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시장 대응을 위한 공격적 투자
김준은 연평균 40% 이상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차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5월 미국 완성차기업 포드와 전기차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했다.
블루오벌에스케이는 포드의 파란색 타원형 엠블럼 블루오벌과 SK이노베이션의 SK를 합친 이름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5년부터 매년 6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합작법인의 배터리 생산시설에 모두 6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합작법인의 배터리 생산능력의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21.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11월부터 건설한 미국 조지아주 1공장(9.8GWh)은 설비 구축을 마치고 2021년 6월 현재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2공장(11.7GWh)은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3공장과 4공장을 증설할 가능성도 높다.
김준은 2021년 4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을 방문해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며 추가 증설 의지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 헝가리 등의 생산시설도 늘려 2025년에는 배터리 생산능력이 145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6월 현재 배터리 생산능력 40GWh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준은 배터리사업 추가 투자를 위한 투자자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재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기업공개를 통해 1조3천억 원, 윤활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을 통한 1조1천억 원 등 모두 2조4천억 원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페루 광구 매각에 따른 1조2500억 원에 더해 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지분 일부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함에 따라 2조 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2021년 1분기 유가와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반등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1분기 석유화학제품의 마진 개선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으로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2398억 원, 영업이익 5025억 원을 거뒀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은 16.4% 늘어났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석유사업, 화학사업, 윤활유사업, 석유개발사업, 소재사업(SKIET) 등 배터리사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배터리사업은 영업손실 1767억 원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영업손실은 해외 공장 설립에 따른 초기비용 증가의 영향”이라며 “매출은 2019년 이후 본격적 성장세를 보이며 분기마다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의 2021년 1분기 매출은 5263억 원으로 2020년 4분기보다 80%(2888억 원) 증가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과 수직계열화 강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2021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통해 전기차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인 분리막(LiBS)사업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핵심소재 4가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이 꼽힌다.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가 40%가량, 분리막이 15%가량 차지하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1년 4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전체 공모주식수 2139만 주의 55%인 1176만4500주의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수요예측 경쟁률은 1883대 1에 이르렀다. 역대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기업공개 수요예측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격 상단인 10만5천 원으로 정해졌다.
특히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 확약비율이 63.2%에 이르렀다. 의무보유 확약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0년 6월 기업공개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외 증권사에 발송하며 본격적으로 상장을 준비해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김준의 소재사업 육성전략이 탄생시킨 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2월27일 이사회를 열고 자체사업으로 진행하던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사업과 투명 폴리이미드필름(FCW)사업 등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6번째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3월21일 SK이노베이션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설립 승인안건이 통과됐다. 2019년 4월1일을 분할기일로 새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설립됐다.
노재석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 대표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김준은 “소재사업은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며 “소재사업의 독자경영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0년 세계적 완성차기업의 전기차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4년 분리막 생산규모 27억3천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1년 6월 현재 분리막 생산능력 10억4천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매년 전기차 10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뿐 아니라 양극재사업에도 뛰어들어 배터리소재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있다.
배터리기업은 배터리소재를 수직계열화하면 안정적 소재 조달과 함께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5월 중국 배터리기업 EVE에너지, 중국 배터리소재기업 BTR 등과 공동투자를 통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에 연산 5만 톤 규모의 양극재공장을 짓는다.
SK이노베이션 외에 SK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소재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실리콘음극재 벤처기업에 투자해 음극재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SKC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음극재의 소재인 동박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정유사업 부진에 대규모 영업손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2조5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4조1645억 원, 영업손실 2조5688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30.7% 감소했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정유사업 부진의 타격이 컸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은 2020년 영업손실 2조2228억 원을 봤다.
