8200만 원이다.
디피씨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2020년 영업이익은 187억 원가량이었다.
자회사가 모회사 영업이익의 10배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에 코스피 상장사인 디피씨의 주가는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의 투자성과에 따라 움직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간 매출이 400억 원에 불과한 디피씨가 펀드 운용규모만 수조 원에 이르는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완전자회사로 두고있는 지배구조와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해외 대형연기금이 이런 지배구조를 문제삼아 도용환에게 지배구조 변경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출자를 제안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사정이 작용한 때문인지 디피씨는 2021년 10월15일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디피씨는 같은 해 11월16일 이사회를 열어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회를 통해 정해진 합병기일은 2021년 12월17일이다.
디피씨는 합병이 마무리되면 회사를 비제조부문과 제조부문으로 나누고 제조부문은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사업부문은 기존 법인에 남아있고 제조부문이 신설법인으로 넘어가게 된다. 기존 법인인 디피씨의 회사이름을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변경하면서 따라 코스피 상장종목 이름도 디피씨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바뀐다.
스틱인베스트는 지난 1999년 7월 디피씨 지분 5천 주를 확보하고 3억5천만 원을 투자했다.
2002년 6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였던 스틱과 디피씨는 포괄적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했다.
스틱 주식 1주와 디피씨 주식 8.275주를 교환했는데 그 결과 스틱은 디피씨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디피씨는 스틱이 들고 있던 스틱인베스트의 지분을 넘겨받아 스틱인베스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남아시아지역에 적극 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사모펀드운용사 가운데 동남아시아지역 투자를 활발하게 추진하는 곳으로 꼽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동남아의 우버로 꼽히는 ‘그랩’에 투자했는데 그랩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투자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랩은 2021년 11월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알티미터그로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그랩은 나스닥에 상장하게 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그랩의 기업가치가 150억 달러로 평가될 때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시장에서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그랩의 기업가치를 400억 달러 규모로 바라보고 있다.
그랩은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서비스업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11월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알스퀘어'에 7200만 달러(약 850억 원)를 투자했다.
알스퀘어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팬아시아 상업부동산사업 안착, 부동산과 연계사업 강화를 위한 인재확보 등에 투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베트남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전자상거래업체 '티키'에 투자했다.
스틱벤처스를 통해 2018년 처음 티키에 투자했고 2021년 11월 2억5800만 달러(약 3046억원) 규모 시리즈E 투자에 참여해 2천만 달러를 넣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 그로스펀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타이완 모바일, AIA, UBSAG 등도 티키의 이번 시리즈E 투자에 참여했다.
티키는 2010년 설립된 업체로 베트남 이커머스시장 2위에 올라있다. 2022~2023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9월 싱가포르의 중고거래 플랫폼 ‘캐로셀’에 1억 달러(약 1171억원)를 우선주 형태로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캐로셀은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로 꼽히는 세쿼이아(Sequoia), 일본 이커머스업체 라쿠텐(Rakuten), 글로벌 통신사 텔레노(Telenor) 등을 투자자로 확보했다.
△방탄소년단 회사 하이브에 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에 투자해 약 10배의 수익을 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하이브 지분 12%(346만2880주)를 약 1040억 원에 인수했다.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등이 보유한 지분을 일부 매입해 3대주주에 올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하이브 지분을 1주당 약 3만 원에 매입한 셈인데 하이브 상장 첫날인 2020년 10월15일 19만6177주를 1주당 31만2874원에 매도했다.
보유 주식의 5.7%만 처분했는데 상장 첫날에만 투자금의 절반을 웃도는 613억7868만 원을 회수했다.
2020년 12월에도 블록딜 형태로 하이브 주식 40만 주를 처분했다. 1주당 16만5215원에 매도해 660억86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6월29일에도 보유하고 있던 하이브 지분 286만6703주를 28만4천에 장 시작 전에 처분해 약 8496억 원을 회수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걸어온 길
도용환은 1999년 IT 전문 투자회사인 스틱IT투자를 설립했다.
SK텔레콤과 LG전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이 외에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등과도 펀드를 만들었다. 2001년 스틱IT투자의 운용자산은 2천억 원을 돌파했다.
2002년에는 정보통신부 등의 출자를 받아 미국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나스닥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다만 도용환은 나스닥 펀드의 자금을 투자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2006년에는 스틱IT투자의 회사이름을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바꿨다.
신생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로 시작해 2004년 사모펀드법이 만들어지면서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에 투자하는 그로스캐피털, 바이아웃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2021년 현재까지 400곳 이상의 회사에 투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IT기업 위주의 투자영역을 바이오·헬스케어, 소비재·소비자기술, 게임·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대했고 4조 원대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대형 사모펀드운용사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