다만 2020년 실적부진은 SK이노베이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2020년 모두 합쳐 5조1천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2020년 내내 손익분기점인 4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실적 악화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배당을 하지 않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부진한 실적은 2020년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환산금액 감소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이 2020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 마이너스(-) 219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보다 3908억 원 줄어들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매년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를 발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로 2020년 실적이 크게 악화해 배당을 하지 못했고 납부한 세금이 줄어든 탓에 고용, 배당, 납세 등을 평가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2021년 임금교섭 역대 최단 시간, 최고 찬성율로 타결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입금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2021년 2월16일 상견례에서 역대 최단시간인 20분 만에 잡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021년 2월23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 가운데 93.5%가 투표에 참여해 90.9%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기로 한 노사원칙에 따라 0.5%로 확정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0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로 2019년보다 0.5% 올랐다.
SK이노베이션 노조는 2017년 9월 ‘2017년 노사임금 및 단체협약안’에서 임금인상률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시키기로 회사와 합의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임금을 물가와 연동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처음이었다.
노사는 당시 임금체계 개선안도 합의했다.
정해진 비율로 해마다 임금을 올리던 기존의 임금체계를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와 노동자의 역량 및 생산성 향상에 맞게 조절하는 ‘SK식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임금체계는 결혼과 출산, 교육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한 30~40대 직원의 임금인상률은 높이고 50대 이후 직원의 인상률은 낮추는 체계로 바뀌었다.
이런 SK이노베이션 노사의 임금교섭 원칙은 2021년까지 5년 연속으로 지켜졌다. 특히 2020년에는 2010년 이후 최저 소비자물가지수인 0.4%가 적용됐음에도 별다른 분쟁 없이 교섭이 타결됐다.
김준은 2020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에서 “세계적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이런 혁신적 노사문화야말로 SK이노베이션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의 감압잔사유 탈황설비 완공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자회사 SK에너지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의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SK에너지는 SK울산콤플렉스에 지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의 기계적 준공을 2020년 1월31일 마무리하고 같은 해 3월14일 시운전을 마친 뒤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는 잔사유(원유를 정제한 뒤 남은 찌꺼기 유분)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저유황유와 경질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1조 원의 자금이 투입돼 8만2645㎡ 규모로 구축됐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해 저유황유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SK에너지는 2017년 10월31일 이사회를 열고 울산콤플렉스에 2020년까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를 새로 짓는 안건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를 통해 매년 영업이익 2천억~3천억 원가량의 개선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 완공 당시 “저유황유 시황은 선사들의 비축유 재고가 소진되는 2020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SK에너지는 탈황설비의 조기 상업가동을 비롯한 친환경 사업모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CES에서 SK이노베이션의 모빌리티 집중 선언
김준은 2020년 1월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2020’에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경영진을 이끌고 참여했다.
SK이노베이션은 CES2020에서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자회사와 함께 ‘SK인사이드’라는 이름의 모빌리티 사업모델을 선보였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움직이는 모형자동차와 대형스크린의 영상을 최첨단 방식으로 조합해 미래 전기차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미래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려 줄 양극재인 ‘NCM91/21/2’과 ‘NCM811’의 기술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항공기, 기차, 선박 등 전기차 이외의 미래 모빌리티 모습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차량 구조물, 대시보드, 범퍼, 타이어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차 경량화소재들을 전시했다.
윤활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다양한 윤활유 제품들을 선보였다.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는 전기차배터리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온도인 15~35도를 유지하면서 동력체계의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소재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휘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인 FCW(Flexible Cover Window)를 전시했다.
FCW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브랜드로 자율주행과 결합한 미래차를 사무공간, 인포테인먼트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꼭 필요한 소재로 꼽힌다. 자동차 보안을 강화하는 투명 지문인식센서나 투명 안테나 등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김준은 CES2020 현장에서 경영진들과 전략회의도 열었다.
그는 회의에서 “CES에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모빌리티분야 기술이 우리의 예측을 넘어서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발전은 SK이노베이션에 매우 중요한 성장기회이기도 하지만 그 속도를 우리가 앞서 나가지 못하면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역량을 키워 온 모빌리티 핵심부품과 소재들이 모빌리티 혁신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모빌리티혁신을 앞당겨 고객혁신으로 이어지도록 더욱 속도를 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진행된 ‘CES2021’에는 직접 참가하지 않고 350여 명의 대규모 참관단을 구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 이후 2019년까지 줄어든 영업이익, 대표이사 연임
김준은 2017년 SK이노베이션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성과를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6조8265억 원, 영업이익 3조2343억 원을 거뒀다. 2016년보다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0.2% 증가했다.
비정유부문에서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은 것은 2017년이 처음이다. 비정유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64%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부진한 실적을 내놓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매출 54조5109억 원, 영업이익 2조1202억 원을 냈다. 매출은 2017년보다 1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2% 줄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015년 1조9796억 원을 거둔 이후 가장 부진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영업이익 3조 원대를 냈지만 2018년은 이런 호조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2018년 석유사업에서 매출 39조1935억 원, 영업이익 7132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19.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유가 급락 및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52.5% 줄었다.
2019년에도 이익 감소세가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49조8765억 원, 영업이익 1조2693억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39.6% 줄었다.
화학사업과 배터리사업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깎아내렸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은 올레핀 계열과 아로마틱 계열을 가리지 않고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겹쳐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배터리사업은 고객사 납품을 위한 견본비용이 발생했고 연구개발비용도 늘었다.
김준체제의 SK이노베이션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18년 실적 발표부터 배터리사업을 별도 사업부문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2018년 매출 3482억 원, 영업손실 3175억 원을 냈다. 유럽 고객사를 상대로 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전년보다 139% 늘었지만 투자 확대와 인력 충원 등으로 영업적자는 더 증가했다.
전기차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사업이다.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음에도 자신있게 실적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김준의 전기차배터리를 향한 육성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준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사업 육성을 본격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표이사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였으나 2020년 3월26일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연임이 확정됐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LG화학과 배터리 영업기밀 침해와 관련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SK그룹이 김준에게 이 소송을 마무리하라는 과제를 주면서 대표이사에 연임시킨 것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소재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뿐 아니라 다른 소재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소재사업의 다른 축은 ‘휘는 유리’로 불리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이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접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소재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에 FCW(Flexible Cover Window)라는 이름을 붙이고 2019년 1월8일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2019(CES 2019)에서 제품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10월 충북 증평에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시험설비를 완공해 생산에 들어갔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2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다.
| ▲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왼쪽 두 번째)이 2021년 6월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과 함께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줍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 |
△전기차배터리 글로벌 톱3을 향한 도전
김준은 전기차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의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톱3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CATL과 BYD, 테슬라라는 안정적 고객사를 확보한 일본의 파나소닉, 그리고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LG화학)과 삼성SDI 등 5개 회사를 중심으로 과점화가 진행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공격적 투자뿐이다. 김준은 기존의 ‘선수주 후투자’ 전략을 버리고 과감하게 ‘선투자 후수주’ 전략을 꺼내들었다.
한국, 유럽, 중국, 미국에 이르는 전기차배터리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잇따른 투자계획을 내놓는 한편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
김준의 노력은 2018년 11월14일 폴크스바겐과 전기차배터리 공급계약을 맺는 결실을 거뒀다.
폴크스바겐은 3세대 전기차의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MEB 플랫폼’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새 전기차 2200만 대를 생산하며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선두주자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을 실행할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SK이노베이션을 골랐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고객사에 전기차배터리 공급을 점차 늘리며 2020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5.4%로 6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이 1.7%에 불과했다.
△중한석화, SK이노베이션 실적에 효자 노릇
중한석화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 효자 노릇을 해내고 있을 뿐 아니라 2017년 12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한국과 중국기업 협력의 대표사례로 선정됐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부문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시노펙과 35대 65의 비율로 모두 3조3천억 원을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은 이래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로 꼽혔다.
중한석화는 2014년 가동을 시작하자마자 흑자를 내며 그뒤 4년 동안 매출로 1조3천억 원을 벌어들였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과 시노펙의 현금 창출원(케시카우)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중한석화는 2017년 들어 3분기까지 세전이익 5300억 원을 냈는데 이는 연간목표였던 4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중한석화는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80만 톤가량 확대하기 위해 7400억 원을 증설에 투자하며 중국 최대 화학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이에 따라 중한석화는 화학제품 생산능력을 연 300만 톤을 갖추게 됐다.
중한석화는 2018년 순이익 3127억 원을 내며 SK종합화학에 이익 1058억 원을 안겼다.
2017년에 1567억 원을 안긴 것에 견줘 떨어지긴 했지만 SK이노베이션의 현금 창출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2019년 4월29일 중한석화는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의 인수를 결의했다. 인수가액은 2조2069억 원이다.
SK종합화학이 1989억 원가량을 현금 출자하고 시노펙이 3526억 원가량의 우한분공사 자산을 현물 출자했다. 나머지 금액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 인수로 SK종합화학은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 현지에 정유설비를 간접 보유하게 됐다.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조경목 오르며 역할분담
김준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SK에너지 대표이사를 겸임했는데 2017년 12월7일 이뤄진 2018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조경목이 선임됐다.
김준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으로서 전반적 에너지전략을 맡고 석유사업은
조경목이 맡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진 것이다.
△SK루브리컨츠 상장 세 번째 실패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11월 윤활유부문 자회사 SK루브리컨츠를 2018년 상반기 안에 상장하기로 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부문 100% 자회사인데 2009년 정유부문자회사 SK에너지에서 독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월27일 안에 상장심사를 끝낼 것으로 전망됐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브랜드 유베이스(YUBASE)와 윤활유브랜드 지크(ZIC)를 보유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정유업황 악화로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주춤했을 때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SK루브리컨츠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실탄으로 SK루브리컨츠 상장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4월27일 최종적으로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철회했다.
애초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통해 1조2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SK이노베이션이 예상한 공모가 10만1천~12만2천 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상장에 2013년, 2015년, 2017년 세 번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SK네트웍스 유류도매사업 인수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2017년 10월31일 SK네트웍스의 홀세일사업부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거래금액은 3015억 원이다.
홀세일사업부는 에너지마케팅(EM)부문 내 사업부로 SK에너지가 만드는 석유제품을 SK가맹점 주유소에 공급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모두 2900여 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가맹점은 2400여 개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석유제품 유통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배터리와 화학사업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8월 배터리사업부를 따로 떼어내고 화학사업마케팅부문도 자동차와 포장재사업부로 나누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B&I사업(Battery &Information/Electronics)을 통해 배터리사업과 정보전자소재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배터리사업을 소재사업과 분리해 CEO 직속조직으로 뒀다.
배터리사업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통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배터리사업본부를 새로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연구소도 확대개편하고 핵심기술 개발부서를 신설했다.
화학사업은 기존에 포괄적으로 마케팅업무를 맡던 부서들을 오토모티브(자동차)사업부와 패키징(포장재)사업부로 나누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SK이노베이션,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
SK이노베이션이 2017년에 중간배당으로 주당 1600원씩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중간배당금 총액은 약 1500억 원 정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계년도 마감 후 실적에 따라 기말배당을 결정했다"며 "2017년에는 중간배당을 실시하면서 실적 증가를 향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과 2019년에도 주당 16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중간배당과 기말배당 모두 실시하지 않았다.
△2017년, 상하이세코 지분인수 실패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4월 SK종합화학을 통해 영국 석유화학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보유하고 있는 상하이세코 지분 50%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인수후보로 선정되지 못했다.
상하이세코는 한 해에 에틸렌 12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분해시설을 보유한 화학회사다.
중국의 국영석유화학회사인 시노펙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상하이세코 지분은 시노펙의 100% 자회사인 가오취아오 페트로케미칼에게 돌아갔다. 상하이세코 지분 매각가는 약 1조9천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전기차배터리 중국에서 발빼고 유럽에서 승부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세우고 이 공장을 2018년부터 상업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고객사는 사실상 현대기아차와 독일 완성차회사인 다임러그룹 뿐인데 다임러그룹이 SK이노베이션에 유럽공장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임러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에 100억 유로(한화 12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면서 전기차부문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그룹의 전기차부문과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 전기차배터리시장에 희망을 보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말 중국 베이징전공, 베이징기차와 합작해 전기차배터리 중국생산법인인 BESK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SK이노베이션이 타격을 입자 중국 고객사가 주문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배터리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2017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중국 정부가 전기차보조금 지급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중국 기업과 협력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2017년, SK에너지 사장과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선임
김준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고 불과 1년 반 만에 다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됐다.
김준은 에너지전략본부장으로서 SK에너지의 설비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수익구조를 개편하면서 석유사업을 흑자전환했다는 점을 평가받아 2015년 6월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다.
에너지전략본부는 정유부문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대외변수를 전망하고 전략을 짜는 팀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을 지휘하던 정철길 대표이사 사장이 SKC&C 사장 시절 일어난 방산비리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데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매각을 추진하다 무산되는 등 리더십에 타격을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준이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자회사인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김준은 2015년 SK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영업이익 1조2991억 원을 냈을 뿐 아니라 2016년에도 영업이익 1조 원 넘게 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SK에너지 대표에 오른 데 이어 불과 1년 반 만에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에 선임됐다.
SK그룹은 김준이 다양한 신규사업을 이끈 경험과 SK에너지 흑자전환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낙점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아스팔트사업 재편
김준은 2016년 1월 중국에 있는 아스팔트사업부의 중국마케팅 조직 등을 방문해서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이 아스팔트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의 샤먼화타그룹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아스팔트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지분을 샤먼화타그룹에 모두 넘기고 이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고 했다.
중국이 대규모 건설프로젝트 등을 크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로포장용 아스팔트 수요가 늘어나자 직접적으로 이익을 거두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상하이에 있는 판매 전담조직을 기반으로 아스팔트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외제차 직수입 추진
김준이 SK네트웍스 S모빌리언 본부장 상무로 활동할 때 그는 고급외제차를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도입해 실행에 옮겼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렉서스 같은 고급차를 놓고 한국지사를 거치지 않고 본사에서 곧바로 수입해 판매한 것이다.
외제차 가격의 거품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입차를 들여오면 해외 완성차회사와 딜러 등에 떼 주는 몫을 줄일 수 있어 같은 차량이라도 가격을 기존보다 10~20% 낮출 수 있다.
당시 SK네트웍스는 ‘성과주의 인사’를 내걸었는데 김준은 회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보탬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이 걸어온 길
SK이노베이션의 모태는 1962년 10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정유회사 대한석유공사다.
대한석유공사는 1980년 선경그룹에 인수됐다. 선경그룹은 1982년 대한석유공사의 이름을 유공으로 바꿔 종합 에너지·석유화학기업으로 키워왔다.
1997년 유공에서 SK로 이름을 변경한 뒤 2007년 지주회사 SK와 사업회사 SK에너지로 분할했다.
사업회사 SK에너지는 2011년 1월 회사이름을 SK이노베이션으로 바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런 회사이름 변경을 통해 기존 ‘에너지’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을 맡고 있는 SK에너지와 화학사업을 맡는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윤활기유 사업을 맡고 있는 SK루브리컨츠와 석유화학기업 수출입을 진행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새 성장동력으로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연결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매출(34조1645억 원) 구성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정유사업이 66%, 화학사업이 21%, 윤활유사업이 7%, 배터리사업이 5%을 차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최대 주주는 2019년 12월31일 기준으로 지주사 SK가 33.40%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SK이노베이션의 지분 10.50%를 확보하고 있다.